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나는 큰 매형을 모시고 서울로 올라옵니다.
큰 매형을 남대문 옆의 경전병원으로 모시고 가자
시신은 옥상의 시체실 (지금은 영안실이라고 하지만 그때는 시체실)로 모셨습니다.
큰 매형과 시체실로 들어가자 하얀 보를 씌운 매형이 혼자 누워 있습니다.
큰 매형이 다가가서 홋이불을 벗기자
거기에 그렇게 사랑하던 동생이 차디차게 죽어 있는 것입니다.
큰 매형은 동생의 얼굴을 자꾸만 쓰다듬으시며
"이놈아, 네기 나 보다 먼저 가면 난 어쩌란 말이냐 어허허허"
통곡을 하십니다.
우리는 매형을 잠실 공동묘지에 묻었습니다.
다시는 보지 못할 매형이기에 마음이 부서집니다.
누나와 식구들은 큰매형 따라 용인 이동면으로 갔고
나는 작은 형이 일 하는 청주시 도립병원으로 내려 옵니다.
내가 생각이 쩗은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내가 제본소에 가서 사장님에게 사실을 이야기하고
서울에서 머물고 싶다고 하면
나를 그냥 버려두실 사장님이 아닐것인데
내가 미처 그런 생각도 못했습니다.
사람이 약고 똑똑해야 하지만 나는 늘 이렇게 바보 같습니다.
나의 큰 형은 1951년 겨울 피난에서 돌아온 후
앓다가 죽었습니다.
작은 형은 청주시 도립병원 사무실에서 근무하며 주로 심부름을 합니다.
잠은 제1병동 6호실에서 나도 함께 자며 밥은 병원의 식방에서 먹습니다.
청주 도립병원은 일본인들이 지은 엄청난 규모의 병원입니다.
앞의 이층건물만 해도 길이가 70m는 넘을 것 같고
이층에는 원장실이 있고 간호학교가 있습니다.
대합실에는 사무실과 내과 외과 산부인과등이 있고
밖으로 나가는 기다란 복도가 있는데 간호원실이 복도에 있습니다.
간호원실에서 양쪽으로 병실이 길게 눌어서 있는데
동쪽 제1병동에는 9개의 병실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반대편인 제2병동에도 9개의 병실이 늘어서 있습니다.
중간 간호원실에서 다시 위로 긴 복도가 나오는데 그곳에도
제3병동과 제4병동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제2병동 밖에는 시체실이 있고 항상 시체가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죽는 사람이 많다는 뜻입니다.
시체실 앞 마당에는 화장터가 있는데 수술 찌꺼기를 태웁니다.
그 앞 공간에서는 자주 죽은 시신의 해부가 있고
간호학생들이 빙 둘러서서 의사의 설명을 듣습니다.
나는 많은 구경을 하게 됩니다.
(계속)
첫댓글 갈수록 흥미진진 너무가슴아프네요
해바라3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어느새 1월도 다 간 느낌입니다
원 세월이 이렇게 빠를수가
인생이 곧은 신장로와 같을리는 없겠지요.
어서오세요 똘망똘망님 감사합니다.
날이 춥지요? 감기 조심하시고 늘 건강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