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사업다각화 성공...'한글과 컴퓨터' 김상철회장의 포부
'향후 3년간 러시아.중국.아프리카.남미 등 신흥시장을 공략해
문서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5%와 매출 1조2000억원을 달성하겠습니다.
또 헬스케어와 교육용 로봇 등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해 IT(정보 기술) 하드웨어 산업으로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27일 경기도 판교의 한컴 본사에서 만난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업체 한글과 컴퓨터(이하 한컴) 김상철 사장(64) 회장은
'전 세계 문서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우리의 경쟁자는 단 한 곳, 마이크로소프트(MS)'뿐'이라며
'MS가 취약한 지역을 집중 공략해 조만간 세계점유율 1%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1%를 돌파하는 순간, 우리 제품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신뢰도가 올라가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타는 '퀀텀 점프(재도약)' 시기가 올 것'이라고 했다.
인수 7년, 그룹 매출 10배 키워
'기업은 돈 쌓아두면 절대 안돼
헬스케어. 교욱용로봇 개척
IT 하드웨어 산업에도 진출'
김 회장은 2010년 450억원 안팎의 매출 정체기에 빠진 한컴을 인수한 뒤,
작년 계열사 16곳에 총매출 3500억원을 올리는 小그룹을 키웠다.
올해는 약 5000억원대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한컴 인수 이후 7년간 국내 차량용 소프트웨어 업체 MDS테크롤로지, 데이터 보안 업체 지엠디시스템,
벨기에의 문서 소프트웨어 업체 아이텍스트 등을 연이어 인수하며 사업 다각화를 해왔다.
'기업인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 회사에 돈 ㅆ캏아 두는 일입니다.
미래에 투자하지 않으면 그 기업은 도태됨니다.
돈을 벌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끊임없이 재투자해야 합니다.
김 회장은 '지난 7월에 방독면, 보호복 등을 만드는 국내 안전 장비 제조업체 산청을 2650억원을 주고 인수했더니
주변에서 깜짝 놀라더라'며 '다들 소프트웨어와 동떨어진 기업을 인수한 것으로 봤지만, 조만간 한컴이 AR(증강형실)과
위치 추적 등 각종 첨단 기술이 탑재된 소방관용 첨단 방화복을 만드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것이 융복합이라고 본다'며 '남들이 상상하지 못했던 제품에 우리의 장점인 소프트웨어 기술을 입히겠다'고 했다.
'시장에서 장사꾼이 북치고 장구도 치고, 피리도 불어야 구경꾼이 몰립니다.
한컴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여러 첨단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사업을 발굴해야 합니다'
김 회장은 '2020년까지 경기도 가평군 58만평 규모 부지에 연구센터와 연수원 등이 들어가는 '스마트빌리지'를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곳에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기술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은 물론이고,
KAIST(한국과학기술원), 한국전자톤신연구원(ETRI), 분당 차병원 등과 협업을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2주일에 한 번씩 전체 지원의 절반 정도인 150명 이상이 모이는 집단 회의를 연다'며
'리더가 위에서 아래로 백 번 지시하는 것보다 많은 직원이 회사가 나갈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공감해야 변화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것은 그의 휴대폰 소프트웨어 기업의 대표인 김 회장의 휴대폰은 첨단 스마트폰이 아닌,
인터넷도 안되는 구형 폴더폰이었다.
이유를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하루에 신문을 6가지씩 보면서 경제와 산업을 공부합니다.
컴퓨터를 잘 다뤄야 미래 산업을 잘 아는 건 아니죠.
미래 먹거리에 투자하는 과감함과 미래를 내다보는 시각이 중요한 거죠.
그게 진짜 IT 사업가라고 생각합니다. 임경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