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
주둥이가 넓은 가마솥 한 가득 설설 끓는 국밥
소 부속물들이 붉은 양념에 섞여
뭉게구름 같은 김과 함께 구수한 냄새를 사방에 퍼트리며끓고 있다
수 십 년
국밥 기름에 반지르르하게 잘 절여진 오동통한 주인댁이
큼직큼직하게 썰어 놓은 대파를 통째로 가마솥에 들이 붓는다
아! 저 대파
고깃국에 푹 익힌 대파 한 국자 건져서
그 놈만 왈근왈근 ! 씹다 보면 들큰하고 구수한 국물이 목을 타고 빈속으로
내려가 온 세상이 내 것 인양 행복해질 것 같았다
수구레 국밥
늘 쳐다만 보고
제대로 한 번 맘 놓고 먹어 보지 못했던 지난 날 한으로다
한 동안 저녁은 으레 수구레 국밥 내장 탕 선지 국밥 이렇게 사 먹었던 시절도 있었다 (당시는 일터에서 저녁을 사 먹었을 때였다 )
칼칼하고
구수하고 들큰한 맛
젊어선 팍팍한 선지 한 덩이 접시에 옮겨와
숟가락으로 잘라 소금에 찍어 먹기도 했는데
지금 선지의 맛은 기억에서 지워지고 있다 ( 맛이 없다 배가 불렀음에...)
나는
예나 지금이나 좋아 하는 것은 수구레와 내장이다
수구례?
젓가락으로 집어 올려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생김이 자동차 부속 품 같기도 달구지 수례바퀴 같기도 하다
그 놈을 건져
둘레에 붙어 있는 난 실 난 실 하느작거리는 조직에 혀를 대 봤는데
그저 보들하고 맛도 모를 가녀린 육질 일 뿐이다
예전의 나는
국밥 속을 수저로 휘저어 수구레와 내장을 따로 건져 밥 뚜껑위에
담아 놓고 소금에 찍어 맨 입에 먹어 치우곤 했다
쫄긋 거리 되 질기지 않고 보들 한 맛,
그렇게 대단한 맛도 아니지만 난 늘 그 둘에게만
특별 대우를 해주었다
수구레 국밥
이젠 장터나 재래시장 쪽에서나 명맥을 유지 하지만
예전엔 큰 식당 메인 음식으로 명성을 날리기도 한 국밥이다
불리는 이름도 여럿
수구레국밥 선지 국밥 내장 탕
먹어 보면
다 거기서 거기건만
유독 잘하는 집에 가보면 붉은 국물이 아닌 들깨가루로 국물을 내어
고소함을 더 해 그 또한 먹을 만 했다
오늘 아침
아들이 출근하면서
“엄마, 오늘 일찍 퇴근하는데 수구레 국밥 먹으러 갈까?
웬? 명절 밑에...국밥은, 하면서도 며칠 전에 수구레 국밥이 먹고 싶네 했던
생각이 난다 그날은 생각이 났었다
지금은
별로 인데 ..
어제 장봐온 명절 고기 손질
야채 손질할 걱정에서 일까
오랜만에 아들 따라가 한 그릇 먹어 볼까
딸과 사위도 부르고
옛날처럼
소금 종지 따로 놓고
수구레와 내장만 골라 소금 콕콕 찍어 씹다보면
잃었던 입맛이 돌아오려나.
삶의 방 여러분 즐거운 설날 되세요~
올해는 그저 다 좋은 일만 있기를 기원 합니다 ~
첫댓글 겨울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날...
막노동을 마친 남자가 어깨 위의 눈을
툭툭~ 털며 선술집에 들어와 수구레 국밥
한그릇과 막걸리 한주전자 시킨다.
남자의 뭉툭한 손가락 끝에서 삶의 애환이
몽실몽실 돌아나오네...
아들.딸.사위와 맛나게 한그릇 드시고
오시기를....(^_^)
이제사 이름이 기억이나네요
청도 장터에 갔다가
수구레 국밥한그릇 먹었던
이름조차 생소했는데
장터에 간이 의자 주루룩놓고
대따시 큰 솥에 펄펄끓는 국밥
수구레였네요
맛의 기억은 별루 없으니
그저그랬었나 싶은ㅠ
오늘 추억소환하세요
온가족 모여서요
명절ㅡ가족함께면 즐거운거지요
청도 풍각 장터는 소머리 국밥이고
창영 장터에는 아직 수구레국밥집이
오래토록 자리지키고 있답니다
오래 전 여행 중 낯선 식당에 들러
육계장을 시켜 고기와 건더기를
따로 건져내어 소주를 한 잔 했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따뜻한 명절 보내세요~^^
수구레국밥 첨듣는데요..저는 따로국밥같습니다..ㅎ
저가 대전에 근무할 때
수구레를 잘하는 집이
있어 직원들과 갔었는데
쫄깃한 맛이 기억납니다!
요즘은
도시에서 잘보기 힘들어
추억의 국밥이 되었지요!
모처럼 아드님과 수구레 국밥과
막걸리 한잔으로 추억을
되세겨 보는 것도~
따뜻한 설 명절되세요.
아들 딸 사위 수구레 국밥..
얼마나 따뜻할까.
내일쯤 나도 따라해야지.
수구레국밥
따로건져서 소금에 먹은방법 ㅎㅎ생소한데요
사실 저도 수구레 국밥은 잘 모르겠습니다.
선지 해장국도 별 즐기지않은 식성탓에
글속에 빠져들지 못해 지송합니다.~ 오랜만입니다
실제로,
국 맛보다 글 맛에
식욕이 땡깁니다.
울 엄마
젊은시절 빡빡 문질러
손질한 내장탕이 그리운 건
후덥지근 느끼한
베트남의 날씨 탓만은
아닌 듯 싶습니다.
고달프지 않은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맛있는 장터국밥도 배불리 못먹어 보고 자란 시절의 서민들이 지만
행복도는 높았습니다
배고픈 시절엔
국밥 한그릇만 먹어도 기분이 좋고 행복하고 했지만
지금은 아무리 맛난거 먹어도 그런 행복감은 못느끼지요
수구레가 뭔지 모르지만
오랫만에 운선님 글이 수구레 국밥처럼 구수하고 좋습니다
명절 잘 보내시고 건강하게 행복하십시오
수구레국밥이 선지해장국의
또 다른 이름이군요
선지해장국
제가 좋아하는 음식이라
글만 읽어도
급 땡기네요 ㅎㅎ
옛 속어에
요리쟁이들 보고는
손 끝에서
아지나모도(조미료의 일본말)가
나온다라고 하더니
운선님은 글 쓰는
손끝에서도 나오나봐요
글 마다
입맛이 땡기는걸 보니..ㅎㅎ
감칠 맛 나는 님의 글맛에
늘 감탄 하곤 합니다 .
"수구레 국밥" 제대로 하는 식당가서
꼭 맛보고 싶군요 ㅎㅎ
가족분 들과 따뜻하고 다복한
설명절 되시길 바랍니다 ! 운선 님~
수구레 이름도 생소하지만 선지 국밥 비스무리 한거라 가늠해보며
실제 음식맛은 본 적없지만 항상 글맛이 뛰어나서 한 그릇 뚝딱한 기분의 운선님의 글입니다
일 나가지 않고 가족들과 함께 하는 설 명절
오래 오래 누리시길요
건강하고 편안한 경자년 되세요^^
수구레 소부속품 중에 가장질긴 부분 소가죽 이라고도
하고 구두 만들때쓰는 부분을 먹을거 귀할때 푹푹끓여 먹든것이지요
선지나 소내장 도같이 같이 넣어서 먹던 ~ 고기 귀하던시절 먹던 소가죽
부분을 수구레라고 했지요 ~~ㅎㅎ 더자세히 설명하자면 소가죽과 고기
사이에 붙어있는 소근육질부분 ㅎ 배고프던 시절 먹던 추억에 음식
내장탕 선지국 양선지탕 이런거하고는 약간 구별되는 수구레탕 ~~~ㅎㅎㅎ
수구레는 소 가죽과 살코기 사이에있는
콜라겐과 비슷한 부위라서 쫄깃한 식감
입니다.선지와함께 끓임 소고기국밥 보단
더 맛난 국밥 입니다
운선님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오늘은
김이 팔팔나는
따뜻한 국밥으로
설인사를 해주시는군요..맘이
늘 엄마품처럼 젖어들게하는
운선님표 글은, 역시 따끈하고
개미(맛이 깊다는 경상도식 표현)
가 있습니다.
늘 혼자하는 짝사랑으로
운선님을 그리워합니다.
무지 건강하시고
무지 행복하시길 기도하고있습니다.
가족분들과
행복한 구정 보내시고
새해 복도 많이마니 받으세요.
맛도
온기도
글향도 가득한
맛있는 글에 한참 머물다갑니다..^^♡
수구레 국밥이 지역 마다 있는가 봅니다.
저는 수구레 국밥은 현풍에서 유명한
현풍 할매콤탕 현풍 닭칼국수 현풍 현대식당 수구레 국밥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창녕 장날 이방 장날에서 수구레 구밥을 먹습니다.
집사람은 수구레 국밥이 맞지 않는다고해서 지인과 가끔 먹습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원조 현풍 현대식당의 수구레 국밥을 대접할께요.
아들과 딸 사위와 함께 먹는 수구레 국밥에 비할순 없겠지요.
운선님 설 명절 잘 보내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오마나
현풍소리를 다 듣습니다
저도 검색을 해보니
현풍현대식당이 수구레국밥
유명하네요
현풍까지 갈일이 있으려나 싶네요
한번 먹어본거라
다시 한번 먹어보고 싶은데
울 고향장메서도 국밥이 맛나서 고항가몬 장에 찾아갔디만 할머니가 아푼지 없어 졌데요~
내장 잔뜩 넣고 끐인 그 국밥 먹을데가 없는데~~
옛 생각 나게 하는글 잘 읽었슴둥~~
저는 가을 운동회때 국밥 생각이
많이 나네요 ㅎ
추억 합니다
명절 잘보내세요
운선님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