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어딜!"
무작정 내 손목을 잡더니 날 끌고 가는 한진우-
어찌나 힘이 세던지 내 손목에 그녀석의 손자국이 남을 정도였다
"여기서 제일 싼 폰 주세요"
사려주면 좋은걸로 사줄것이지 제일 싼폰은 뭐람...-
"자"
누군가의 번호를 찍더니
내게 핸드폰을 건낸다
"왜 날 주는거야"
"형 목소리 듣고 싶으면 '1' 을 꾹- 누르십시오~"
매장에서 나오자마자 빛의속도로 걸어나간다-
난.... 미소씨 집도 모르는데....
"저...저기!"
"뭐 -_-"
"미소씨 전화번호 알아..?"
나도 모르는 미소씨의 전화번호를
외우고 다녔는지, 큰 키로 뚜벅뚜벅 걸어오더니
핸드폰을 뺏고 큰 손으로 꾹꾹 번호를 찍는다
그리곤 다시 돌아서 '안녕~'을 외치며 홀연히 사라지는 한진우-
"큭... 재밌죠 그녀석?"
"전 대체 미소씨를 모르겠어요-"
"네?"
"날 위해 같이 와준건데, 제가 그녀석과 친해지면 분명 나중에 힘들텐데-
왜그렇게 그녀석하고 친해지라는건지 정말 미소씨 마음을 모르겠어요"
들어보니 그런것 같다며 맞장구를 치는 미소씨-
그리고는 술마시고 나면 본래 해장부터 하는거라며 북어국을 끓이기 시작했다,
잠시후- 맛있는 북어국 냄새가 내 코에 스치고,
한진우라는 자식 잠시나마 잊고는 식사에 임했다
물론 미소씨의 대답은 듣지 못하고-
털썩-
미소씨가 일이있다며 급히 나가는 바람에
둘이있어도 큰 이집에 나혼자 남게 되었다
아니, 한진우가 사준 새 폰과 TV 도 함께-
정말 1번을 누르면 현우씨 목소리를 들을수 있는건지
의심반 진심반으로 핸드폰을 열고 1번을 꾸욱- 눌렀다
'동서남북 어디에서도 나란 얼간이는 없다고♬ 그래ㄷ.....'
"여보세요-"
"..."
"음음, 여보세요?"
"현우씨....."
"누구세요"
"한진우!"
"어?"
순식간에 얼떨결에 대답해버린 그녀석-
하마터면 현우씨라고 착각할뻔 했다 -_-
그럼 그렇지, 니녀석이 내게 현우씨 번호를 알려줄리가 없지
"됐어 나 끊을래"
"야야! 아니, 어차피 내 목소리 형이랑 많이 닮았는데 무슨 상관이냐?
그냥 형이라고 생각하고..."
탁
폴더를 닫고 화가 나서 쇼파위에 던져버렸다
뒹굴뒹굴 잘도 굴러가는 핸드폰-
내사랑 TV를 시청하고 있는데 굴러간 핸드폰이 시끄럽게 울려댄다
'전화왔어요~ 전화받으세요~'
수십번이 울리던 핸드폰은 제풀에 지쳤던지
더이상 울리지 않았고- 때마침 미소씨가 들어왔다
"어후- 밖에 너무 추워요"
"어디....갔다 온 거에요?"
"냉장고가 너무 텅 비어있길래 이것저것 사와봤어요 ^^"
요리를 잘한다던 미소씨-
생전 보지도 못하던 희안하게 생긴 버섯부터
맛있게 생긴 귤까지-
혼자서 장을 봤다기엔 너무나 많은 양이였다
"혼자, 본거에요?'
"아뇨 ^^ 진우가 도와줬어요- 짜식 힘이 얼마나 쎄던지,"
"아...."
띵동-
현관문쪽에서 구두소리와 함께 초인종소리가 울렸다
나와 미소씨 동시에 시선이 문쪽으로 향했고
미소씨가 누군지 확인하겠다며 문쪽으로 다가섰다
밖을 쳐다보던 미소씨가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었다
누군가 장난을 친건지-
밖에는 어느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문열어.... 문열으란말야!!!!!"
잠시후, 현우씨인지 한진우인지 두사람중 한명일것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의 목소리가 문밖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쿵 쿵 쿵
"문 열어주세요....."
내가 조심스레 다가가 문을 살짝 열었고
현우씨가 아침부터 술을 마신건지 내게 툭 하고 쓰러졌다
"혀..현우씨.."
4년전 크리스마스 이브날-
현우씨가 내게 데이트신청을 할때처럼
내 가슴은 아직도 두근거리고 있었다-
주체할수 없을만큼
".....닮았잖아...."
이 한마디를 남긴채 한 사진을 툭 하니 떨어트렸고
미소씨는 사진을 주워 내게 확인 시켜주었다
"내...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