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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향수를 구입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향수 냄새를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는 향수가 다른 제품보다 패키지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으로 향수용기와 패키지는 향이 갖고 있는 미묘한 차이를 고급스러운 시각적 상징을 통해 구체화함으로써 필수품은 아니지만 기꺼이 고가를 지불하게 마법적인 힘을 발휘한다. 향수패키지는 최근까지 다른 디자인분야보다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향수패키지 전문디자이너를 중심으로 발전되어 왔다. 그러나 1990년대 Next Chain의 Sempre(사진1)와 1992년 Interview잡지와 Italian Vogue의 Art Director인 Fabien Baron의 길쭉한 원뿔 형태의 향수병에 크리스털 구, 사다리꼴 박스에 미니멀한 블랙글씨를 통해 런칭한 Miyake의 L'Eau D'Issey를 시작으로 차츰 그래픽디자이너의 향수디자인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2) |
향수는 시대정신의 산물이다. 전통적으로 우세하였던 floral design은 현대에는 흔하지 않는데 이는 향수의 개념 변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과거의 여성들은 향수를 꽃에서 나온 향으로 느꼈다면 현대의 소비자들은 향수를 패션디자이너의 상상 속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향수는 향의 원료보다는 Dior는 실크의 이미지로, Calvin Klein은 무채색의 이미지로 패션디자인의 미학을 반영하고 있다. 원래 향수는 몸보다는 손수건, 옷, 침구, 방에 뿌렸고 19세기 말부터 몸에 뿌리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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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 의미의 향수패키지는 1907년 Francois Coty가 유리세공디자이너 Rene Lalique에 의뢰한 용기에서 유래하였다. Lalique는 향수라는 냄새를 상상력을 통해 시각화하는데 기여하였는데 유리세공처럼 섬세하고 정교하게 묘사된 병과 실크로 덮어진 케이스, 엠보싱된 라벨을 통해 향수병이 더욱 더 풍부해지는 계기가 되었다.(사진9, 10) |
1911년 패션디자이너인 Paul Poiret은 자신의 고급의류와 연계하여 Parfumes Rosine를 생산하였다. Parfume Rosine은 최초의 의상디자이너 브랜드로서 자신의 의상컨셉을 담은 향수를 개발한 Poiret은 당시 유행하는 아르데코 스타일과 동양문화의 이미지를 자신이 운영하는 공방을 통해 병에 정교한 이미지로 묘사하였다. (사진11, 12) |
1921년 런칭한 Chanel No. 5는 Chanel의 향수 제작자인 Ernest Beaux가 자신의 향수제조법을 번호로 구별하였던 것에서 이름이 기인한다. Chanel No.5는 로맨틱코드에서 벗어나 기계시대의 기반과 이성적 심플함을 추구하는 진정한 의미의 현대적인 향수패키지로 심플한 직사각형 용기와 둔탁한 정사각형 Stopper와 함께 작고 간결한 산세리프 타입의 라벨은 Chanel의 패션디자인 컨셉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였다.(사진13) |
1920년대 향수는 급격히 증가하였고 상류층 패션브랜드들은 각자의 고유브랜드를 생산하였다. Viard에 의해 화려하게 장식된 stopper와 용기 전면을 화려하게 세공한 조각과 같은 용기의 향수는 고급스러운 보석박스처럼 실크로 감싸 Puff Package에 넣어서 판매하였다. (사진14, 15) |
1930년대 미국의 헐리우드 영화와 경제공항의 대두는 여성의 패션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향수패키지는 풍요로운 20년대의 이국문화나 자연적인 아르데코 모티브의 표현보다는 미국에 대한 동경과 도시를 모티브로 하였다. Worth의 Sans Adieu는 Larlique에 의해 고층건물의 이미지를 형상화 하였고 크롭박스 패키지를 통해 모던하고 고귀한 이미지를 전달하였다.(사진16) Elsa Schiaparelli의 Shocking향수는 Surrealist인 Jean Cocteau와 Dali의 영향으로 초현실주의적인 접근을 하였는데 Surrealism의 상징인 인체모형을 핑크색에 담아 꿈과 Fantasy를 전달하였다. Shocking 향수는 25개 이상의 조각으로 이루어진 향수패키지로 30명이 조립하는데 참여할 정도로 1930년대 대표적인 고가의 향수로 상징되고 있다.(사진17) |
2차대전 후의 향수는 정교하고 풍부함으로 회귀함으로써 전쟁의 공허함을 극복하고자 하였다. Christian Dior의 Miss Dior는 실크 모양의 박스에 단지모양의 용기를 넣어 풍부함과 로맨틱 무드를 전달하였고(사진18, 19) Nina Ricci의 레르 뒤 땅(L'air du Temps)향수는 전후의 희망을 담은 비둘기를 stopper에 부착하여 평화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였다.(사진20) |
1946년 런칭한 Salvador Dali의 ‘Le Roy Soleil' (Sun King)향수는 지평선위로 떠오르는 태양과 검정색 갈매기로 이루어진 얼굴을 통해 프랑스의 영화롭던 시대를 상징하는 태양왕 루이 14세를 회상하고 2차대전의 승리를 축하하였으며(사진21) Lilly Dache의 Drifting은 불가사의한 이미지를 통해 surrealism과 avant-gard의 컨셉을 전달하였다. Lilly Dache의 이국적인 새의 형태와 유사한 형체를 알 수 없는 덩어리는 소극적이며 무기력한 여성과 깃털은 자유의 추구를 상징하였는데 무의식을 Surreal적인 은유로서 전달하였다.(사진22) Revillion의 Cantilene는 anti-giometric한 형태를 추구하는 야수파의 Fernand Leger의 디자인으로 물의 파장과 빛이 만들어내는 시각적인 Poetry를 추상적인 상징으로 구현하였다.(사진23) 1950년대는 전쟁 후 순수함의 회복과 Romantic Luxury의 추구로 상징된다. 1956년 Christian Dior의 Diorissimo는 최고의 바카라크리스탈을 이용한 용기에 담고 Stopper는 브론즈로 장식된 꽃 이미지를 넣어 고급스러움을 전달하였다.(사진24) 1954년 Lancome의 Melisande 향수는 Lancome의 아름다움, 신비스러움, 우아함과 로맨틱의 상징으로 우아한 여성의 자태를 핑크색 용기에 담았다.(사진25) 1960년대는 수공으로 세공된 Stopper가 사라지기 시작했고 designer 향수가 대량생산되기 시작하였다. Yves St Laurent는 1970년대 향수를 대표하였는데 금색 대나무 줄기가 담긴 붉은색 패키지의 Opium은 기존 향수와 차별화함과 동시에 당시 중국의상에 영향을 받은 Laurent의 의상을 상징하였고 이러한 연계가 Opium향수의 성공을 뒷받침하였다. 1980년대의 대표적 향수는 Christian Dior의 Poison으로 초록색의 향수를 Dior의 상징인 실크의 이미지를 패키지에 담아 허식의 1980년대를 상징하였다.(사진26) |
향수는 20세기의 대표적인 아트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숙련된 장인의 부족과 수공제품의 비용의 증가로 인한 기계생산은 제작비용을 낮추었지만 제품의 개별성과 고급스러움의 한계를 초래하였고 현대의 향수병은 크게 첫째, 미니멀리즘의 추세로 Chanel의 용기와 Armani의 Gio와 같은 기하학적인 형태와 둘째, 신비스러움과 성적인 매력을 표현하는 Beverly Hills의 Wings 또는 랑방의 에끌라드아르페쥬와 같은 유기적인 형태(사진 27)와 셋째, 기법(Gimmick)을 이용한 것으로 Jean Paul Gaultier의 Torso(사진 28)와 Elizabeth Tylor의 Diamond(사진29)의 메탈 장식을 통해 제품의 이미지를 전달하였다. 이와 함께 심플한 형태에 시각적 유희를 담은 Sagmeister의 Unavailable향수는 패키지와 광고의 결합을 통해 향기 이상의 개성과 가치를 부여함과 동시에 제품의 태도를(attitude) 전달함으로써 모스트모더니즘 시대의 향수패키지의 전형을 제시하고 있다.(사진30, 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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