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대를 무엇과 비교할까?"(마태11,16) 2016.12.9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대를 무엇과 비교할까? 장터에 앉아 다른 아이들에게 소리지르는 어린이들과 같습니다. 그들은 '너희를 상대로 우리가 피리를 불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았다. 우리가 통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 고 말합니다. 사실 요한이 와서는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으니까 '귀신들렸다'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인자가 와서는 먹고 마시니까 '보아라,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들과 죄인들의 친구로구나' 하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러나 지혜가 옳다는 것은 그 행한 일로 드러났습니다."(마태11,16-19)
“저는 그들을 위해서만 청하지 않고, 그들의 말로 말미암아 저를 믿는 이들을 위해서도 청합니다.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하소서.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저 또한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 또한 우리 안에 있게 하소서.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저를 파견하신 것을 세상이 믿게 하소서. 저는 아버지께서 제게 주신 영광을 그들에게 주었으니, 그것은 우리가 하나인 것처럼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요한 17,20-22)
“새벽 바람에 실려오는 저 멀리 성당의 종소리
나 무릎 꿇고 두 손 모아 그를 위해 날 태우리라
나의 작은 손에 초하나 있어 이 밤 불 밝힐 수 있다면
나의 작은 마음에 초하나 있어 이 밤 불 밝힐 수 있다면
촛불잔치를 벌여보자 촛불잔치야 ♬”
이재성의 “촛불잔치”란 노래의 뒷 부분 가사입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연말에 어울리는 노래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았다. 우리가 통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 (마태 11,17;루카 7,32;)
이 말씀은 눈이 멀고 귀가 막히고 마음이 돌처럼 굳은 사람이 오히려 남을 비난하는 말입니다.
“왜 나와 같지 않은가, 우리는 혼인놀이를 하고 싶은데 너희는 하지 않고, 우리는 장례식놀이를 하고 싶은데 너희는 안하려 한다. 왜 똑같이 하지 않아서 흥을 깨는가!”라며, 자기만 옳다고 고집부리고 남 탓하면서, 싸우기를 좋아하는 철없는 어린아이의 모습입니다.
대파국을 앞에 둔 결정적인 때에 예수님이 군중들에게 ‘이것이 지금 여러분의 모습입니다’라고 경고하는 말입니다. 하느님께서 마지막 세대들에게 자신의 마지막 사자(使者)들을 보내셨는데 여러분은 고작 명령만하고 내내 비판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당신들은 즐겁게 지내고 싶은데 세례자 요한은 단식을 한다고 하니, 그가 마귀에 들렸다고 말하고, 당신들은 죄인들과는 상종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내가 세리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고 해서 나를 비난합니다. 어느 것도 당신들의 마음과 달라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트집만 하고 있습니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은 때를 모르는 철없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1992년 12월 대림 2주일 미사가 세종로 성당에서 있었고, 그때가 인권주일이라 주임신부님은 지금은 작고하셨지만 당시 본당 교우였던 이돈명 변호사에게 특별히 인권에 대한 강론을 부탁하였습니다. 그분은 그때 강론대에 서서, 당신이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면서 ‘예수님 말씀에 따라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그때 성당에 앉아있던 몇몇 신자들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뭐야 저건”, “그래 김대중을 뽑으라는 말이냐”, “내려와” .....
그해 12월 하순에 14대 대통령 선거가 있었습니다. 김영삼 후보와 김대중 후보가 각축을 벌이던 때였습니다.
그리고 몇 달 후 주일미사강론시간에 차분한 목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그 때는 성당에서, 미사 중에, 위임받은 신자가 강론대에 서서 말을 할 때였습니다. 때와 자리가 다릅니다. 시장터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강론대에 서기 전에 기도합니다. 제 말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게 해달라고! 제대에 서기 전에 기도합니다. 제 마음이 아니라 예수님의 마음으로 서게 해 달라고! 우리가 바쁜 세상살이 가운데 그래도 내 뜻과 마음을 조금이라도 비울 수 있는 때와 장소는 언제, 어디입니까? 그나마 하느님 앞에서 기도할 때, 성당에 나올 때, 미사 참례할 때가 아닙니까? 그렇다면 그 때 그 자리는 저나 여러분이나 자신을 비우려고 노력해야할 때입니다. 조금이라도 열려있어야 할 때입니다. 혹 자기 생각과 달라도 들을 수 있는 마음과 힘을 달라고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정 안되면 침묵이라도 지켜야 할 때였습니다.”
“나의 작은 마음에 초하나 있어 이 밤 불 밝힐 수 있다면 촛불잔치를 벌여보자. 촛불잔치야 ♬”
이 노래를 들으면서 생각했습니다.
광화문에 수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새 나라를 위해 촛불을 밝히는 것이 꼭 필요한 만큼,
12월이 가기 전 하루 밤은 홀로 촛불을 켜고 앉아 나를 돌아보는 송년의 시간을 가져야겠다고요.
아,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저 자신을 빛으로 비춰봐야 겠습니다.
첫댓글 "그러나 지혜가 옳다는 것은 그 행한 일로 드러났습니다."
생각과 말과 글보다 행함으로 드러난다고 합니다. 몸소 보여주신 주님 찬미 받으소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