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 사는 범능스님의 작년 진주공연 모습입니다.
심청가에서 나오는 갈까부다..대목을 5월을 생각하며
만든 모양입니다.
5월을 생각하는 노래집인 '오월의 꽃'에 들어있는 곡이죠.
스님은 전남대 국악과에서 피리를 전공했고
소리는 작고하신 인간문화제 조공례선생님께 사사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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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는 때와 분위기에 따라, '유행'같은 것이 있어서 그 물결을 타고, 사람들의 생각은 한꺼번에 몰려다닌다. 우리사회의 음악들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게다가 해방 이후 '딴따라'를 우습게 보지 않았던 시대는 없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솔직히 시인해야 한다. 더불어 음지에서 배고프고 목소리 작았던, 그래서 눈에 잘 보이지 않았던 음악들에게는 미안한 마음과 사랑을 주어야 할 것이다. 대개 작고 소박한 것에서부터 시작된 그 음악들은 우리를 때로 빚쟁이로 만들었다. 결국 우리는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유행이라는 이름의 큰 물결들 속에 작은 음악들은 살아 남아 있었다. "동지들 모여서 함께 나가자. 무등산 정기가 우리에게 있다. 무엇이 두려우냐 출전하여라. 억눌린 민중의 해방을 위해 나가 나아가 도청을 향해 출전가를 힘차게 힘차게 부르세"'정세현'이라는 옛 이름을 가졌었지만, 지금은 '범능'이라는 이름의 스님이 된 사람의 노래다. 그리고 80년대부터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수없이 많은 길 위에서 부르곤 했던 노래다. 그의 1집 2집 음반들은 제도권의 언론사들에게 아무쓸모 없다는 듯이 외면당해왔었다. 그랬어도 모두들 알고 있다시피, 거리에서 뙤약볕 아래서, 들리고 불리우고 알려졌다. 그를 아끼는 사람들은 그에게, " 당신의 노래들이 평화와 사랑과 인권이 탄압받는 현장에서, 살아 숨쉬어야 마땅 할텐데, 어쩌자고 산사에 들어 앉아 있는거요?"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작은 항변일 뿐이다. 누가 누구에게..., 누구의 인생에 이래라 저래라 할 권리가 누구에게 있겠는가? 그는 어쩌면 맵고 차가운 현실의 벽 너머로, 자연의 수레바퀴에 올라 앉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사색을 먹고 사는 눈 푸른 운수, 납자 구름에 쌓여 도는 인간사, 속진을 떠나 나 여기 한 마리 꾸밈없는 푸른 학으로 무심천을 날아가리, 뜬구름 같은 인생 청산을 닮아 가며, 자연의 순리 따라 한 삶을 살으다가, 어느날 문득 지는 석양에 내 모습을 불태우리니" 그의 2집 '푸른 학으로'의 가사다. 나는 그를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 다만 스님이 자연에 순응하는 맑은 삶을 살고, 그의 노래에서 이르듯이, 그렇게 ,긍정과 이해의 삶을 살기를 바랄 뿐이다. 4월이다. 조만 간에 그의 새로운 음반 3집이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전라도 해남땅 미황사에서 열릴 4.26일의 '산사 공연'에 맞추어서 음반은 발매될 것 같다. 그럴 즈음에 3집 음반의 리뷰기사를 올려 보고 싶다. 스님이 되었어도 천성은 어쩌지 못해, 음악만은 그의 곁을 떠나게 하지 않고 있다. 우리를 빚쟁이로 만들다 못해 산사에까지 앉아 있는 그의 발 끝에 더욱 아름다운 정진이 있기를 기도해 본다.
-광주의 명물, 재즈바 포플레이 쥔장 나의승-
범능 스님 - 갈까 부다.w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