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2.25 (화) 맑음. 광운대역 1번 출구앞에서 같이 걷기로 한 걷기동행들을 만나서 - 초안산 둘레 - 쌍문 그린공원 - 도봉산 방학능선(힘든구간) - 연사군묘역 그리고 점심후 북한산 소나무둘레 길(소나무 공원)을 할려고 했으나....점심후 후유증으로 소나무 길 계획은 취소하고 집으로 간다.
오늘의 옥의 티.해산 마침 이후 전철역 찾아가는길이 멀고 먼 길이었다. 힘이 들고 지겨웠다.
1. 초안산은 일명 내시산이라고 조선왕조시 내시와 궁녀들의 공동묘지였다. 지방문화재로 지정하여 조사보호한다고 하였지만 관리가 엉망이다. 가는 길에 덩치 크고 대담한 청설모를 보았다. 이눔아....저장창고에서 식량 파헤쳐 물고 간다.
날씨좋고 등에서는 약간의 땀이난다. 옆의 동행 한 아주머니 ..... "아휴 세월이 이리도 빠른지 열두달중에 벌써 1월2월 두달이 아모 하는 일 없이 훌딱 지나갔어요. 그냥 이렇게 늙나봐요...." 그러자 조금 더 나이드신 어르신이 "사람들은 지난 시간이 쌓인 것만 보면서 아쉬어 하고 부질없는시간이 지나 갔다고 하는데 앞에 있는시간도 보면서 지금을 재밌게 지내구랴."
내가 무슨 큰 의미있는 존재인양 하루 하루를 의미와 살아가는 이유를 만들려고 애쓰는 것보다는 가는 시간 그냥 놔 두고 단 1초라도 여유롭게 기억하는 그런 하루하루이기를 바란다는 심정으로......어렵다.
2. 점심을 최고집바지락칼국수와 팥죽을 먹고 식곤증에 도봉동지역을 벗어 나서기를 잠시 갈등했다. 집으로.....장자를 만나려....갈까말까..
다시 걷기 30여분후 겨우 전철역을 만나 전철에서 한 정거장 정도 지났을까.. 그닥 못가서 잠이 들었는데 피곤했는지 내리 자면서 졸면서 정신을 못차리고 왔던 모양이다. 장거리인데도 ...정신 차리니 어쩔수 없이 장자 읽는 곳 내리는 곳이라 후닥닥 내렸다. 다행이다. 요즘에는 가만이 눈뜨고 있었도 그냥 지나쳐 몇 정류장 되돌아오는 경우가 비일비재였는데...목이 너무 마르고 시원한것이 먹고싶어서 가게에 들러 션한 카스를 사서 깜장 봉지에 돌돌 싸서 홀짝홀짝 마셨다. ㅎㅎ
콩세알도서관에 도착하니 플로라는 아들 군대보내고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김밥을 말아왔다. 30년주부답게 탄탄하고 정성이 깃들어...오랫만에 집에서 만든 김밥을 먹어보았다. 호호호.
3. 장자는...말이란것은 뜻을 표현하는 기구(방법)이지만 뜻을 표현 하고 나면 말을 잊게된다. 우리는(나는) 어찌하면 말을 잊는사람과 더불어 얘기 할 수 있게 되겠는가...이심전심을 말하는가 보다. 말이 없이 마음으로통하는 도술을... 外物 제26편에서는 자기 밖의모든 現象界에서 이를 어떻게 처신하느냐가 요지인듯하다.
모기리는 자신의 왼팔을 구한다고 스스럼없이 공개적으로 말하고 나를 지목하고 나 역시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고, 1년여 같이 지내고 나서 추잡하게 돈을 요구하였으나 내가 이를 듣지 아니하니 왼팔을 내치게 한다. 또 다른 왼팔을 찾아 나서는것이다. 통발이란 물고기를 잡는 기구이지만, 물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은 잊게된다. 올가미란 것은 토끼를 잡는 기구이지만 토끼를 잡고나면 올가미를 잊게 된다. 목적을 위한 수단은 목적을 이루고는 곧 필요가 없어진다. 그건 사물과의 관계이다. 사람과 사람사이에서는 관계은 존재하고 있어도 필요불필요 수요 공급의 원칙은 없는것이다. 그건 인간성을 무시하는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스스로 사람이라는 본성을 거부하고 아름다움을 구사하는 예술창작행위를 할 수 있는가 말이다.
4. 아침부터 생각했지만 나 자신이 모 어떤 의미를 필요로 하거나 큰 의미있는 존재가 아니고 비록 먼지처럼 살다가 가는 이 삶에서 미련은 없다. 허나. 살고 있는... 숨쉬고 있는 동안에는 재밌게 살고 싶다. 신명나게...
첫댓글 참 쓸쓸하다... 30년여의 주부라는 말에 토를 달려다 생각해 보니, 제가 여덟살때부터 부엌일을 시작해 사십년 가까이 부엌을 드나들고 잇더라구요. 정정할꺼도 없고 김밥을 맛있게 드셧다니 그저 기버요. 이 맛으로 음식한다니까요..
이런.....40년 주부인데..공력을 깍다니....ㅎㅎㅎ
엄청난 공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