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스포츠 선수와 연예인들입니다. 한해동안 얻은 성과를 상으로 보답받는 시상식 참석이 대부분이지만 연중 내내 바쁜 활동으로 한동안하지 못한 일들을 치르느라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정도일 것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인생에서 가장 의미있는 일을치르는 것이 있으니 바로 결혼식입니다.
어제(11일)였지요.한국 축구의 대표적인 골잡이, 정조국(FC 서울)과 탤런트 김성은이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 웨딩마치를 올렸습니다. 그리고 오늘(12일), 독일월드컵대표팀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이호(성남 일화)와 베이비복스리브의 양은지가 3년 간의 열애 끝에 결혼식을치릅니다. 이후에도프로야구 선수인 박한이(삼성 라이온즈)-탤런트 조명진 커플이 화촉을 밝히며, 축구의 염기훈(울산 현대), 테니스의 임규태(삼성증권) 등이 미모의 여인과 결혼식을 올려 인생의 새로운 동반자와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됩니다.
11일 오후 화촉을 밝힌 축구스타 정조국과 탤런트 김성은 부부 (사진-뉴스뱅크, 뉴시스)
많은 스포츠 스타들의 결혼이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지만 그 가운데서 정조국-김성은, 이호-양은지 같은 스포츠 선수-연예인 커플의 탄생이 잇따라 나오는 것이 더욱 눈길을 끕니다. 아무래도 세간의 관심을 받는 정도가 더 크기에 그럴 법도 하겠지만 의외로 스포츠 선수-연예인 커플 아니 부부가 많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입니다. 보통 같은 분야에서 일하다가 눈맞아 결혼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중의 관심을 받는 것만 같을 뿐 모든 면에서 다른 점이 많은 스포츠 선수-연예인 커플이 자주 탄생하는 것은 예전에는 자주 볼 수 없었던 결혼의 흥미로운 트렌드 가운데 하나가아닐까 생각됩니다.
올해 결혼한 운동선수-연예인 부부 가운데 대표적으로는 인터뷰장에서 눈이 맞아 결혼에 성공한 '국보급 센터' 서장훈(전자랜드)과 오정연 KBS 아나운서 부부가 있습니다. 공교롭게 국가대표 선수-KBS 아나운서 커플의 결혼은 이전에도 있었는데 바로 '터프남' 김남일(빗셀 고베)과 김보민 KBS 아나운서 부부가 있었지요.얼마 전 TV에서 축구대표팀 예비 명단 발표 관련 소식을 김보민 아나운서가 전하는데 직접적으로 남편의 대표팀 발탁 소식을 알린 것은 아니었지만 다른 때보다 흐뭇한 표정을 지은 것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만약 김남일 선수가 뛴다면 어떤 표정으로 소식을 전할지 자뭇 기대됩니다.
운동선수-연예인 부부의 원조를 꼽으면 1970년대 중반 교제를 시작해 대표적인 잉꼬 부부로 통하고 있는 홍수환(권투)-옥희(가수) 부부가 있습니다. 이들은 잠시 결별 과정을 겪었지만 1996년에 재결합해 그동안 못다한 사랑을 해 나가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금슬 좋은 부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또한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허정무 감독과 1970-80년대 대표 MC로 통했던 최미나가 1980년에 결혼해 30년째 신혼집 같은 분위기로 부부 관계를 이어오고 있으며, 얼마 전 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에도 출연한 바 있는 한국 농구의 전설 이충희(농구)와 탤런트 최란 부부 역시 서로간의 애정을 과시하고 있는 운동선수-연예인 부부입니다. 그룹 '백두산'의 록커 유현상은 '아시아 수영 스타' 최윤희(수영)와 결혼해 역시 좋은 부부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케이스로 꼽히고 있습니다.
운동선수-연예인 부부가 본격적으로 붐이 일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어오면서부터였습니다. '테리우스'로 통했던 안정환(다롄 스더)과 미스코리아 출신 이혜원이 결혼한 것을 시작으로 '국민타자' 이승엽(요미우리)과 모델 이송정이 화촉을 밝혔으며, 2002년 월드컵 이후 축구 선수들의연예인과의 결혼이줄을 이었습니다.(이 중 일부는 이혼하거나 커플이 깨진 경우도 있었지만...) 미남 탤런트 한상진은 여자 농구 간판 박정은(삼성생명)과 단란한 가정을 꾸렸으며, '예능 늦둥이' 윤종신 역시 1990년대 한국 테니스를 주름잡았던 전미라(테니스)와 지난 2006년 결혼해 '노총각' 딱지를 뗐습니다. 같은 해에는 영화배우 겸 가수 임창정이 골프선수 김현주와 결혼했으며, 이듬 해에는 탤런트 왕빛나가 역시 프로골퍼 정승우와 백년가약을 맺었습니다. 그밖에도 프로야구, 축구 선수 가운데 미스코리아, 슈퍼모델 등 미모의 여인과 결혼에 성공해 행복한 가정을 꾸린 사례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튼실한 사랑을 키워가는 커플 역시운동선수-연예인 부부의 잇따른 탄생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 인기그룹 SES 출신 가수 슈가 프로농구선수인 임효성(전자랜드)과의 열애를 공식 인정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으며, 오늘 오전에도 역시 김현수(두산)가 탤런트 허이재와의 열애설 소식이 나면서 역시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최근 군입대한 김정우(광주 상무)와 '슛돌이 매니저'로 활약했던 탤런트 겸 MC 이연두, '미남 축구 스타' 백지훈(수원 삼성)과 그룹 슈가 출신 배우 박수진, 프로야구 히어로즈의 간판 이택근(히어로즈)과 연기파 영화 배우 윤진서 등이 스타 커플로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운동선수-연예인 커플이 양산되는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튼실한 체격을 가진 듬직한 멋진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 연예인, 얼굴이 예쁘고 참한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 스포츠 선수들의 상호간 호감 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입니다. 또 서로가 워낙 바쁜 일정 속에 일을 하다보니 같은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보다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을 만남으로써 고민을 털어놓고 서로를 보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도 원인 가운데 하나로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뭐 이유가 어찌 됐든, 스포츠 선수와 연예인 부부, 커플의 탄생이 대중들의 엄청난 관심을 받는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런 만큼 수많은 팬들의 축복 속에 다정한 가정을 꾸리면서 각 분야에서 말고도 외적으로 보다 튼실하고 멋진 삶 사는 부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