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살고 싶다
저녁이면 근처 동네시장에서
콩나물이며 쑥갓이며
바지락거리는 조개를 사들고 와
따뜻한 저녁을 짓고 싶다
새벽이면 경동시장에 나가
모과며 유자며 철과일을 사들여
겨울 한철 끓여먹을 차도 만들고
폐휴지를 팔아 만든
조그만 푼돈으로는
분홍털실을 사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아이의 보조가방과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 아이의
코끼리 모자도 떠주고 싶다
결이 곱고 부드러운
천 한 마를 끊어다가
차 탁자 위에 깔 탁자보도 만들고
딸아이 마로니 인형의
앞치마도 만들어주고
정원에는 하얀 철제의자를 놓아
여름이면 오렌지쥬스를 마시며
월간잡지도 보고 싶다
봄 내내 봄내음을 안겨줄
개나리 나무도 심어보고
아름다움의 으뜸이라는
장미덩쿨도 키워보고
마당 한구석 어디쯤
조그만 연못을 파
앙증맞은 금붕어랑
거북이도 키워보고 싶다
남편이 돌아오면
그의 어깨를 살며시 잡아
하루의 고단함을 함께 해주고
꿀에 인삼가루를 재어 만든
시원한 인삼차도 대접하고 싶다
그가 저녁을 드는 동안
지난 여름 담근 매실주도 내어오고
생선 속살을 하얗게 발라주며
하루의 일과를 들려주고 싶다
아이들이 잠든 밤
노란 스탠드 불빛 아래
월간지 부록으로 나온
가계부를 정리하며
시어머니 생신이랑
여동생 결혼을 걱정하고
내달쯤에는 정기적금을
하나를 더 들어야 할 텐데...
그런 결심도 해보고 싶다
시린 어깨 위에
하늘색 스웨터를 덮어주는 남편에게
가만히 미소지으며
'나 시집은 정말 잘 온 것 같아’
그렇게 속삭이고 싶다
그렇게 살고 싶다
이 세상에 단 한 사람
당신과 결혼하고 싶다
- 옮겨온 글 -
카페 게시글
‥‥향기 ♡ 좋은글
이렇게 살고 싶다
가을연못
추천 1
조회 933
21.11.07 14:29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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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가을연못님 반갑습니다
오늘하루 즐겁게 보내셨나요
저는 시댁 친지들과 고향에 묘사 지내고 조금전에 왔어요
좋은글 올려주셔서 잘읽고 갑니다 사랑합니다~♡♡♡
묘사 지내고 오셨군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편한 밤 보내세요
고운님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변함없는 방문 감사드립니다
추워지는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고 편한밤 보내세요.
감사히 읽고갑니다 ~.
감사합니다
비가 내릴거라고 합니다
빗길 조심하시고
좋은하루로 보내세요.
좋은글 감사 합니다 건강하고 행복 하세요
고운걸음 감사드립니다
건강 유의하시고 행복한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