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먹는 나이
순수한 눈으로
하나의 모습을 바라보고
맑은 마음으로
하나의 모습에 다가서고
두 손으로 감싸 안은
아릿한 울림이
그리운 서로의 가슴이 되어
향하는 느낌..
시작된 '사랑' 이라고..
그리움의 노래가 끝나갈 즈음
사랑도 익숙함으로 나이를 먹는다.
'편안함' 이라는
보이지 않을 만큼 ..
조금씩 시간을 먹고 자라난
사랑의 성숙하고 아름다운 이름으로
사랑도 나이를 먹는다.
- ‘훔쳐보는 일기/김시은’ 중에서..
너로 인해 나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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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그쳤다 내렸다
기온은 뚝
벌써 겨울로 접어 들려나?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이거참
밤을 쪘다
꿀밤 해서 애들에게도 주고 우리도 먹잔다
동물 챙겨 주었다
육추기 안 병아리 세마린 비실거린채 그대로 있다
물과 모이를 주었다
사는 날까지 모이나 주어야지
닭장에 내려가 하우스 안에 모이를 주었다
녀석들 안으로 들어오려 하지 않는다
내가 하우스로 몰아 한 마리씩 잡았더니 내가 있으면 들어오려 하지 않는다
나 나가고 배고프면 들어 와 먹겠지
묶어 놓은 숫기러기가 비를 쫄쫄 맞고 있다
저걸 풀어 줄까말까 망설이다가 그대로 두었다
풀어주면 또 수탉을 못살게 굴겠지
병아리장에 있는 오골계에게도 모이를 주는데 어제 넣어 놓은 병아린 아예 한쪽 구석에서 나오질 않는다
모두들 큰 닭이라 무서운가 보다
닭장 안에선 큰 닭 사이에서도 잘 살았는데 여기선 완전 쫄았다
차라리 하우스 안 병아리장으로 넣어 줄 것을...
좀 생각해 보아야겠다
집사람이 밥 데워 맛있게 비빈다
요즘 집사람이 밥을 잘 비벼 준다
내가 비비는 것보다 더 맛있다
된장국과 함께 맛있게 먹었다
뒷산에 올라가 밤을 주울까 하는데 비가 내린다
뭐 비맞아 가면서까지 주울 필요 없겠지
이 비 그치고 나면 밤도 다 떨어지겠다
그럼 올라가 한바탕 줍고 나면 올해 밤 줍는 것 그것으로 끝이겠지
찐 밤을 가운데로 쪼개 작은 티 스푼으로 밤알을 긁어 냈다
작은 압력솥 하나 쪘는데 까는게 시간이 꽤 걸린다
밤알을 까 전에 만들어 놓았던 꿀밤을 꺼내 밤을 더 넣었다
꿀에다 밤을 넣으면 꿀이 묽어진다
이건 냉장고에 보관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꿀이 물러져 시어버린다
밤을 가득 채우고 거기에 꿀을 더 부어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
큰애도 주고 우리도 먹어야겠다
다시 밤을 가져다 한솥 또 졌다
작은 형님께서 오늘 점심때 호장굴에서 기러기 백숙 해먹자고 했다
집사람이 전화해 보니 이미 모두들 와 있단다
우리도 빨리 가자고
난 12시에나 가면 될 줄 알았더니 아침부터 모였나 보다
도착하니 형수님께서 백숙을 끓이고 계신다
작은형님께선 동생들 모인다고 닭튀김도 사오셨다
또 형제들 모였다고 송편도 만들었다
닭튀김에 막걸리 한잔
반찬도 골고루
함께 모여 즐기는 것만 해도 좋은데...
요즘 몸이 피곤한데도 술은 잘 들어 간다
이거 혹 오기로 먹는 것 아닐까?
그러지는 않겠지
형님 채소밭을 둘러보니 배추와 무 갓이 잘 자라 있다
내가 심은 건 형편 없는데...
역시 형님은 농사를 잘 지으시는 것같다
모두들 국물 먼저 한그릇
국물을 마시니 마치 보약 마시는 기분
기러기 고기도 맛있다
동생이 기러기는 나이드신 분 기력보강에 좋은 거란다
기러기가 힘이 세 약이 될 것 같다
작은형님이 비아 닭집에 가면 기러기를 잡아 준단다
기러기 잡기가 힘들어 해 먹는 걸 망설였는데 손질해 준다니 겨울엔 한 마리씩 해먹어야겠다
김샘전화
비도 오니 바둑 한수 두자고
이따가 나가겠다고
이런 날은 바둑 한수 두는 것도 즐겁다
다이소에 들러 형광등과 정리 상자를 샀다
다용도실 형광등이 먹통
8년을 썼으니 갈아 줄 때도 되었지
병아리장에 그물 쳐 놓은 곳을 또 백봉 두 마리가 들어 갔다
난 들어갈 구멍을 못차겠는데 저 녀석들은 어떻게 찾을까?
참으로 귀신 곡하겠다
내 재주론 저들이 들어가는 걸 막을 수 없을 듯
그래 니네들 알아서 하렴
바둑휴게소에 가니 김샘과 승훈 동생이 있다
승훈 동생은 바둑을 두지 않으면서도 바둑 휴게소에 꼭 나온다
김샘과 한판
두점 접바둑 잡기 힘든데 두점을 놓는다
김샘은 장고파
난 바로 착수하는데 김샘은 바로 둘 자리도 몇 번이나 생각한 뒤 놓는다
스타일이 그러니 별 수 없지
이 판은 큰 실수 없이 판을 이끌었다
끝내기 들어서 한두집 승부 날 것같다
무리하지 않고 마무리 짓고 보니 두집을 이겼다
한두집 차이가 되었다는 건 비교적 서로 잘 둔 바둑이다
둘이서 무려 시간반을 두었다
한판의 바둑을 너무 오래 두는 것 아닐까?
김샘이 바쁘다며 일찍 들어가고
조사장이 나왔길래 한수
중반까지 잘 이끌어 왔는데 중후반 들어 완착이 몇 번
마지막엔 흑 대마를 잡으러 들다가 역으로 백 대마가 잡혀 버려 투석
수 읽기가 부족했다
한판 더 두자고 하니 소들 건사하러 가야 한다며 막걸리나 한잔 하잔다
바둑 한수 두려면 적어도 한시간 이상 걸리니 간단히 술이나 한잔 하자고
그도 좋겠다
낮에 막걸리 한잔 했지만 바둑 두느라 술이 다 깨 버렸다
수퍼에 가서 두부 안주에 막걸리 한잔
조사장은 집에선 일체 한모금의 술도 하지 않는단다
바둑두러 나와서나 한잔 한다며 나에게도 술을 참아 보시느는게 어떻겠냔다
난 점심 저녁때 술을 마신다
좋아하는 것이지만 도가 지나치는 것 같다
일하면선 땀 흘려 마셨지만 이제 그리 땀 흘릴 일 없으니 술을 좀 참아 볼까?
바둑에 대한 이러저런 이야기
우리 나이엔 바둑이 늘지 않는다고
지금 현상만 유지 할 수 있어도 만족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열심히 두어 보잔다
집에 오니 여섯시가 좀 넘었다
무슨 일로 일찍 오냐고
항상 이리 빨리 다니란다
그거야 상황이 달라지면 별 수 없지
낮에 쪄 놓은 밤을 집사람과 깠다
양이 많아 다 까지 못하고 일부만 까서 꿀밤 한병 만들어 놓았다
피곤하다
일찍 자는게 좋겠다
집사람이 연속극보며 부황을 떠달라고
피곤하지만 떠주어야지
부황 떠주고 바로 잠자리로
눈꺼풀이 감겨와 견딜 수가 없다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
비가 내리나 보다
님이여!
황금 연휴로 몸과 마음 힐링되었으리라
새로 시작하는 한주
기분 좋은 일들만 가득 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