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 개헌의총, 짜고 치는 고스톱이냐
편집국장 고하승
한나라당 지도부가 이른바 ‘개헌의총’을 열기도 전에 2월 국회에서의 개헌특위 추진을 기정사실화하고 나섰다.
설 연휴 이후에 사흘간 의원총회를 열고, 거기에서 개헌문제를 놓고 의원들이 끝장토론을 한다더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실제 김무성 원내대표는 27일 "(2월 임시국회에서) 한나라당은 개헌과 관련된 특별위원회 구성을 추진하게 된다"고 밝혔다.
‘분권형 개헌 전도사’로 통하는 이재오 특임장관의 ‘오른팔’ 격인 이군현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개헌토론회를 열고 "지금 헌법을 손질하지 못하면 20년 후에나 (개헌이) 가능하다"며 “국회 개헌특위를 통해 올 상반기 중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전날 안상수 대표 역시 “2월 국회에서 개헌특위가 구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개헌의총 논의 결과와 상관없이 무조건 개헌특위 구성을 추진하겠다는 말 아닌가.
즉 개헌 추진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고, 따라서 개헌의총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사실이 보다 명확해졌다는 말이다.
이미 당 지도부가 “2월 임시국회에서 국회내 개헌특위 구성 추진”이라는 결정을 내려놓은 상황에서 열리는 의총이라면, 그것은 ‘개헌 의총’이 아니라 ‘들러리 의총’에 불과한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당내 특위구성이야 개헌론자들이 당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자기들 마음대로 할 수 있겠지만, 국회 특위구성은 야당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야당가운데서도 이회창 대표가 이끄는 자유선진당은 한나라당의 특위구성에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지만, 제1야당이 민주당의 반응은 지극히 냉소적이다.
실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전날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에 개헌 논의를 하라고 지시해서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그는 이날오전 민주당 충북도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어려운 민생을 챙기고 구제역을 퇴치하고 물가를 잡아야할 할 일을 안하고 엉뚱한 일만 하고 있다"며 "권력 분산을 논하기 전에 바지 국회의장, 바지 총리, 바지 감사원장 만들기부터 중지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앞서 그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개헌은 그렇게 중요한 사안이 아니고 경제와 서민 문제를 해결해주지도 않는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물론 여당 내 친박계와 개혁소장파 의원 모임인 ‘민본21’ 역시 친이 주류 측의 개헌논의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마당이다.
따라서 국회 내 특위가 구성될 가능성은 극히 미미하다.
그럼에도 걱정스러운 점이 있다.
‘여야 합의에 의한 개헌특위 구성’은 어디까지 관례다.
만일 원내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그 관례를 깨트리고, 자유선진당과 손을 잡고 일방적으로 개헌특위 구성을 밀어붙이면 그 때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실제 개헌론자들은 ‘개헌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개헌을 논의하자는 것’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특위구성을 강행하려들 것이다.
그런데도 친박계와 민주당은 천하태평이다.
어쩌면 속이 부글부글 끓으면서도 겉으로는 무관심한 척 하는 것을 전략으로 삼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해서 피해갈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상대가 누구인가.
우리나라 국민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반대하는 4대강 사업을 막무가내로 밀어붙인 사람들 아닌가. 또 새해 예산안을 날치기로 통과시킨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무엇을 기대하는가.
정치인의 양심이니 국회 관례니 하는 것을 믿고, 수수방관하다가는 큰 코 다칠지도 모른다.
만에 하나 국회 내에 개헌 특위가 구성되면, 모든 정치권의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정치권과 온 국민의 관심이 그쪽으로 쏠리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친박계나 민주당의 뜻과는 상관없이 정국이 개헌논의에 휘말리게 될 것이고, 결국 국민갈등은 극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
그나저나 한나라당 내에서 ‘개혁’을 외치는 소장파 의원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안상수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가 개헌의총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자 ‘들러리 의총’이라고 말하는 데도 아무 말이 없다. 즉 의총논의 결과와 상관없니 무조건 2월 국회에서 개헌특위 구성을 추진하겠다는데도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당신들 꿀 먹은 벙어리요?
기사 등록 일시 2011-01-27 14:52:56 siminilbo.co.kr All rights reserved.
첫댓글 그러게요. 뭔가가 의심스럽네요?
이명박 잔당들이 국민을 상대로 한판붙자 이거면 아마도 현대사에 엄청난 재앙을 맞게 될것입니다.
냄새가 남니다. MB 의 잔당들이 하는짖은 너무 눈에 확 들어오니 짜고치는 고스톱이지||
무서운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