출처 : https://pann.nate.com/talk/355860085
안녕하세요. 내년 결혼예정인 예신이에요.
웨딩드레스 문제로
시어머니와 처음 갈등을 겪게 돼
너무 스트레스여서
제가 고집스러운건지,
시어머니께서 과하게 간섭하시는건지,
어떻게 이 일을 해결하는게 현명할지
조언구합니다.
시어머니께서는 처음 뵀을 때부터
절 엄청 예뻐해주셨고,
결혼도 서두르길 바라셨어요.
예랑이랑은 6살 차이인데
같은 직장에서 만나 연애하게 됐고,
이 부분을 시부모님께서 특별히 좋아하셨습니다.
결혼 이야기가 나왔을 때,
저희 집에서도 충분히 혼수,집,결혼비용을 부담할 수 있음에도
시어머니께서는
다 해오지말고 내가 해주고싶으니
너희는 행복하기만 해라 라고 말씀해주시고
예비시댁 가족모임에 참석했을 때도
예랑이보다 시어머니께서 절 더 배려해주셔서
참 좋은 시댁만났구나 싶었어요.
문제는 드레스입니다...
사실 전 웨딩드레스 자체에 대한 로망도 없었고,
친구 결혼식 때도 드레스를 보면
아, 불편하겠다 라는 생각만 들더라고요.
(예쁜 드레스였지만, 뒤에 두분이 도와주지 않으면 혼자서는 계단 오르내리기도 위험해 보이는 스타일의 드레스였어요.)
그래도 편한 디자인이 있을거고,
고르다보면 마음에 드는게 있겠거니 하고
엄마와 드레스투어를 했지만
피팅해볼수록 나와는 맞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둘다 새로운 시작인데 왜 나만 좋아지도 않는 순백색을 입어야 하는지,
그 중에 그나마 편한 드레스를 골라도 불편한 편인데 꼭 이걸 입어야 하는지,
등등..별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그러다 카페에서 웨딩수트 사진을 보게 되었고
이런 수트라면 편하고 (원래 수트를 자주 입어요)
내가 원하는 내 모습과도 맞겠다 싶어서
웨딩 수트에 꽂혔습니다.
찾아보니 정말 예쁘게 나온 웨딩수트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몇가지 디자인을 뽑아
예랑이와 이야기를 나눈 끝에
둘 다 흰색 수트를 입기로 결정했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너 원하는거면 입어라 하셨구요.
그런데 며칠 뒤 시어머니께서 전화하셔서
그래도 식 때 한 번 입는 건데
드레스가 낫지 않냐고 말씀하셨고,
이에 제 생각을 잘 설명드렸어요.
그래도 난 수트는 잘 모르겠다~라고
하셨지만 제가 잘 말씀드렸으니, 이걸로 끝난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저와의 통화 이후
시어머니께서는 예랑이한테 전화하셔서
어른들도 다 오는데 신부가 수트입은건 별로 안 좋아 보일 것 같다,
드레스도 예쁜것 많던데 네가 다시 드레스투어 같이 가서 골라봐라
는 식으로
말씀하셨더라고요.
예랑이가 위와 같은 말을 전하기에
웨딩수트가 드레스만큼 예쁘지 않은 것도 아니고
(디자인은 예랑이랑 같이 선정해놨었어요)
내가 원하는 예쁜옷을 식장에서 입겠다는걸
왜 반대하시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니
"엄마는 주변 어른들도 다 참석하시는데, 웨딩수트는 생소하다보니 안좋게 보일 까 걱정하시는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왜 웨딩수트가 어른들에게 안좋아보이는건지
이해가 안된다고, 내가 원하는거 입고 싶다, 오빠도 처음에 예쁘다면서 좋아하지 않았냐고 답했더니
예랑이도 알겠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또 시어머니께 전화가 왔습니다.
언제 드레스 고를거냐구요..
예랑이와 다시 얘기 나눠봤는데, 수트로 하고싶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시어머니께서는 (요약하자면)
결혼식은 네 행사기도 하지만
양가 어른들의 행사기도 하니
네 고집만 부릴 순 없다
내가 특정 드레스를 입으라고 한 것도 아니고, 드레스 디자인에 관하여 간섭하는 사람도 아니다
다른 부분들은 너희 원하는대로 모두 해줬다고 생각하고,
나도 너희가 원하는걸 해주는게 기뻤다
그런데 네가 남들 다 입는 드레스를 안입고 수트를 입겠다는지 난 이해할 수 없다
는 말씀을 하셨어요.
화를 내신 건 아니었지만, 강경히 말씀하시니
결국 전 다시 생각은 해볼께요
하고 넘어갔구요.
처음 겪는 갈등이라 혼란스럽기도 하고
정말 내가 이상한 고집을 부리는건지
객관화 할 필요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직장선배들이나 학교동기들에게
위 갈등에 대한 조언을 구해보기도 했지만,
다들 미온적으로
좀 그래보일 수도 있지~
평생 한번 입는 건데 드레스 이쁜거 입는게 좋긴하지~
식의 말을 하면서
다른 부분은 잘 맞으니 양보해서 좋게좋게 해결하라고 조언해주더라구요.
사실 제가 일하는 직종 특성상
직장이든 학교든 꽤 보수적인 사람들이 많은 집단이라는 걸 알기에, 위 조언만으로는 쉽게 객관화가 되질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다양한 분들의 생각들어보고자
글 올려보니 조언 부탁 드립니다ㅠㅠ
일하다가 잠깐 밖에 나와 적느라 문맥이 매끄럽지 않거나 오타가 있을 수 있는데 양해부탁드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웨딩수트 디자인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하셔서
첨부해요.
골랐던 디자인과 같지는 않지만
아래와 비슷한 디자인이고
일반인분들의 피팅사진이어서
얼굴 부분 자르고 올리니
참고해주세요.
추가글)
어제 밤에 댓글들을 읽어 본 후,
예랑이랑 야식 먹으면서
같이 댓글들 보고 얘기도 많이 나눴어요!
일어나자마자 나머지 댓글들도 모두 읽고 글 올립니다.
조언주신 덕에
댓글들 보며 예랑이와 대화하다보니,
이번 갈등이 첫 갈등이어서 사실 스트레스였는데
지금은 생각이 정리돼서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정리된 생각들 올리면서 글 마무리할께요.
처음 댓글을 읽기 시작했을 땐, 신부가 바지를 입는다고 페미,게이,트젠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좀 놀랐어요.
(소위 탈코르셋이면 왜 면사포랑 구두는 봤겠어요ㅠㅠ 그냥 제가 좋아서 고른건데ㅠㅠ)
하객들이 보통이 아니다, 남편 잡고 살겠네, 숙덕거리고
시댁을 동정할거라는 댓글도 많았구요.
여전히 바지를 입고 식을 한다는 것 만으로
위와 같은 말들이 나오는건, 편견에 기반한 관점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를 고려하여 반대하시는 시어머니의 마음을 생각하니
제 고집은 꺾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오늘 저녁에 시어머니께 맛있는 음식 사드리면서 서운하셨을 감정에 대해 사과드리고
드레스 다시 고르겠다고 말씀드리게요!
예랑이는 댓글들 보면서
사람들이 너한테만 뭐라고 못하게
내가 드레스입을께! 라고 장난스럽게 말하기도 했고,
웨딩수트 관련 기사도 찾아주면서
제 입장을 지지해줬어요.
주변시선은 너만 좋다면 상관할 바 아니지만, 그 시선에 어머니가 상처받으실까봐 두려운 마음도 있다고 했구요.
이러한 예랑이의 생각들을 듣다보니 시어머니께 죄송한 마음이 더 들더라구요.
아 그리고 많은 댓글들이
네가 전지현급이냐, 키크고 말라야 핏이 나온다 등 말씀셔서..
이런 변명하는게 웃기고 뭔가 구차?하긴 하지만 말하고 싶어져서요.ㅋㅋ
수능 끝나고 대학교 1,2학년 때까지
평균 주1회씩은 쇼핑몰 피팅모델 아르바이트를 했었어요.
그래봤자 전지현씨는 따라가지도 못할테지만요.
다만 몸매가 예뻐야 수트도 입을 수 있다는 생각에는 동의할 순 없네요ㅠㅠ
아! 더불어 수트를 입었을 때 웨딩 조명 아래서 별로인 이유와 함께 왜 드레스가 더 나은지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해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제가 스튜디오 촬영본만 보고 수트에 꽂혔던거구, 식장 조명에서 보여질 부분은 생각지 못했어요.
아무튼 덕분에 예랑이랑 이 부분에 대해서 좋은 대화 나눌 수 있었고,
시어머니 입장도 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반대조언 해주신 분들,
찬성으로 지지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2년 전 글이긴 한데..
다 떠나서 결국 수트 못입은거 아쉽고 안타까움
얘기가 나온다니 신기하네 내 친구들은 멋잇당! 이러고 끝날텐데
슬프다 저 사람은 저때까지만 해도 자기 의견 굽힐 생각 없었는데 판 댓글 따라서 아 내가 잘못된 거구나 한 거 아냐.. ㅠㅠ 이래서 한남들이 여론 조작에 목을 메는 거구나
저렇게 굽혀야 결혼하는듯 자기를 포기해야 하는 게 결혼이라는 말 생각나네
2222 특히나 모난거 싫어하는 한국이니만큼 여자가 사회에 맞춰서 굽히고 굽혀야 결혼이 완성되는 거 같아. 내 눈엔 수트 이색적이라 예쁘고 기억에 남을거 같은데 대다수 사람들은 그렇지 않으니까.... 특헤 결혼이 가족간의 결합이라는 구절에서 답답함을 심각하게 느꼈어. 두 사람이 결혼해서 사는 동안 얼마나 신경을(간섭을) 쓰려고 가족간의 결합이라 하는 거지?
그리고 난 유교사상 정말 싫어하는게, 부모에 대한 효가 너무 싫어. 부모님을 사랑하지만 내 사랑과 애정을 효라는 무거운 의무로 바꿔버리는 순간 내 마음이 틀 안에 가둬진것 같거든. 그냥 자유 자체가 없는 나라같아서 가끔 숨막혀.
나도 고집쟁이에 저런 코르셋달린옷 진짜 싫어서 1n년째 남자옷만 입는데 어른신들 있는 자리는 어쩔수없다 생각함 결혼식이나 장례식같은거 ..
22 뒷말나오는거 자체가 싫어
탈코 안하고 코르셋 조이고있다고 해명하네... 그러세요
굽히기 싫고 내가 하고싶은건 다 하고 살아왔어서 결혼은 나랑 안맞ㅋㅋㅋ 어휴
아직 멀었다
한남들은 궁디 터질라해도 수트 입고댕기는데 왜 여자는 전지현급 돼야 입을수 있는건데ㅋㅋㅋㅌㅌ
나 수트입고결혼햇는데(걍 당연하다는듯이 물어보거나 허락받거나 반응살피거나 하는거 없었음 부모님들은 어느순간 결혼준비한참하다가 알게됨) 오히려 어른들이 멋있다고 쌍따봉날려주고 로비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나한테 박수쳐주고 그랬음 젊은남자들이 더해; 걍 제가좋아서요!! 하고 밀어붙였으면 또 어떻게됐을지.. 굳이 ~~하지않을까? 하는걱정에 먼저 굽히지않아도 해결되는일들이 많은데 아쉽다
애초에 왜 허락을받아야한다고 생각을하고 허락받고 숙이고 들어가고 상사한테 결재받듯이 그러는지... 진짜 그럴필요없는데 위축되지말고 어차피 인간대 인간으로 대화하는건데 먼저 이때까지의 며느리상은.. 이런 생각에 숙일필요 없는것 같아! 걍 굳이 선언안하고 나중에 알고보니 수트였고 난 수트가 좋아서 입는다 이렇게만 얘기하면 될 야기인데 ㅜ
@쩔미따리 여시 수트어디서 빌렸엉??
@디카페인커피맛 나그냥 작은 웨딩드레스샵에서 수트 대여해주는데 찾아서 수트 맞췄어! 일반 웨딩드레스샵말고 심플한 드레스나 원피스, 웨촬원피스, 돌잔치 원피스 같은 옷 대여해주는곳에 수트가 있더라구
결혼식은 뭘 해도 말이 나오니 그냥 자기가 원하는대로 하는거 나쁘지 않아
전형적인 웨딩을 안할거면 마이웨이 하겠다 생각하고 남 의견 절대 들으면 안됨
웨딩 관련해선 친한 친구들도 말리는 경우 엄청 많거든 ㅎ 보수 끝판왕인거같음 결혼이 ..
하 걍 안타깝다...
댓글보고 2010년대인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