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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아리랑, 밀양 그 속내를 찾아서
밀양(密陽). 이름 그대로 볕이 많은 고장으로 농사가 잘 된다. 대구, 부산, 창원 등에 먹을 거리를 공급하는 고장이기도 하다. 산도 높아 제악산, 사자평 등 영남 알프스가 감싸고 있고 역사도 얼음골 속내 만큼이나 깊다. 4월 초가 되면 밀양천 일대가 온통 벚꽃 천지로 바뀐다. 볕이 내리쬐는 봄날 밀양을 찾아보자.
얼음골 케이블카
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를 타면 상부승강장에 닿는다. 선로 길이만 1.8km 상부승강장까지는 10분이나 걸리며 주변 산세 감상하며 오르게 된다. 10여분쯤 테크를 따라 걸어가면 하늘정원이 나온다. 전망대에
서면 가지산, 사자평, 운문산 등 영남알프스 일대를 한눈에 들어온다.
능선만 걷기 때문에 쉬엄쉬엄 걸을 수 있고 원점회귀형 산행이 가능하다.
하늘 전망대에서 서서 건너편 백운산을 유심히 보라.
호랑이를 닮은 백호바위를 볼 수 있다.
구국의 일념, 표충사
얼음고에서 표충사로 향하는 길은 굽이굽이 골짜기를 넘어야 한다. 얼음골이 자리할 정도로 기온도 낮기 때문에 사과농사가 잘 된다. 애플로드를 따라 고개를 넘으면 온통 대추밭이다. 표충사가 나온다. 부산은 한창 벚꽃 천지지만 이곳은 아직도 한겨울.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재악산 표충사..충성 '忠'자 글씨가 유독 크다. 임란때 승병을 일으켜 국난을 극복한 서산대사,사명대사의 나라사랑 정신이 깃들여서 이렇게 큰 클씨를 썼나보다. 일주문을 지나면 소나무 숲이 마음을 때를 씻겨준다. 중간에 목비군락을 볼 수 있다. 표충사에 중건에 기여한 사람들을 위한 공덕비인데 목비인 것이 특징.
누각으로 들어가기 전 느티나무 아래 한 칸짜리 가람각이 눈에 들어온다. 죽은 자의 혼을 실은 가마가 경내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모셔지는 곳으로 극락의 세계로 들어가기 전 속세의 때를 벗는 공간이다.
초파일을 맞아 형형색색의 연등을 달았다. 이곳에 표충서원이 자리하고 있는데 사찰에 불교와 유교가 공존하는 재미난 사찰이다. 표충사당은 임란때 승병을 일으켜 국난을 극복한, 서산, 사명, 기허대사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국보로 지정된 은입사향완을 보고 싶었는데 ~~우천시 관람불가란 말에 발길을 돌려야했다. 월요일도 아니고 비가 온다고 문을 닫는 것은 지나치지 않을까. 일기예보를 보고 오란 말인가
사천왕문을 가려면 계단을 올라야 한다. 계단을 따라 연등이 서 있어 재미난 볼거리를 보여준다. 통일신라시대 만들어진 표충사 삼층석탑은 아주 늘씬한데 기암괴석의 재악산과 하늘 향해 솟은 석탑이 잘도 어울린다. 영남알프스에서 바람이 불어오자 탑은 풍경소리로 화답한다. 제자리가 아닌 듯한 석등이 탑을 향해 기도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좌우대칭의 가람배치가 아닌 옆으로 동선이 놓인 것이 이채롭다. 정면쪽이 협소하다보니 후대에 입구를 바꿔놓았다고 한다. 대광전을 중심으로 팔상전, 명부전 등이 자유롭게 배치되어 있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물은 H자 모양의 서래각. 현대의 마지막 고승인
효봉스님이 입적한 곳이다. 판사로 일하다가 돌연 입산해 근세기 선불의
기틀을 잡은 분이다. 아름다운 삶의 궤적만큼이나 꽃도 아름답다.
팔상전 앞은 이리저리 굽은 매화 한 그루가 서 있다. 온몸을 비틀며 부처님께 헌화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대광전은 표충사의 중심 건물. 세월 탓에 힘겨웠는지 활주에 의지해 서 있다. 용문양의 소맷돌 계단이 사랑스럽니다. 건물 벽에는 재악산 풍경을 담은 산수화가 그려져 있는데, 눈여겨 보면 산길을 달리는 트럭을 볼 수 있다.
숨은 그림 찾기.....이곳이 첩첩 산중임을 말해주고 있다.
雨花樓(우화루). 꽃비가 내린다는 우화루. 빗물에 젖은 개나리를 보면서 우화루의 감동에 빠져본다. 우리나라 3대 누각중에 하나인 영남루
지그재그 층층 돌계단 난 영남루 보다 영남루 올라가는 이 층층계단에 더 감동을 받았다. 노약자나 장애인도 함께 할 수 있고 도시 미관에도 기여했다. 이런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올라갈 때는 계단. 내려올 때는 경사길을 이용했다.
영남루 망와...밀양이 얼굴이란다. 화사한 미소에 감사하며 영남루에 들어선다.
영남루는 진주촉석루, 평양 부벽루와 함게 우리나라 3대 누각 중 하나로 손꼽히며, 조선후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누각으로 보물 제147호로 지정되어 있다. 정면 5칸, 측면 4칸으로 웅장하고도 장엄하다.
현판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교남명루. 문경새재 이남의 이름 높은 누각. 교남은 영남을 의미하는데 밀양사람의 자부심을 엿보게 한다.
누마루에 앉아 유유히 흘러가는 남천강과 부드러운 산세를 감상하는 재미는 예나 지금이나 똑 같다. 자연에 걸맞는 부드러운 들보를 잘 얹어놓았다... 그 감동을 글씨로 남긴 것이 현판이라 . 들
영남제일루.. 1843년 당시 이인재 부사의 아들 이중석이 11세에 쓴 글씨다.
더 놀라운 것은 그의 동생 7살 이현석이 쓴 글씨로 글자 크기가 1미터가 넘는다. 7살 유치원 아이가 붓을 어깨에 메고 새끼줄로 치렁치렁 온몸을 감고 두 손으로 써내려간 글씨다. 어린아이의 호방함에 감탄사가 절로 난다. 이현석 7세서
퇴계의 글씨
목은 이색의 글씨 그리고 문익점의 글씨도 만날 수 있다.
기둥과 기둥 사이 화반도 볼 만하다. 구름 위에 가부좌 부처가 있는데...자세히 보면 도깨비 치우천황의 얼굴도 보인다. 이 건물이 유교, 불교, 도교가 공존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모란, 당초등 다양한 꽃도 볼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천상의 꽃 바둑
한판을 두고 나니 200년이 지났다는 신선사상도 누각에 담겨 있다. 기둥마다 용이 꿈틀거린다. 가히 임금이 오를 만한 곳임을 말해준다.
남천강에 달빛이 비치면 금가루를 뿌린 듯 반짝인다고 한다.
그 방향에 용금루라는 현판이 자리하고 있다.
영남루에는 능파각과 침류각 익랑를 양편에 배치했다. 술에 취하면 작은 방에 들어가 눈을 붙이게 되는데 비를 맞지 않도록 이런 계단이 놓여 있다. 계단의 단청이 화려하다.
마당에는 석화가 피어 있다. 밀양아리랑의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좀 보소" 한겨울 그들이 본 꽃은 이 석화가 아닐까.
영남루 맞은편에 천진궁이 자리하고 있다. 단군과 역대 8왕조를 모신 사당이다. 부여, 신라, 고구려, 백제. 가야, 발해의 시조와 고려태조, 조선 태조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단군 위패와 역대 8왕조 위패 단군
영남루 뒤쪽으로는 예쁜 오두막집이 하나 있다. 대중가요 작곡가인 박시춘의 생가다.
진달래가 아름답다
그의 대표작 애수의 소야곡, 이밖에 굳세어라 금순아. 이별의 부산정거장, 비내리는 고모령 등 한국인의 심금을 울리는 노래를 많이 만들었다.
밀양아리랑 비
영남루에는 용이 노닌다면, 무봉사에는 봉황이 서있다. 푸른 단청의 일주문을 지나 게단을 따라 올라가면 주전이 나온다. 강변옆의 사찰을 보니 부여 백마강 고란사가 생각난다.
이 안에는 특이하게도 얼굴이 검은 피부의 부처가 앉아 있다. 1920년 공사하면서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꺼내보니 침전물이 얼굴 돌속에 들어가 얼굴만 까맣게 탈색되었다. 흑인부처라...검은 부처로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그 저의가 뭘까 다시 층층계단을 내려오니 아랑각이 보인다. 아랑의 전설은 훗날 장화홍련전을 만들어냈다. 느티나무가 기다란 가지를 뻗고 있고 그 엎으로 경사가 있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정수문이 나온다.
정갈한 느낌이다. 정순문
아랑이야기를 벽화로 그려 놓았다. 대숲은 아랑낭자가 죽임을 당한 곳인데 비석을 세워 놓았다. 앞에는 그녀의 넋을 기리기 위해 누군가 손거울과 팔찌를 갖다놓았다.
삼문동 벚꽃 나들이 휴먼시아아파트에서푸르지오 아파트까지 500미터는 온통 벚꽃.차없는 도로를 조성해 안전하게 벚꽃을 감상했다. 진해, 하동 쌍계사 등 복잡한 곳에 벚꽃 옇애 갈 필요 없다. 조용하면서도 운치있는 곳 밀양 삼문동 제방길
마을 사람이 운영하는 작은 축제까지 열린다.
자전거도 타고 밀양 산촌농원 오리백숙 4만5천원 푹 고와만든 오리 백숙. 찰밥이 나오면 국물이 말아먹는다. 반찬도 깔끔하다. 밀양시 상동면 055-353-2775 밀양 한천박물관 내 식당 <마중> 제주도 우뭇가사리를 말려 한천을 제조하는데 박물관까지 갖추고 있다. 식당도 깔끔하고 맛도 좋다. 모든 음식에는 한천이 들어간다. 한천비빔밥 8천원 치즈돈가스 1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