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혀서 다시 올립니다.
드르륵은 글쓴이의 가슴을 후려쳐도려내는 행위입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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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 마지막 수학여행을 갔을때 생긴 일이다.
둘쨋날 저녘, 레크리에이션 전의 쉬는 시간에, 방이 너무 작은것을 깨달았다.
그도 그럴게 우리가 간 곳은 콘도였는데, 5층이나 되는, 딱봐도 방세 비싸보이는 곳이었다.
한반 2조고 한 조당 15명 한방인데, 우리조는 19명 -_-
선생님이 그래도 방이 좀 커서 다 잘수 있단다 -_-
반장 : 그럼 우선 방의 가로세로 길이를 재서 면적을 구한뒤 이불 면적을 구해서 그것으로 나누...
박 : 미친 새끼 걍 누워 -_-
최 : 야야 일단 신발장 그런거 상관말고 좍좍 붙여서 최대한 너어봐 -_-
박 : 딱 18개 들어갔다. 그중 한개는 신발장 바로 옆 -_-
나 : 다른 하나는 화장실 입구...
...
최 : 야... 저기 이불 넣는데... 저서 한명 자라 -_-
...
결국 가위바위보로 반장, 김모군, 그리고 내가 당첨되었다.
순서대로 반장 신발장옆, 김모군 화장실 입구, 난 이불장 -_-
나 : ㅅㅂ 여기가 사람이 잘 곳이냐.
박 : 도라에몽이 되었다고 생각해.
나 : 외모로 보면 니가 도라에몽이다 -_-
박 : 그럼 루키아가 되었다고...
나 : 닥쳐 오덕돼지 -_-
암튼 그렇게 잘자리가 정해졌고, 레크리에이션이 끝나고 제일 먼저 온것은 나였다.
나 : 아오 먼저 잘란다.
이불장을 열어보니, 아직 안꺼낸 이불이 수두룩했다.
나 : 게으른 놈들 -_-
암튼 난 자리에 누웠고, 잠깐 잠이 들었다.
그런데 깨어나 보니, 밖에서 오만 쌍욕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어제낄려다가 가만 소리를 들어보니, 전혀 모르는 굵은 목소리... 그리고 담배냄새...
난 직감적으로 내가 다른 방에 잘못 들어왔다는 걸 깨달았다.
좀전에 방 정할때 보니, 우리방 옆방에 들어오는건
OO전자고등학교(실업계)-_-
담배, 화투, 쌍욕의 삼대요소를 갖춘채 인간이 낼 수 있는 가장 살벌한 분위기를 펼치고 있었다.
고딩A : #$@들 잠좀자게 이불좀 꺼내라.
나 : (망할... 걸리면 내 전재산을 털어갈지도 몰라...)
고딩B : 아오 #^%@년아 자고 싶음 니가 꺼내 @#!아 내가 니 에미냐.
나는 그들이 말다툼하는 동안, 필사적으로 안열리는 문 벽쪽으로 달라붙었다.
드르륵 - 주섬주섬 - 드르륵 탁
다행히 난 들키지 않았지만, 이분들이 주무실때까지 명박소리도 못내고 숨어있어야 했다.
수학여행와서 솔리드 스네이크가 되다니 -_-
암튼 밤 1시경이 되자, 그네들도 졸린지 잠잠해졌고, 곧 코고는 소리만이 울려퍼졌다.
나는 온 정신을 집중한 뒤, 문을 조심스레 열었다.
마침 하늘이 날 도우는지, 건너편 문까지 이불사이로 길이 있었고, 조용히 내려온뒤 난 최고 속도로 달렸다.
그러나 -_-
콰직!
고딩 C : 아악!
나는 식겁하고 달려나가 재빨리 문을 닫았다.
누군가의 얼굴(감촉상-_-)을 밟은 것이다.
그리고 잠시후 난 더큰 충격에 빠졌다.
여긴 베란다 -_-
...
분노의전자고딩-_-이 일어나는 소리가 들렸고 난 선택의 여지도 없이 바로 옆 우리방 505호의 베란다로 뛰었다.
그런데 내 점프가 짧았고, 내 발은 허공을 디뎠다. -_-
순간 '아 이게 죽기직전의 기분이란거구나-_-'하고 있던 찰나, 놀랍게도 난 우리방 아래층, 즉 405호의 난간 바깥쪽에
착지하게 되었다.
가까스로 들어갔지만, 위층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다행히 여긴 안보이는 위치, 즉 난 살았다!!!!!
...하던 찰나, 사알짝 베란다 문을 열어보니, 여기도 고딩방이었다 -_-
그것도 왠지 베란다에 널브러진 담뱃재와 맥주캔등으로 보아 여기도 실업계 -_-
그순간, 내 옆에 가스파이프가 보였다.
난 순간 아무 생각도 없이, 이걸 타고 우리방으로 올라가자 하고 마음먹자마자 바로 매달렸다.
주
루
루
루
루
루
루
룩
-_-
비덕분에 먼지하나 없이 깨끗하게 씻긴, 발을 받칠만한 데도 거의 한층에 하나씩밖에 없는 파이프에,
체육 7등급을 받는 내가 매달릴 생각을 하다니...
일단 305호에 착지해보니, 다행이 여긴 빈방이었다.
하지만 막상 들어가보니, 현관문이 안에서도 못열게 잠궈져 있었다.
나 : 오늘 무슨 날이냐 -_-
일단 양말이 너무 질척거려서 벗어서 손으로 들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그리곤 어쩔수 없이, 다시 파이프에 매달려 그대로 1층까지 왔다 -_-
또 주루루루룩 -_-
2층에도 누가 있을지 모르니까 -_-
마저 주루루루루룩 -_-
암튼 그렇게 미션 임파서블을 방불케 하는 액션을 펼친뒤,
나는 비로소 우리방(어느누가 좁고 불편한 방이라 했느냐. 세상에서 가장 아늑한 방이었다. -_-)에들어와 잠을 청할수 있었다.
그러나 사건은 정작 다음날 아침에 터졌다.
박 : 어제 옆방에 어떤 형이 누가 얼굴을 밟아서 놀라서 깨보니까 베란다가 열려있길래, 나가보니까 아무도 없었다더라!
그게 바로 나였다 -_-
최 : 우리 아랫방에서도 누가 스윽 베란다를 열어보고 지나가길래 놀래서 나가보니까 아무도 없었다던데?...
그것도 바로 나였다 -_-
반장 : 주인아저씨 말로는 수도가 고장나서 수리하느라고 현관문을 완전히 잠궈논 305호에,
베란다에서 현관문까지 걸어온 발자국만 나있었데!!!!!
...나다 -_-
유일한 길인 가스관은 미끄럽고 발을 받칠만한데도 없는데 도데체 누가 어떻게 침입했느냐며, 사람들은 공포에 빠졌다.
결국 그곳은 귀신 나오는 콘도라고 소문이 퍼졌고, 난 죽을때까지 가져갈 비밀이 생겼다...
...고 생각했는데,
수학여행이 끝나고 우리반 싸팸이라 불리는 세명이 씨익 웃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들이 보여준 디카 동영상엔, 내가 그 온갓 뻘짓-_-을 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몰래 나가서 편의점갔다 오는길에 목격했다나...
결국 난 졸업할 때까지 약 3만원 어치의 다과류를 그들에게 제공했다.
그럼에도 그들은 졸업하기 무섭게 소문과 동영상(이색히들 안지웠구나-_-)을 퍼트렸고,
지금도 중학생 동창들에게 난 야마카시가이라고 불린다 -_-
첫댓글 난 잼있는데?.. 이게 왜 묻혔지?!
재밌는데 웃기진 않아서 그런듯
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잼나네요 ㅋㅋㅋㅋㅋ
이거 공포체험에 있던거 아닌가??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명박소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되지겠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드르르륵
은근히 웃기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