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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아는 사람과 함께 점을 보러 갔었다.
신년운세를 보고 나에 대한 점괘를 듣는데
내가 부모 둘 중 하나에게도 의지할 곳이 없었다는 얘길 들었다.
그로인해 우울신경증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는 말을 들었다. -다분히 의도적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울 신경증이라는 병,,,,내가 앓고 있다는 그 병의 증세를 잘 알고싶어서 인터넷을 뒤져 검색해봤다.
글을 읽어보니 타인의존적 성향, 단조롭고 부정적인 대화패턴, 사고의 폭이 좁고 단편적이다.
주의집중력이 약하다.. 자기비하, 자기검열이 심각하다..높은 이상과 기대수준.....
등등의 내용들이 쭉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읽으면서...아 이건 딱 나인데..하고 내가 생각하던 내 모습이 그대로 서술돼 있었다.
충격이었다. 내가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던 것이 사실이라니......
그저 두려웠다. 내가 이런 모습이라면.....누가 날 사랑할수도, 나도 남을 사랑할수 없는것이 아닌가.
의지할수 있는 사람이 단 한사람도 없다면... 내 존재는 어떻게 살아가야하나.
내가 날 제대로 먹여살리고,, 내 삶을 꾸려갈 수 있느냐하는 문제로 불안해졌다. 무섭다.
- 나의 생존에 대해서 너무 겁내고 조바심을 내고 있다. '필요'란 것에서 자연스러워질수 있다면..
진짜 사랑이라는 걸 배울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내 마음은 늘 불안과 초조로 뒤범벅이 되어 여유가 없었다
스스로 해결할수 있는 능력, 남이 해주지 않아도 내 스스로 할수 있다면,, 그런 자신감이 있으면 이렇게
겁내고 불안해하고 다른 사람에게 목을 매지 않을 것이다-
가족들조차도 나를 그렇게 대할 뿐이다.
내딴에는 관심을 끌고 싶어서,, 동정을 얻고 싶어서,,죽어버리고 싶다고,,자살하고 싶은 생각까지 든다고
일부러 내 힘듦을 부불려 얘기했던 듯 싶다. 내 처지를 내가 너무 깎아 내려버려서 힘든데,, 누가 좀 힘을 줬으면 좋겠다고...
만약 그런 상황에서 다들 나를 무시했다면.....나는 점점 더 까내려가서.....지금보다 더 비관적인 상태였겠지.
엄마 아빠, 동생들은 날 골칫덩이이자, 서로간에 관심을 주고받을 수 없는 무심한 존재로,,
나이에 걸맞는 현실적인 대화조차 통하지 않아서 가끔은 무시하고, 대수롭지도 않게 여기는 미약하고 존재감 없는.....
그런 모습으로 존재할 뿐이다. 감정이입도 되지않고, 문제해결능력도 없는......
아..이런 생각을 하면서 더 무기력해지고 비관적이고 슬퍼지는 내 모습을 알아챈다.
내일단은 생각의 문제가 크다. 내가 나를 너무 비하하고 부정적으로 평가하고,,그안에 가둬두어서..
불안만 크게 하고..나를 상처입히는걸까. 그럴 가능성도 다분하다.
내가 문제의 문제를 나에게 꼬리를 물고 제공한다. 난 이래서도 안되고 저래서도 안된다 갈팡질팡한다...
나는 아무것도 할수 없다, 능력이 안된다, 잘하는 것이 없고, 잘할수도 없다, 나는 무력하고 무능하다...
이런 생각들을 내 안에 너무 깊이 심어두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완전히 지쳐버리게 나는 그것을 반복학습해왔고,
굳은 신념으로 내 안에 자리잡게 했던것 같다.
이제는 나를 얕잡아 평가하고,,부끄러워하거나 한심하게 생각하지 않아야 하겠다고,.,
내 선에서라도 그렇게 하지않아야겠다, 나를 침범하는 사람에게는 대항하고 내 권리를 보호하고
나를 방어하겠다고,,,그렇게 다짐했다. 내가 아무리 의존적이라도 내가 손해보고 당하는 일은 없을것이다.
나를 지켜내겠다고, 그럴꺼라고 다짐했다.
내 친구라는 애는,,내가 저한테 의존하고 있으니까,,그것을 자신의 우월함이라 생각하고,,
지가 나보다 사고력이 깊은편이니까,,나를 평가하고 분석하면서 날 얕잡아보고 있었던것 같다.
그리고.....이건 친구관계가 아니라, 필요에 의한 관계, 우열의 관계라고 할수 있겠다.
나도 그런 걔를 띄워주면서 나를 분석하는 것을 북돋아왔고,,,,,그러면서 자초했었고.
그러고보면 주변 친구들에게서도 나는 존중받지 못했다.
내가 사람에게 쩔쩔 매었는 만큼 대하기 만만하고, 언제든 맘대로 할 수 있는 우스운 존재가 되어있었던것 같다.
내가 그만큼 나를 지키지 못하고,,남들에게 나를 송두리째 내어주고,, 내 권리마저 무시했기 때문에
벌어진 사태이다. 내가 내 이익을 침범당하고, 그대로 상처받게 만들어벌리고,, 상처를 더 심하게 하고,,
괴롭고 아프게 만들고 있었다. 어떡해야하지, 어떡하면 좋을까.
믿을 구석은 다른사람이 아니라 나 자신이나 종교같은 추상적인 힘일 뿐이다
이용당하거나 조종당하는 것을 최소화할 방법은 없을까. 내가 얼마나 물가에 내어놓은 애같은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수시로 이런 걱정과 의심이 든다.
나는 사랑이나 행복 따위의 이상적인, 최우위적인 관념에서 허우적 댈게 아니라.....
부적응자가 된 이상..먹고 사는 문제,,, 생존, 생계의 문제를 걱정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불안스러운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모든 것에는 우선순위가 있다. 내게 능력도 없고, 자립할수 있는
힘과 용기가 없다면...세상에 대한 방어책이 없다면.............휴우.........
일단은 살아있는 것이 중요하다,, 사랑이나 행복따위가 지금 나한테 가당키나 한것인가.
배부른 소리, 배부른 걱정 따윈 이제 접어두자. 생존을 위해서 다들 그렇게 치열하게 공부하고 잔머리써가고
비열해지고, 참고 견뎌내고, 아파도 스스로 보듬고, 노력하면서 그렇게 살고 있는거 아닌가.
사회라는 데가 그렇게 만만치 않은곳이잖아. 그러니까..나도 거기에 맞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노력한다고 해도, 낮은 목표를 잡는다고 해도 내가 거기에서 지치지않고 나를 책임지고 살아갈수 있을지는
겁이난다. 모르겠다. 하긴..겁이 난다고 안하고 있을 수도 있는것도 아니지.
어쩌면 상황이 따라줄때 시집이나 가는게 어쩌면 제일 속편한 방법일수도 있다. 현실에서 도피나 마찬가지인거지만...
결혼하고나서도 가족이라는 하나의 작은 사회를 만드는건데,,,내가 거기에 적응하거나 속하지 못하면 어쩌지......
그렇다면 지옥같은 환경이나 다름없을텐데,,그런걸 겪어보지 못하고 비교적 속편하게 살아온 내가 잘 견뎌낼수나 있을까.
결혼하고 가정을 이룬다해도 거기서도 내가 문제없이 잘 살아갈꺼라는 핑크빛 환상은 그만두자.
결혼이냐 일이냐..그게 중요하다. 나같은 성인아이에게 생존을 절실하고도,,,생애 최대의 목표가 되어야한다.
사회에서 살아갈 능력,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갈 능력을 기르지 못했으니...나는 앞으로 어떻게 될것인가....
막연히 고민만하고,, 걱정에 사로잡혀있지말고......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아봐야할 때이다.
친구만나서 잠깐 즐기고, 놀고 먹고 기분좋게 있을 것만 생각하는것이 아니라 조금더 진지한 사고를 해야할 것이다.
남들이 내 걱정을 대신해주는것도 아니고, 저쪽편이야 그냥 나를 만나서 잠자리나 갖고 걱정 좀 해주는척,
염려해주는 척만 할 뿐이다. 난 엔조이만큼이나 가볍게 만나는 상대일 뿐이고,, 욕구해소의 도구로 이용될 뿐이다.
잠깐 사탕발림을 해주면 거기에 홀딱 속고, 거기에 취해서 잠시 행복해하고
나도 왠지 허전하고 서글퍼져서 외면하고 싶지만 사실은 그걸 여자의 직감, 짐작으로 잘 알고 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외로움을 달래는 수단, 사랑과 비슷한 따뜻함을 느낄 대상, 부모대신 의지할 상대로 나 역시 상대방을
이용할 뿐이다.
어차피 사랑은 글러먹었다. 나는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를 사랑할수 있는 그런 능력이 길러져있지않다.
사랑이라는 게 뭔지도 모르겠고, 그것이 지금 나에게 가능하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거기에만 집중해서 사랑하는 능력을 기르는데
역량을 총동원한다면야 모를까 지금으로서는 그렇다.
정말 힘이 될수 있는것은 사랑하는 사람이나, 사랑하는 가족이 되겠지만......
우리가족한테 적당량의 친절 이상의 애정을 베풀기란 힘들다. 그리고 내가 손해볼지도 모르는
다른 사람에게는 더더욱이나 그렇다. 나만 에너지 바쳐서 죽어라 해대도, 내게 돌아올 것이 없을 가능성이 많다.
왜냐하면 나는 약자이니까. 나는 사랑하는 법을 모르니까.
나는 이 관계에서 힘을 얻어서 내 할 일을 잘 추진해 나가기만 하면 된다.
내가 어디까지 할수 있는지를 잘 보자. 외롭고 힘들고 눈물흐르지만....혼자라는 생각에 마음이 약해지지만.......
이렇게라도 힘을 낼수 있다는 건 내게 희망이고, 기회이다. 그 사람이 했던 기회라는 말이 무슨뜻인지.....
이제서야 제대로 와닿는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 이 사람이 내 옆에 있으니깐.....그쪽이 좋든 싫든 내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것이다. 상대는 내게서 잠자리를 얻어가는 댓가로 말이다. 이 사람은 내가 필요한걸 줄 때까지 그냥 내 옆에서
참고 견디며 자신의 필요를 충족할 뿐이다.
문득 이런 계산이 머릿속에 선다. 내가 평생을 혼자 지낼거라면.. 그래서 상대를 바꿔가면서 잠시간씩 의존하고
평생을 고독하게 살아야한다면.. 그럴바에야 한 사람에게 정착해서 살아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
이리저리 떠돌고 헤매면서 내 몸 버리고 비참해지느니 이 사람이 어떤 흠이 있든 그걸 감당하고 내가 보듬으면서 대신
내 삶에 안정이 있다면......이라고....이게 나쁜걸까.
나도 모르게 나는 재고따지고 계산적인 사람이 돼있었다. 왜 이런 마음이 들었는지 나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겠고,
알고 싶다. 궁금하다. 내가 계산적인 사람인것은 사실인데, 언제 어떻게 왜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던 걸까.
상처받지 않으려고, 내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으려고, 내 존재의 위협에서 멀어지기 위해 나는 따지고 계산하게 되었다.
그냥 겁이 많고 두려움이 많아서, 이 불확실한 세상에서 무언가 확실한것, 안정을 줄 것이 필요했을 뿐이다.
옳다, 그르다라기 보다는 그저 생존의 방식일 뿐이다. 그걸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과 거부감들어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지..
누구보다 가까운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주길 바라지만,,다들 자기 세상살이에 바빠서 마음의 여유가 없다,
내가 응석을 부리고 고집을 피우면서 내게 관심갖길 바라지만,,그들은 내가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만큼
내게 관심이 없다. 드디어 조금은 깨달았다.
근데 모든 걸 다 따져서 좋은 자리에 간다는 보장도 없고, 내 처지에 그런 셈을 할 여유가 안된다는걸 안다,
얕은 계산만으로 모든게 다 분명해진다면..우리 엄마 아빠 둘의 결혼이 이렇게 파탄이 날수 있었을까.
내가 외로움을 많이 탄다는것을 알고 한번씩 전화해주었던 xx이...내가 얼마나 얘한테 알게모르게 호의를
받았엇는지,,그래서 혼자 참아주고 받아주고 혼자 이해해준 이 아일 더 잊지못하고 있는지.. 이제는 알 것만 같다.
지금와서 후회하면 뭐하냐만,,,정이란 것은 정말 잊을수가 없는거구나,,맨 처음 나한테 먼저 손내밀어주고, 내가 힘들때 외면
않았던........맨 처음에 잘 해주었던 모습, 맨 처음의 기억들을 사람이 뒤엎기란 힘든거구나..그래서 그만큼 남들이 첫인상을
위해서 노력하는거고 말이야.. 내가 널 좋아했던 이유가 있구나. 넌 한번씩 자존심세고 지기싫어하고 발끈하는 것만 빼면 순수하고,,
그만큼 계산안하고,,정많고,,그랬었지. 예전에는 왜 그걸 몰랐을까. 내가 너무 내 안에 깊숙이 빠져있어서 이기적으로 굴었어.
무시당하기 싫어서, 한심하게 보이기 싫어서, 무조건 사랑받고 싶어서.....그런 내 생각에 빠져서 그냥 쭉 지내왔었던 거야.
자책하는건 아니야..그냥 그 상황을 지금와서 되돌아보고 있는거야 나 나름대로. 지금 걘 나를 아주 잊고 살겠지만..
나는 전화라도 한번 걸어서..잘 지내고 있는지,,어찌지내는지...고마웠다고..그런 말이라도 내마음이라도 전하고 싶다.
그만큼 내가 사람에 굶주리고 정에 궁했었거든..먼저 베풀줄은 모르는 인색한 나의 탓도 있었겠지.
늘 무표정하고 남들이 웃어주나 안 웃어주나를 재면서 절대 나 먼저는 웃지 않았던....쓸데없는 자존심들..
그리고 먼저 인사할줄은 모르고, 인사안하면 소외당하는듯,,,,혼자 내게 격하게 상처입혔던 나.....
무시당하는 지 안당하는시 소심하게 눈치 나보고 있었다 .그래서 주관적인 생각에 빠져있느라
더욱 상황 판단하는 눈치가 없었던것 같다.
그리고 나에게 혼자말을 잘할것 같다 그랬었지. 나도 거울을 보면서 대화하는 엄마처럼 나르시스트인가.
다른 사람과 주고받는 대화보다는 그냥 혼자하는 말....눈을 마주치지않고 하는 말들......
나는 다가가지 않았었지. 그랬었어. 그러니 사람들에게도 존재감이 더 없었던 거야.
생존에 대한 불안에만 빠져있고 아무것도 못하고 있었던거야. 불안이 나를 집어삼킬만큼 너무 커져서 일이 이렇게까지 된거야,
조금 깨달았으니 이제는 조금 달라진 모습 보여야 하지 않겠니......
그러고보면 나는 사소한 것이라도 내가 하고 싶은것, 내가 이끌고 주도하는 일을 할 때 만족하고 성의가 있었던 듯 했다.
무슨일이든, 어떤 사람이든 좋아하면 처음부터 잘 하게 되겠지..호감이 있으면 처음부터 열심히 하게되겠지...
우선 그런 일부터 찾아보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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