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의 세계 1,2,3 |요슈타인 가아더 | 현암사
소피의 세계
'소피의 세계'는 10대 소녀 소피가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온 후 자기 집 우편함에서 발신인을 알 수 없는 편지를 받으면서 신비로운 철학 세계에 발을 딛는 이야기다. 그 편지에는 단지 '너는 누구냐' 그리고 '이 세계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심오한 질문만 들어있다. 자아와 세계의 의미에 대한 철학적 탐구를 수수께끼 형식으로 던진 것. 이 소설은 소피가 자기에게 잘못 배달된 그 편지의 수수께끼를 푸는 과정에 얼굴 없는 철학자의 편지 강의가 곁들여지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서양 철학사를 펼쳐보인다.
■ 저자 : 요슈타인 가아더
1952년 노르웨이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에서 몇 년 동안 철학을 가르쳤으며 1986년 단편집으로 문단에 데뷔하여 주로 어린이와 젊은이를 위한 작품을 썼고, 인생의 신비에 관한 책도 여러 권 냈다. 노르웨이 문학비평가협회와 문화부로부터 상을 받았고, <소피의 세계>로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비롯해 갖가지 상을 휩쓸었다.
저서로는 『카드의 비밀』『크리스마스의 비밀』등이 있다.
■ 책속으로
네 역사의 뿌리를 알도록 내가 힘써 노력하라. 그럴 때만 너는 인간이 될 것이다. 그럴 때만 너는 벌거벗은 원숭이 이상의 존재가 될 것이다. 또 그럴때만 너는 빈 공간을 둥둥 떠다니지 않게 될것이다. --- p.239
마술사가 속이 텅 빈 모자에서 갑자기 꺼내 올린 토끼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이 세계는 참말 이해할 수 없는 거다. 토끼에 관한 한, 마술사가 우리 눈을 속였다는 것은 분명하지. 그러나 세계를 얘기하자면, 사정은 전혀 다르다. 우리는 이 세계가 거짓과 속임수가 아님을 알고 있지. 우리가 지구 위를 이리저리 내달리며, 우리 자신이 이 세계의 일부분임을 알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우리는 마술사의 모자에서 꺼내 올린 흰 토끼인 셈이지. 우리와 흰 토끼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단지 흰 토끼는 자기가 마술에 출연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지. 이 같은 토끼와 우리는 사뭇 다르다. 우리는 수수께끼 같은 그 무엇에 관여하고 있다고 믿고 있지. 그래서 모든 것들이 어떤 연관 관계를 맺고 있는지 확실히 밝혀 내고 싶은 거다.
추신:흰 토끼에 관해선 아마도 토끼를 전체 우주와 비교하는 편이 더 좋을 것 같구나. 이 지구에 사는 우리들은 토끼 가죽 아래 깊숙한 곳에서 우글거리는 벌레들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철학자는 가느다란 털을 붙잡고, 위대한 마법사를 직접 두 눈으로 보기 위해 마냥 위로 기어오르려고 애쓰는 사람들이란다. --- p.27
소피는 엄마의 침실로 살그머니 들어가 깊이 잠드신 엄마의 머리 위에 한 손을 올려놓고 속삭였다.
'엄만 가장 행복한 생물에 속해요. 들에 핀 백합같은 식물이 아니고 쉐레칸이나 고빈다 같은 동물도 아니고 사람이니까요. 엄만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니까 진기한 능력을 이용할 수 있어요.'
슬픈 사실은 우리가 자라면서 중력의 법칙에만 익숙해지는 게 아니라는 점이지. 동시에 이 세계 자체에 길들고 있는 거다. 어쩌면 우리는 유년시절을 보내는 동안 세상에 대해 놀라워 하는 능력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그로 인해 무엇인지 근본적인 것을 상실하고 말았지. 즉 철학자들이 다시 생명력을 불어넣으려는 그 무엇을 말이다. --- p.32
오늘을 사는 우리도 모두 이러한 철학 문제에 오로지 자신의 해답을 구할 수밖에 없다..(중략)..철학자들의 진리 추구는 추리 소설과 비교할 수 있을 거다. 어떤 독자는 안데르센을 범인으로 여길 수도 있고, 또 어떤 독자는 닐센이라 엔센을 살인자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 실제에서라면 아마도 경찰이 어느 날 갑자기 사건을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경찰이 수수께끼를 영원히 풀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만 수수께끼엔 늘 답이 있게 마련이다. 해답을 구하기가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그 문제엔 단 하나뿐인 정답이 있으리라고 상상할 수 있다. 죽은 뒤에도 일종의 삶이 있거나, 아니면 없거나... --- p.26
우리는 이 세상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없다. 우주는 커다란 마술사의 모자에서 끄집어낸 토끼와 비교할 수 있다. 철학자들은 위대한 마술사의 눈을 보기 위해 토끼 가죽의 가는 털 중 하나를 붙잡고 위로 기어오르려고 한다. 그들의 성공 여부는 알 수 없는 문제다.
이런 사정을 생각해 볼 때 소크라테스가 마지막에는 동료 시민들에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도시의 권력자들에게 성가시고 신경에 거슬리는 존재로 여겨졌다는 사실으 조금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소크라테스는 '아테네는 게으른 암말과 같다. 그리고 나는 깨어 있는 의식을 위해 말의 옆구리를 찌르는 등에와 같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소피야! 등에로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니? 내게 설명할 수 있니? --- p.101
헤라클레이토스는 '모든 것은 흐른다.'고 생각했다. 모든 것은 운동 가운데에 있으며 어떤 것도 영원히 존속하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우리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다.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두번째로 내가 강물에 들어갔을 때는 이미 아까와 같은 바로 그 물이 아니란 얘기지. 이미 두번째에선, 강물도 나도 처음과는 달라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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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트
"만일 네가 지금 숲을 지나거나 혹은 선장의 꼬부랑길에 있는 집에 있다면, 늘 보던 모든 거슬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네가 무엇을 보든, 그것은 빨간 색을 띨 것이다," "제가 안경을 벗지 않는 한, 그렇겠죠." "그 안경은 네가 세계를 보는 방식을 결정하는 전제 조건이다. 칸트는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모든 경험을 특징짓는 전제도 우리 이성에 있다고 말했다." "여기선 어떤 전제가 문제죠?" "눈으로 보는 것이 무엇이든, 우리는 그것을 특히 '시간'과 '공간' 속의 현상으로 파악할 것이다. 칸트는 시간과 공간을 사람이 지닌 '직관의 두 형식'이라고 했다. 이러한 두 형식은 모든 경험에 앞서서 우리의 의식 속에 주어져 있다. 즉 우리가 무엇을 경험하기 전에 이미 그것이 시간과 공간 속의 현상으로 파악되리란 사실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우리가 이성의 안경을 벗을 수 없다고 말할 수도 있을테지." --- p.15
'흥 어리석은 소리! 정의란 동등한 사람들 사이에서만 존재하는 법이야.'
'무슨 뜻이죠?.'
'난 노력해서 출세한 사람이야. 노력에는 대가가 있어야 하니까. 그걸 사람들은 진보라고 하지.'
'정말 그렇군요!.'
'당신이 절 도와 주지 않으면 전 죽을 거예요.'
가엾은 소녀가 말했다. 상인은 서류에서 눈을 떼고 올려다 보더니 펜을 책상에 내던졌다.
'넌 내 부기에 낄 자리가 없어. 그러니까 극빈자 숙소에나 가 봐!.'
'절 도와 주지 않으면 숲에 불을 지를 거예요.'
가엾은 소녀가 선언했다. 그제서야 책상 머리에 앉아 있던 남자가 일어났지만, 소녀는 이미 성냥 불을 켰다. 바싹 마른 풀덤불에 성냥불을 대자 순식간에 타올랐다. 부자가 양팔을 마구 흔들었다.
'사람 살려! 불이야!.'
소녀는 장난기 섞인 미소를 지으며 그를 쳐다보았다.
'제가 공산주의자인 걸 몰랐을 거예요.' --- p.110
■ 서양철학사 소설로 풀어써···예화 많아 이해 쏙쏙
서양 철학의 역사를 소설로 풀어쓴 이 책은 92년 노르웨이에서 출간된 이래 47개국에서 번역 출간되며 3000만부 이상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 노르웨이의 철학교사이던 저자는 이 책 덕분에 일약 유명인사가 되면서 돈방석에 올랐다.국내에서도 94년 12월 출간 이후 현재까지 50여만부가 팔렸다. 특히 대학입시제도가 바뀌면서 최근에도 한달 평균 1만부씩 꾸준히 나가면서 스테디셀러의 위치를 굳혔다.
중고교생에게 더없이 좋은 철학교과서로 읽혀지고 있는 것. 유럽에서는 이 책이 널리 읽히면서 하나의 사회문화 현상으로 '소피붐'이 일고 있다. 지난해 독일에시 '소피의 세계'뮤지컬이 제작돼 초연됐고 9월에 오슬로에서도 공연된다. 소피란 이름의 철학카페가 생겨났는가 하면 인터넷게임과 CD롬까지 만들어져 유행하고 있다. 또 노르웨이 국영방송은 8월오 TV용 8부작 미니시리즈롤 만들어 방영했고 2시간반짜리 영화로도 제작 전세계에 보급할 예정이다. 당초 할리우드가 영화로 만들려고 했으나 노르웨이에서 영화화해야 한다는 저자의 고집에 수포로 돌아갔다.
이 책이 이렇게 주목받고 인기를 끈 이유는 무엇일까. 노르웨이의 한 작은 마을에 사는 평범한 소녀 소피는 어느날 발신인 없는 의문의 편지를 받는다. 내용은 단 한 줄, '너는 누구니 ? '그후 소피는 정체 불명의 철학선생에게서 편지를 통해 철학의 역사에 대한 강의를 받는다.
저자는 14세 사춘기 소녀 소피를 통해 인생과 우주의 본질에 대한 의문을 이야기형식으로 풀어나간다. 고대 그리스철학에서 현대의 실존주의까지 3000여년에 걸친 방대한 서양철학사의 중요한 사상들이 미스터리 형식으로 펼쳐지고 있어 철학의 재미와 함께 논리적 사고의 즐거움을 안겨주고있다. 또 많은 예화와 문제제기를 통해 스스로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철학적 사고를 키울 수 있다.그렇다고 이 책이 청소년에게만 읽혀지는 것은 아니다. 현암사 형난옥주간은 '20,30대의 남성 직장인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고 말한다. --- 동아일보 책의 향기
첫댓글군대에서 읽었었는데..거기선 집중이 잘되는..하튼 그 신선한 충격에 감동을 받구선..오오.이럴수가 하던 생각이..근데 주위 사람이 아무도 공감을 안해줘서 좀 문제였지요..게다가 나만 이런 책을 발견한줄 알고 적극추천했는데..알고보니 중고등학교때 추천도서였다는..컥..그래서 제목은 다들 알더라구요.
첫댓글 군대에서 읽었었는데..거기선 집중이 잘되는..하튼 그 신선한 충격에 감동을 받구선..오오.이럴수가 하던 생각이..근데 주위 사람이 아무도 공감을 안해줘서 좀 문제였지요..게다가 나만 이런 책을 발견한줄 알고 적극추천했는데..알고보니 중고등학교때 추천도서였다는..컥..그래서 제목은 다들 알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