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이화여대 1년 평균 등록금 880만원 ㆍ전임교원 1인당 SCI급 논문수 0.2편 ㆍ순위 낮은 대학들 “표면적 정보” 불만
학교정보공시제가 시행된 1일 주요 대학과 초·중·고교 등 일선 학교는 공개된 정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했다. 주요 대학들은 이번 정보 공개로 학교 서열화가 발생할 것을 우려했으며 세분화되지 않은 각종 지표와 정보가 공개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터트렸다.
이날 학교정보를 공개한 ‘학교알리미’ 사이트에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접속이 폭주해 오후 4시 현재까지 화면을 볼 수 없었다.
◇ 대학 등록금과 취업률에 관심 쏠려 = 각 대학이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2008학년도 기준으로 연간 등록금은 이화여대가 880만7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숙명여대(868만2000원)와 연세대(865만1000원), 강남대(863만1000원) 등도 등록금이 높은 대학에 포함됐다. 전문대 가운데는 동아방송예술대 747만2000원, 동서울대 709만6000원, 두원공과대 677만9000원 등이었다.
대학이 가장 꺼리는 ‘취업률’ 정보도 공개됐다. 올 4월1일 기준으로 졸업생 2000명 이상 대학의 취업률은 중앙대 안성캠퍼스가 86.4%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전주대(84.7%), 경희대 국제캠퍼스(82.7%), 인제대(82.2%) 순이었다.
의학계열 중 성균관대·인제대·울산대·동아대·관동대·서남대·한림대·고신대 등은 취업률이 100%로 집계됐다.
학생들이 대학 입학 후 졸업까지 걸리는 평균기간은 5년11개월이었다. 전문대는 졸업하기까지 평균 3년7개월이 걸렸다. 대학 졸업 기간이 이처럼 길어진 데는 해외연수 및 인턴십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학 졸업 후 공부를 계속하는 비율은 7%에 그쳤다. 한국정보통신대·포항공대·가천의대·한국외대(분교)·서울대 등이 진학률이 높은 학교에 속했다. 고려대·서울대·연세대·한양대 등은 10명 중 2명만 상위 교육기관으로 진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학 전임교원 등의 논문 저술 실적도 함께 공개됐다. 전임교원 1인당 한국학술진흥재단 등재지 논문수는 평균 0.4편에 불과했다.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은 0.2편이었다. 전임교원 1인당 SCI급 논문은 한국과학기술원(1.3편), 포스텍(1.0편), 부산대·서울대·한국정보통신대(0.8편) 등의 순이었다.
◇ 대학들 불만 토해내 = 공개된 정보에서 순위가 낮은 대학들은 적잖은 불만을 쏟아냈다. 등록금은 가장 많이 내지만 취업률은 10위권 안에 들지 못한 이화여대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등록금이 두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난 숙명여대 관계자도 “과별로 등록금이 다 다른데 표면적인 정보만 제공돼 우려스럽다”며 “특히 취업률은 조작이 가능해 객관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작업이나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데이터 산출 기준이 제각각인데 일원화해서 표시하다보니 혼란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일반인들이 세부 데이터를 모르는 상태에서 공개된 정보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한 지방대학 관계자는 “서울대가 다른 대학보다 취업률이 낮다고 졸업생들이 직장을 구하기 어려운 대학은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