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대비 높은 성능으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아온 AMD 라데온 R9 시리즈 그래픽카드의 공급난이 지속될 전망이다.
라데온 R9 시리즈는 지난해 말 출시 직후 기존 HD7700
및 HD7800 시리즈 제품군의 판매량을 앞지르면서 엔비디아 주도의 그래픽카드 시장에 AMD가 던진 회심의 한 수로 불리기까지 했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지난해 그래픽카드 판매량 자료에 따르면, 라데온 R9 270X와 280X는 집계가 시작된 10월 이후 다른 AMD 제품군을
단숨에 압도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공급난
해소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는 AMD 라데온 R9 그래픽카드 시리즈.
하지만 유통 시장에서는 라데온 R9 시리즈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일부 제품군의 경우 AMD의 레퍼런스 모델보다 개별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의 비레퍼런스
모델이 시장에 먼저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라데온 R9 시리즈의 품귀 현상의 직접적인
원인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 채굴을 위해 일부에서 대량으로 라데온 R9 시리즈를 선점하면서 일시적으로 물량이
쏠린 것이다. 비트코인 채굴에는 고도의 연산 작업이 요구되는데, 여기에는 다수의 고성능 GPU로 구성된 시스템이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데온 R9 시리즈의 물량이 부족한 데는 AMD 본사에서
칩셋을 원활하게 공급하지 않은 게 주 원인이다. 특히 라데온 R9 시리즈의 상위 라인업인 290 및 290X의 경우 유통사가 필요로 하는 수량의
1/4 수준밖에 입고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한 유통사는 개인 사용자의 경우 하위 라인업인 280X 제품
선호도가 높은 편인데, 이마저도 제품 수급이 부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라데온 R9 시리즈 공급이 3월 이후에야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음 주까지는 주요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의 중국과 대만 공장이 춘절의 영향으로 생산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오는 18일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의 지포스 신제품이 시장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키는가에 따라 일부 소비자 수요가 분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그래픽카드 업계 관계자는 “라데온 R9 시리즈가 가격
측면에서 경쟁 제품 대비 저렴하게 나오면서 많은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측하고 넉넉한 수량을 요청했으나, 여전히 수급이 부족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