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쇼몽 효과(Rashmon effect)
일본의 유명한 소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 龍之介 1892-1927)가 쓴 소설의 제목이 라쇼몽(羅生門)이다. 소설에서는 한 사무라이가 대낮 숲속에서 죽임을 당한다. 이 사건에 네 사람이 연류되었는데 네 사람의 진술이 모두 엇갈린다. 모두 같은 것을 보았는데 다른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사실 하나의 팩트를 놓고 관련된 여러 사람이 각자의 관점에서 다른 것을 이야기하는 일은 흔하게 벌어진다. 이러한 현상을 라쇼몽 효과(Rashmon effect)라고 이야기한다. 이를 '인식의 주관성'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라쇼몽 효과(Rashmon effect)란 한 사건을 두고 그것을 관찰, 경험하는 주체에 따라 제각각 다르게 인식하고 해석하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이다. 전문가들 혹은 연구자들이 동일한 사안을 두고 각기 다른 해석을 내림으로써 의견의 불일치를 보이는 경우도 여기에 해당된다.
거짓, 욕망, 허위, 허영, 공명심, 비열함 따위의 인간 본성이 동일한 사건에 대해 서로 엇갈린 진술을 하게 만들고 그 각각이 그럴 듯한 개연성을 갖는 것도 그런 연유 때문이다. 인간의 이기심과 자기중심성, 탐욕이 진실과 기억을 왜곡시킨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다. 본질 자체를 다르게 이해하는 것이 당연하고 본질은 이미 내 속에서 재구성되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럿이 함께 겪은 경험, 객관적인 현상일지라도 그것을 인식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판단하는 것은 제각각이다. 이 소설은 어떤 것에 대해 진실을 말하려면 그것과 관련된 내부에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알려준다. 그것과 전혀 관련 없는 외부에서 그것을 바라보았을 때만 비로소 그것에 대한 진실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