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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태극종주를 마치며
먼저 태극종주를 하며 저와 마주치면서 인사도 나누고,혼자서 힘들게 종주한다며 수고의 말씀과 먹을 것 한조각이라도 나눠주신 산님들께 정말 고마움을 표함니다.또한 산청가는 고속버스안에서 우연히 만나 어천부터 장터목까지 친절히 길잡이를 해주신 홍사준님에게 너무나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0월11~13일 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종주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달이 지나고 태극종주를 하게 되네요.
일정:2004년11월12일~11월14일
들머리:산청군 어천
날머리:남원시 구인월
준비물:배낭85리터,거위털침낭,메트리스(일명 빨래판),콜맨휘발유버너,정제휘발유2통,아이젠,우의,고어텍스쟈켓,폴라쟈켓,동계용짚티,양말여벌,여벌바지,행동식(초코파이15개,양갱6개,건포도2봉지,초코바10개,커피믹스20개),왕초코펠,시에라컵,헤드랜턴,건전지여분,디지털SLR카메라,즉석찌게(10개),햇반8개,쌀(미리씻어서말림),김(기름칠해서 굽어서 잘라서 비닐봉지에 30장씩 포장),기타등등(너무나많아서 일일히 열거할수가없네요)
✤나중에 알았습니다.왜 사람들이 무박으로 태극종주를 하는지,장터목까지 길잡이를 해주신 홍사준님께서 말씀해주시길,배낭무게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랍니다.홍사준님의 배낭을 보니 저처럼 버너,코펠 이런 것은 전혀 없고,식량도 빵,행동식약간,겉옷정도더라구요-제 배낭무게는 30kg이 넘었습니다.
자 이제부터 즐거운 태극종주의 세계로 떠나보도록 하겠습니다.
11월11일 저녁 산청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남부터미널로 향했습니다.터미널에서 김밥 두줄을 사서 배낭에 넣었습니다.내일 아침식량입니다.그리고 혼자 생각하기를 혹시 저처럼 태극종주를 가는 사람이 있기를 은근히 바랬습니다.
역시 하늘은 저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습니다.고속버스에 올라 자리에 앉아 있으려니,등산복 차림의 한 분이 올라오시는데 바로 저의 앞자리에 앉으시더군요.지리산 가시냐고 물어보니 태극종주하신다고 그러시더군요.어찌나 반갑던지,저도 태극종주할려고 한다고 했더니 동행이 있어 좋다구 하시더라구요.이분이 저와 함께 어천에서 장터목까지 길안내를 해주신 홍사준님이십니다.홍사준님은 태극종주가 이번이 세 번째라고 하십니다.
이번 태극종주는 왠지 잘 될거같다는 느낌이 들더군요.계획때부터 일이 잘 풀리더니 이렇게 길안내를 해주실 좋은 분까지 만나게 된걸보면요.사실 제가 50리터 배낭만 쓰다가,태극종주 할려면 큰 배낭이 있어야겠다고 생각을 해서 하나 구입할려고 했는데,마침 등산용품 장터에 배낭이 올라와 전화 통화를 해서 살려고 만나보니,배낭을 팔려고 나오신 분이 연세가 60정도 되신 어르신이더라구요.산을 꽤 오래타신 분이신데 올초 봄에 장거리 산행하실려고 도이터배낭을 구입했는데 사정이 생겨 한번도 사용을 못하셨답니다.도이터 배낭을 절반가격에 한번도 사용안한 것을 구입하다니,하늘이 저한테 열심히 산에 다니라고 이런 행운을 주셨나봅니다.얘기가 샛길로 빠졌네요.
버스는 산청을 향해 출발하고 도중에 휴게소에서 한번 쉬고,다시 출발,산청터미널에 도착.내리는 사람은 홍사준님과 저와 단둘 뿐이더군요.나머지 분들은 진주로 가나 봅니다.터미널에 내려서 홍사준님은 산행중에 드실 식량으로 빵을 여러개 사셨습니다.밥은 안드시냐고 물어보니 빵으로 해결하신다고 하더군요.터미날을 빠져나와 택시를 타고 어천으로 향했습니다.어천마을입구에 내리니,동네 할매 두분이 태극종주 가냐고 물어보시더군요.할매중 한분은 어천에 태극기걸린집 주인이시더군요.
헤드랜턴의 불을 밝히고,등산로 초입으로 들어서서 태극종주의 첫발을 디딤니다.좁은 산길을 한참 올라가니 헬기장이 나오고 다시 한참을 오르니 드디어 웅석봉(어천에서 웅석봉까지 2시간정도 걸렸습니다).웅석봉에서 홍사준님과 사진한판 찍고,다시 출발.산등성이를 따라 걸으면서 둘러보니 멀리 산청군읍내 불빛도 보이고,진주쪽 야경도 멋있게 보이더군요.물론 별빛은 더욱 좋았구요.산행 중간중간 홍석준님은 GPS좌표와 우리가 걸어가는 곳의 위치를 계속확인하시더군요.세상 참 좋아졌습니다.조그만 전자장비 하나로 깊은 산속에서도 내 위치를 확인할수 있으니 말입니다.웅석봉지나 얼마 못가니 헬기장이 나왔습니다.
헬기장 좌측길로 30m정도 내려가면 물을 받을 수 있는곳이 있습니다.1.8리터 한병,750ml한병 물을 채우고 다시 올라와 출발. 별빛에 길을 물어 가고가니 왕재지나고,또 별빛에 길을물어 가고가니 856봉을 지나 어느덧 밤머리재에 도착하였습니다.59번 국도가 잘 뚫려있습니다.59번 국도를 따라 200m정도 내려가니 옹벽에 취수파이프를 박아놓았습니다.간단히 행동식을 먹고,물한모금 마시고 다시 출발.
59번국도 건너편 초소옆에 작은 산길따라 887봉을 힘들게 올라갑니다.낮에는 가끔씩 초소에 사람이 있답니다.걸리면 산행 못합니다.요즘 동부능선쪽 산행감시가 무척 심하답니다.887봉➙860봉➙700재➙동왕등재(935봉)날이 밝아오기시작,사방을 한번둘러보고,다시 내려서서 평탄한 길을 걷다보면 좌측으로 어렴풋이 대원사계곡이 보인다,다시 오르막을 치고 오르면 938봉에도착,잠시쉬고 다시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한후➙왕등재습지도착(✼왕등재습지설명:지리산 능선 동쪽 해발 960m의 고갯마루에 위치한 길이120m,폭 50m의 장타원형 습지로 희귀 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이탄층을 통한 식물의 역사 및 습지 생성 요인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자연자원입니다.주요 식물은 동의나물,꽃창포,사초류,난초류등이며,습지식물은 층별로 군락을 이루어 자생하고 있습니다.또한 잠자리,메뚜기,나비,벌류등의 비상가능한 곤충과 게아제비,소금쟁이,물방개등의 수서곤충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왕등재 습지에서 아침식사,김밥에 즉석시금치된장국으로 홍사준님과 함께 맛있게 먹었습니다.따끈따끈한 커피도 한 잔 끓여 마셨습니다.습지에 가서 식수를 다시보충,이틀전에 비가와서 그런가 물이 아주 깨끗했습니다.왕등재 습지 사진을 몇장 찍고 다시 출발,이날은 날씨가 무진장 추웠습니다.
산행중 내내 콧물이 줄줄흘러 내렸거든요.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코가 헐어서 따끔거리네요.왕등재습지를 출발하여 잠시 편안한 길이 이어지다가,억새가 무성한 외고개를 지나고 잠시 후,외고개 힘든 오르막이 시작되며 다음 봉우리를 올라서고,잠시 후 싸리와 억새가 무성한 지역을 내려서는데 이 곳이 새재다.새재 좌측으로 붉은색 큰 건물들이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데,윗새재 마을인 것 같습니다.새재에서 사진한방 찰칵. 새재 출발 본격적인 오름이 계속이어진다.오래된 폐 헬기장에 도착,우측 오봉리로 내려서는 갈림길지나 계속 오른다.바위지대도 지나고,로프를 잡고 기어오르기도 하고,전망좋은 바위를 지나기도 한다.새봉 출발 울창한 산죽밭으로 오르내리며,독바위 쪽으로 내려선다.로프를 잡고 바위지대를 오르고 내려선 후 독바위를 지난다. 우측으로 얼음골로 내려서는 뚜렷한 능선길을 지나치고 산죽밭을 헤치며 내려서고 방향은 서남쪽으로 휘어지고,왼쪽으로 조개골로 내려서는 산길이 뚜렷한 이곳이 쑥밭재다.1258봉을 힘겹게 오르고 잠시 내려서니 북쪽의 얼음골로 내려서는 계곡길이 뚜렷한 곳을 지나치고 본격적으로 힘든 오르막이 시작된다.구상나무들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국골사거리-국골,두리봉,하봉,새재로 갈라지는 지리의 주능선에 올라선다.하봉쪽으로 오름이 이어지고 구상나무 군락을 지나,하봉을 오르기 위한 내리막이 이어지고,잠시 후 하봉 정상을 오른다.하봉아래 헬기장을 지나서니 천왕봉,치밭목 이정표가 나타난다.다시 중봉을 오르고 다시 천왕봉을 오른다.천왕봉 정상에는 날씨가 추워서인지 남녀 한쌍만 사진기를 들고 서로 찍어주고 있다.천왕봉 일몰이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천왕봉에서 홍사준님께서 GPS를 확인하시더니 오늘 산행거리가 40km정도 된다고 하시더군요.
날씨가 더 추워져서 서둘러 장터목대피소로 하산했습니다.대피소사무실로 가서 대기자등록을 하고 취사장으로 향해 저녁식사를 준비했습니다.육개장찌게에 라면을 같이넣어 끓이고,가져간 쌀로 밥을 넉넉히 지었습니다.홍사준님께서 미안하신지 매점에 가서 황도 두통,참치캔 한통을 사오시더군요.오히려 길안내를 해주셔서 제가 더 고마운데 말입니다.산을 사랑하시는 분들은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밥이 다되어갈 무렵,옆을 둘러보니 아저씨 아줌마들이 돼지불고기를 해드시고 있길래,말을 붙였습니다.어디서 오셨냐,어디로 가시냐등등.서울서 오신분들인데 저희가 태극종주 중이라고 하니까,긴 여정에 고생이 많다며 돼지불고기와 김치등 싸가지고 오신 반찬을 나눠주셨습니다.덕분에 진수성찬을 먹게 되었습니다.또 한 아저씨는 남은 휘발유까지 챙겨주셨습니다.정말로 고마우신 분들입니다.
식사를 마친 후 홍사준님께서는 무박종주를 하신다며 출발 준비를 하셨고,저는 배낭이 무겁고 2박3일의 일정이라 장터목에서 하룻밤을 보내야만 했습니다.홍사준님과 헤어질 시간이 되니 섭섭하기도 하구 정말 고맙기도 하구,같이한 하루만의 짧은 산행이었지만 태극종주중 가장 힘든 구간을 같이 넘어왔기에,야간산행 잘 하시라는 말 한마디로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습니다.
홍사준님이 떠나시구 잠자리로 들어와 대구에서 회사직원들끼리 휴가내서 온 젊은 친구들이랑 대화좀 하다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어깨가 무지 아프네요-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것입니다.
13일 새벽 잠이 깨어 시계를 보니 새벽2시.어제 10시쯤 잠들었으니 4시간 정도 잤네요.산에서는 아무리 피곤해도 4시간이상을 못자겠더라구요.술을 마시면 2시간 정도밖에 못잠니다.이상하지요. 아무도 일어나서 움직이는 사람이 없길래 혼자서 멀뚱멀뚱,이생각 저생각 하다보니 4시가 되더라구요.서서히 한두명씩 움직이기 시작하길래,5시쯤 저도 침낭에서 나와 몸을 움직여 보니 가뿐하네요.침낭과 배낭을 정리해서 밖으로 나와,식수를 보충할려고 취수장으로 가니 얼어서 물이 나오지 않네요.그냥 출발.
13일 산행시작
어제 보다는 날씨가 춥지 않네요.하늘 한번 쳐다보니 무진장 많은 별들이 반짝반짝.저한테 모두들 산행잘하라고 윙크하는거 같네요.촛대봉쯤 가니 일출이 시작될려고 하네요.즉시 카메라를 꺼내서 일출 한 컷 찍고 다시 출발,세석산장이 보이며 바로 식수장으로 직행,물통을 가득채우고,취사장으로 가서 아침식사 준비하여 해결.
세석 출발전 백무동에서 올라오신 남원사시는 아저씨세분이랑 동행하게 됨,혼자서 태극종주한다고 하니,위로의 말씀을 해주시더라구요.이분들의 말한마디에 온몸에서 힘이 불끈 솟아남니다.세석 출발후 20분정도후 맞은편에서 오는 20여명정도의 산행팀과 만남,창원에있는 회사에서 단체 산행을 왔다고 합니다.자기팀 뒤로 700여명 정도가 더 올거라고 말씀하시더군요.저는 산행다니면 거의 모든 분들과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나누는데,앞으로 700여명과 인사를 나눌 생각을 하니 앞이 깜깜합니다.계속 산행을 해나가는데 정말로 10분간격으로 한팀씩 지나가는데 인사를 나누다보니,벽소령대피소쯤가니 도저히 배가 고파서 못가겠더라구요.그래서 남원에서 오신 아저씨들에게 벽소령대피소가서 밥먹고 가자고 우겼습니다.아저씨들도 벽소령에서 아침을 먹어야 한다고 하시면서 그렇게 하자고 하시더군요.저는 아침밥 먹은지 두시간만에 다시 밥을 먹는겁니다.대단한 식욕입니다.대피소 취사장으로 아저씨들을 모시고 들어가,재빨리 저의 콜맨버너를 꺼내서 라면끓일준비를 하였습니다.콜맨버너의 대단한 화력으로 라면4개를 바로 끓여서 먹기 시작하였습니다.저는 버너만 제공-물,코펠,라면.밥.김치,소주,귤,감 은 아저씨들이 제공(여기서 참고하나✼밥을 그냥 얻어먹더라도 시에라컵과 숟가락과 젓가락은 꼭 자기것을 쓰도록해야 합니다.빈손으로 가서 밥 달라고 하면 욕먹습니다.기본적으로 자기밥그릇과 숫갈,젓가락은 챙겨서 얻어먹도록 하십시요.) 식사 후 남원아저씨들은 먼저 출발하고 저는 버너가 식기를 기다리고 있는데,젊은 총각이 다가오더니 버너에 물좀 끓일 수 있냐고 물어보길래,그러시라구., 물 끓이는 동안 뭐하시는 분이냐구 물어보니 벽소령 산장옆에 전신주 설치하시는 분들이라고 하네요.벽소령대피소도 이제 한국전력의 전기를 사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물 끓여주고 떠날 준비.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네요. 벽소령 산장 떠나면서부터 또다시 만나는 창원에서 단체로 오신 회사팀들과 계속 인사를나누며 산행, 끝이 없습니다.
형제봉쯤 가니 맞은편에서 머리위까지 올라오는 배낭을 메고 오시는 남녀팀과 잠시 대화,태극종주중이라고 하니 귤을 손수 까주시며 힘네시라고 응원을 해주시네요.또다시 온몸에 힘이 불끈 솟아오름니다.연하천대피소까지 직행. 사람들 무지많더군요.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지나갑니다. 명선봉➙토끼봉➙화개재를 지나 삼도봉 오르기전 공포의 계단이 나타납니다.길이 240m,계단수 571개라고 누가 그러더라구요.저는 올라가는데 힘들어서 아무생각없이 무조건 빨리만 올라가야 겠다는 생각만으로 올라갔습니다.
드디오 삼도봉(날라리봉)도착.잠시 한숨 돌리고 출발,반야봉오르는 삼거리에서 묘향대로 가시는 스님과 잠시 대화.다시 출발 임걸령 샘터도착,전망대에서 젊은분이 혼자서 생각에 잠겨 계시더군요.방해가 될까봐 그냥출발.
임걸령을 출발한뒤 잠시뒤에 홀연히 할아버지 한분 나타나심.머리가 새햐얗고 체구도 작으신데 산을 타시는 것을 보니 거의 축지법 수준으로 가시네요.제가 열심히 쫓아가도 어느새 사라지셔서 보이지를 않네요.귀신에 홀린 것 같습니다.돼지령을 지나니 날이 서서히 어두워져 가고 하늘이 뿌옇더니,노고단산장 가까이 가니 싸래기눈이 내리기 시작하네요.올들어 첫눈을 노고단에서 보게 되네요.오늘하루산행의 종착지인 노고단산장 도착입니다.바로 취사장으로 직행.저녁식사준비,식사후 고개를 들어 좌측을 보니 남자분 둘이서 삼결살 구울 준비를 하고 있는게 보이네요.
일단은 대피소에서 지리산카페 정모가 있는 관계로 취사장을 둘러보니 몇몇 분들이 모여있는게 보여 혹시 지리산카페 정모 오신 분들이냐고 물어보니,맞습니다하더라구요.인사를 나누고 즉시 삼겹살굽는 남자두분만 있는 곳으로 가서 삼겹살 좀 얻어 먹을 수 있냐고 물어보니 흔쾌히 드시라고 합니다.잠시 시간이 흐른뒤 지리산카페님들이 많이 오시기 시작하더니,서로서로 인사들을 나누시네요,저야 새내기다 보니 잘모르겠구요.일부러 정모에 참석할려구 태극종주일정중 하루를 노고단에 잡은거니까요.일반산행하시는 분들은 식사를 거의다마치구 취사장을 나가고 지리산카페 회원님들만 남으니 얼굴을 익힐만 하더군요.여기저기 다니면서 인사도 나누고 이것저것 얻어먹기도 하구요.특히 노랑콩님이 대접해주신 차 한잔은 정말 잊을수가 없겠네요.아그리구 4B연필님의 멋들어진 하모니카연주 또한 잊을수가 없을겁니다.처음본 저에게 살갑게 대해주신 지리산카페 여러회원분들에게 이글을 통해서나마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즐거운대화와 술을 곁들인 즐거운 시간을 보낸후 늦은시간 살금살금 잠자리로 돌아와 12시쯤 잠이 들었습니다.
잠을 잔거같은데 깨어보니 새벽 두시더라구요.정신은 말짱하구요.역시 산공기가 좋긴 좋은가 봅니다.술이 금방깨는걸 보니. 자리에서 일어나 담요한장을 걸치고 살금살금 밖으로 나오니,어제 저녁때 잠시 내리던 눈이 비로 바뀌어 내리더라구요.대피소 문앞 처마밑에 가부좌를 틀고,담요를 뒤집어쓰고 명상을 하니 마음이 너무 편안해짐을 느낌니다.4시쯤되니 성삼재에서 사람들이 한두명씩 올라오더군요.비도 오는데 고생들 하시네요.하기사 저도 비를 맞으며 오늘 산행을 해야 하는 입장인데 남 걱정 할 처지가 아니더군요.5시쯤 대피소 안으로 들어가니 옆에서 주무시던 분들이 깨어나시더군요.어디까정 가냐구 물어보니 이분들도 태극종주 중이라며 오늘은 천왕봉쪽에서 비박을 할 계획이라고 하며,저도 태극종주 중이라고 하니,동부능선쪽 등산로에 대해 물으시길래 세세하게 가르쳐드렸습니다.서로에게 태극종주 무사히 잘 하라고 인사를 나눈후 그 분들은 출발하고,저는 침낭을 빌려간 데저트님이 일어나질 않아서 그냥 할일없이 앉아있었습니다.5시반쯤 데저트님이 부스스 일어나더니 침낭가져가세요라고 이층에서 외친다.침낭을 받아드니 자기 담요를 달라네요,또 잘라는갑다.대단해요라고 속으로 외쳤습니다.
배낭정리후 취사장으로가서 아침을 먹으려고 하는데,옆에서 아침준비중이던 여자두분이 김치를 꺼내놓길래,김치좀 얻을수 있을까요 물어보니 친절히 나눠주신다.저도 제 김도 드셔보세요하고 나눠드리니 김이 아주 맛있다고 칭찬을 해주신다.식사를 마친 후 배낭을 꾸려 출발,몇몇분들에게만 인사를 하고 떠나네요.밖에는 아직도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있네요.
14일 산행시작
노고단을 출발 성삼재에서 올라오시는 몇몇분들과 반갑습니다라며 인사를 나누고 성삼재에 도착하니 운해가 너무 멋있어서 배낭을 내려놓고 카메라로 운해의 한풍경을 담았습니다.다시 배낭을 메고,고리봉쪽으로 가려는데 방향을 잘 몰라 성삼재 주차장 아저씨께 고리봉가는 방향을 물어보니 친절히 가르쳐주시네요.조금가니 만복대6km이정표가 나오네요.고리봉가는 방향으로 가다보니 산길 우측으로 작은 비석이 있는데 이곳에 ·❛여기 우리의 영원한 산친구 양재수 잠들다❜라고 써있네요.·만복대까지 아무 생각없이 걷기만 했네요.비도 오니까 힘들기도 하구요.만복대도착 20분전쯤부터 비가 그치더니 간간히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네요.만복대에 도착하니 등산객4분이 돌솟대옆에 배낭을 벗어놓고 간식을 드시고 계시더군요.제가 올라가니 배한쪽 드시라고 부르시네요.이분들은 서울용산에서 오신분들이라네요.배도 얻어먹고 감도 얻어먹고,일행중 한분이 내려가시면서 솟대아래 소주두병묻어놓고 가니 나중에 만복대 오면 꺼내 먹으라고 친절히 알려주고 가시네요.소주땜시 만복대 다시 가야겠습니다.아 그리고 이분들이 다음에 다시올때는 만복대 샘을 깨끗이 정리하자고 말씀하시더군요.정말 산을 아끼시는 분들같았습니다.아마 다음번에는 만복대 샘터가 깨끗한 모습으로 정리되어 있을거라 생각됩니다.다시 출발,아침까지 비가와서 그런가 길이 상당히 미끄럽네요.정령치휴게소까지 가는 도중 두 번이나 넘어졌습니다.옷이 거지꼴이 되었습니다.정령치휴게소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무진장 많더군요.정령치휴게소에서 시작하여 성삼재까지 가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정령치휴게소 뒷길로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하여 고리봉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있더군요.여기서도 야호를 외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산에와서 야호를 외치는 사람들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아직도 일부 몰지각한 분들이 야호를 외치고 계십니다.자제해주세요.
고리봉부터는 산행을 하시는분들을 거의 만나지 못하다가,세걸산 부근에서 전북청소년야영장쪽에서 올라온 산행팀들을 만났습니다.이분들도 저에게 어디까지 가냐고 물어보시더라구요.그래서 인월까지 간다고 하니 고생많다며 손수 귤을 까주시면서 힘내시라고 응원을 해주시더군요.또다시 배낭을 메고 혼자 꿋꿋이 출발 세동치쯤가서 배가 고파 점심을 해결.힘을내서 다시 출발,마지막날이라서 그런가 지루하고 힘이 빠지기 시작하네요.가도 가도 끝이없는 길을 따라서 부운치를 지나고 팔랑치에서 사진한장 찍고 바래봉 가기전 철쭉군락지의 넓은 평원을 혼자 걸으며 멀리 보이는 바래봉으로 달려갑니다.
바래봉 올라가기전 허름한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그 옆에 잘 정리된 샘터가 있습니다.이곳에서 식수를 보충하고 바래봉오르기전 힘을 충전.바래봉을 오르기 시작.바래봉오르는 길은 정말 아름답습니다.푸른 초원의 언덕을 올라가는 기분이라고나 할까요.바래봉 정상에서 사방을 휘둘러보고,덕두산을 향해 출발.
이제 태극종주의 종착역이 다가온다고 생각하니 온몸의 힘이 쭉빠지네요.몇개의 봉우리를 거쳐 좁은 산길을 따라올라가니 드디어 덕두산이라고 쓰인 푯말이나오네요.감격스럽습니다.내가 드디어 태극종주를 마쳤구나.서둘러 하산시작,덕두산에서 10분정도 내려오니 자연휴양림가는 길과 인월로 내려가는 갈림길표지가 있어서,인월쪽방향으로 하산결정,그런데 이것이실수였다는 것을 인월마을에 내려와서 마을 어른신에게 들고 알았습니다.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길은 인월로 내려오는 길보다 시간상 반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는것을.태극종주의 날머리를 덕두산으로 정하신분들은 마지막이라 힘이 많이 빠져있을텐데 이왕이면 내려오는 시간이 짧은 휴양림쪽을 택하시는 것이 현명하리라 생각합니다.덕두산에서 인월방향으로 내려오는시간은 대략 1시간20여분 넘게 걸림니다.2박3일간의 힘들었던 여정.많은 분들과 스쳐지나가고,스스로 많은 생각을 가지게 되었던 시간인 것 같습니다.저는 언제나 제 자신이 그리우면 산으로 향해 달려갈것입니다.아무말없이 받아주는 산으로.-아 이제는 백두대간 종주나 해볼까 생각중입니다.
첫댓글 문의 말씀 -태극종주라는게 뭔가요? 읽다보니 많은 사람이 아는거 같은데 전 첨 듣는 말이네요. 암튼 애쓰썼습니다.
바람산님! 태극종주란 동부능선 웅석봉 부터 시작하여 지리 주능선을 거쳐 서북능선 덕두봉까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 능선의 연결 모양이 태극선 같다하여 '태극종주'라 부릅니다.저도 가보지는 못했네요.
한국의 얼님! 축하합니다.
지도를 찾아보니 주능선에서 좌우로 봉우리를 연결했네요. more difficult 인가요? 한가지 더...태극종주란 말이 산경표나 문헌 어디엔가 나오는 말인지, 아님 그냥 만든 말인지요. 답변 감사합니다.
바람산님 동부능선쪽은 등산로가 잘 나있지 않고 산 정상을 계속 치고 올라가기 때문에 힘이듭니다.웅석봉에서 천왕봉까지 40여km정도 되구요.성삼재에서 덕두봉까지는 그리 힘든 구간은 없습니다.
대단하시내요,종주축하드립니다, 저도할것입니다,산행후기 잘보고갑니다,화이팅.......
한국의 얼님!! 태극종주 축하드립니다.~~~바람산님께 ! 모든 문헌을 다~ 확인은 당연히 못했지만, 문헌에는 그런 말이 나올 리가 없지요.태극이란 단어야 주역 풍수 등에서 자주 쓰였던 말이지만, 종주(從走)란 단어는 금세기 쯤에나 나타났을 말이니까요.
그리고 그 모양 또한 '태극'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상징성 때문에 '태극종주'라고 명명이 되었겠지만 지도를 보면 실제 그 모양은 'U'字 비슷하지요.
덕분에 좋은 공부 했습니다. 겨울엔 힘들거 같고 날 좋아지면 내년에 함 해봐야 겠네요. 감사합니다.
해 뜰 때 시작해서 해 질 때 마치는 하루살이 산행만 그것도 가끔씩 하는데 못오르는 나무처럼 딱 버티고 선 이런 종주 후기에 겁도 나고 부럽기도 합니다...글을 읽다 보니 제가 산행을 하는 듯 숨이 다 차구요...하여간 지리산 크기만큼 부럽습니다.
부러울 따름입니다. 종주는 둘째치고 천왕봉에 다시 한번 올라봤으면. 쩝.
맞습니다..종주의 끝마무리는 인월방향이 맞습니다.. ㅎㅎ 시간이 만만치 않죠^^ 축하드립니다...
글씨가 커지니 읽기 좋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정말 많이 배우고 가네요. 태극종주란 단어, 오늘에서야 이해를 하는군요. 감사^0^~
고생많이 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추카드립니다...ㅋㅋㅋ
멋지십니다..세세한 후기도 참 멋드러집니다.마치 제가 종주한듯...^^;;.. 태극종주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언젠가는...저도..^^* 다시 함 축하 드립니다.^^V
수고하셨습니다. 제가 태극종주를 한게 5년전 입니다. 그때 처음으로 태극이라는 말을 사용한 장본인 이기도 합니다. 당시는 구간별 종주를 했습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태극종주라는 말을 참 많이 듣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태극종주의 구간은 잘못 이해되고 있는 듯하여 감히 용기를 내어 글을 올립니다. 현재 출발점 혹은 종착점으로 잡은 어전리는 잘못된 것이라 감히 말합니다. 지도를 놓고 자세히 살펴보시면 그 모양이 태극 모양을 제대로 갖추지 못함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전주에 계신 몇몇의 지리산 매니아님들께 부탁.
드린적이 있습니다. 원래 태극종주를 제가 처음 기획했던 것은 지리산의 인월 혹은 중군리의 기점으로 시작해서 웅석봉을 거쳐 달뜨기 능선을 지나 감투봉을 넘어 시천면 백운동계곡의 끝자락까지 종착점으로 했을때 완전한 태극모양을 그리며 또한 가장 먼거리로의 여정이 이뤄지기에 그리했던 것입니다.
물론 처음의 제 생각과는 달리 현재의 코스가 태극종주의 교본이 되었다면 별수 없겠지만 지리산을 사랑하시고 태극의 의미를 크게 부여하신 우리 산인님들이 계시다면 다시한번 지도를 놓고 그림을 그려보시고 코스 답사를 해보시는게 어떨련지요.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태극종주를 하셔서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고집한다면 서운하시겠지만 저도 한때는 지리산에 미쳐 지리산만 찾아다닌 적이 있습니다. 지리산에 온전히 미치신 분은 꼭한번 태극의 길을 밟아보시고 태극종주의 루트를 기록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료나 궁금하신 분들은 글을 남겨주세요.
입산급지 구역 들어가면 클납니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