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조트에 들어오자마자
오늘은 어디도 가지말고 리조트에서만 놀자.
이 좋은 집을 두고 나가기 너무 아깝잖아
해 질무렵 호이안에 잠깐 다녀오기로 하고
신나게 짐을 푼다.
여긴 웰컴푸르츠가 마른과일이다
난 생과일이 더 좋은데
파인애플, 망고, 연밥 말린 것이 놓여있다
얼른 먹어줘야 예의지
연밥은 건강식을 먹는 기분이다.
바닷가에 나가보자
여긴 프라이빗 비치라서 한적하다
소란함도 없다
그저 파도소리와 시원한 바람
오롯이 그것만을 즐기는 사람들.
여유로움이 시간을 멈추인듯
마냥 좋다
잠깐 누었다 가자
음~~~
내가 원했던 시간이야
이걸 즐기고 싶었어
이 사진을 가족방에 올렸더니
짠딸 왈
어머! 나 다낭갔어.
이 로브가운은 짠딸이 빌려준 옷이거든요
모래를 씻어내는 물통과 바가지가 아주 귀엽다
미리 이메일로 맛사지 시간을 예약했다고 한다
오늘은 오후 3시
내일은 12시
맛사지 받기 전까지
우리의 귀여운 풀에서 잠깐 놀기로 한다.
하트 튜브도 미리 사놓았다며
바람 넣어달래야지 하며 가지고 나간다.
리셉션에서 통통하니 불어다 룸으로 가져다준다
파란 물색 풀과 너무나 강렬하게 어울린다
튜브만 띄워놔도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
튜브에 올라 누워보니
세상 편안하다
엄마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지?
딸아, 엄마의 동심엔 이런게 없단다
엄마는 바다를 초등학교 6학년 때
수학여행가서 처음 봤단다
엄마의 동심 속엔
이런 물놀이가 존재하질 않는단다
어떠니, 이제라도 이렇게 즐기고 있잖니?
꺅꺅!
엄마가 더 신났다 얘
자 이젠 맛사지를 받으러 가 볼까
스파 건물이 어쩜 이리도 멋질까
저 늘어진 나무들이 자연스럽고
시각적으로 시원한 느낌을 준다.
우린 시아추를 선택했다
몸에 오일을 바르지 않으니 깔끔하고 좋다
둘이서 엎드려 온 몸을 맡기고 있으니
잠이 솔솔 온다
엎드려 얼굴을 넣은 침대 밑엔
예쁜 꽃한송이가 화병에 담겨있다
엎드렸을 때 눈이 마주치니
참 기분좋다
누구의 센스일까
이렇게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니
내가 진정 대접받고 있는 느낌이다.
맛사지 받고 나오면
이렇게 귀한 사람에게 내 놓을 법한
차가 준비되어있다
편안하게 소파에 앉아 차 한잔으로
몸을 뎁힌다.
점심도 룸서비스로 먹기로 한다.
왜냐하면 우리집이 너무 좋거든요(또 집자랑)
먹고 수영하고
선베드에 앉아 책보다가 누웠다가
그냥 좋아요
이제 해가 지기 시작하니 슬슬 호이안으로 가 볼까?
바람 솔솔 불어서 한낮의 더위는 아니겠지
그랩택시를 부르니 금방 왔다
택시기사가
한국어를 잘 한다
한국에서 5년 넘게 일했다고 한다
돈 벌어와 집도 사고 차도 사고
성공한 사람이다
심심치 않게 말도 걸어 거리 설명도 해준다.
바람이 산들산들 불어 걷기에 좋았다
예쁜 등불이 켜지기 시작하니
어머 이 거리 참 예쁘고 좋다
그런데
해가 지면서 사람들이 점점 몰려들기 시작하니
너무 복잡한 거리가 되어버렸다.
순식간에 한적한 기운이 사라지고
어깨와 어깨가 부딪힐 정도로
사람이 많아진다
갑자기 훅하니 더위가 몰려온듯
습하고 땀이 줄줄
우린 얼른 콩카페를 검색해 피신하듯 들어간다
아이스커피를 여름에도 즐기지 않는 사람인데
여기선 뜨거운 커피를 도저히 못 마시겠다
냉방을 하는 것 같긴 한데
완벽하진 않다
문을 열어놓고 영업하니...
다낭 시내에 있는 콩카페보다
여기가 좀 깔끔하고 정갈해보인다
코코넛 스무디 커피 2잔에 9만동
우리돈으로 3000원
몸을 좀 식히고 나가니 좀 낫다
이 곳에서는 배를 타라는 호객행위가 너무 심해
도저히 걸을 수가 없을 정도다
상가 쪽에선
또 맛사지 받으라는 호객행위가 극성이다
에효~~~
무표정한 사람들의
배타라, 맛사지 받아라 하는 로버트같은 말투에
슬슬 짜증이 일기 시작한다
습한 더위가 한 몫했다.
식당도 다 문을 열어놓고 영업하니
선뜻 어딜 들어가기도 겁난다
이 더위에 실내에 앉아서 밥을 먹는다고??
우린 그냥 시원한 우리 숙소로 와서
어제 롯데마트에 주문한 쌀국수와 과일로
저녁을 먹기로 한다
메뉴하나 룸서비스 받아서.
우리는 배달민족임에 틀림없다
이 곳 다낭에 까지
배달문화를 퍼뜨렸으니....
딸애가 물과 과일, 주전부리거리
그리고 선물용 커피와 치약 등을
앱으로 주문했다
호이안으로 외출할 때
리셉션에 돈을 맡기고
우리 배달물건을 받아달라 했더니
거스름돈까지 야무지게 받아놨다
그리곤 친절하게 룸으로 가져다 준다
미국에서 남겨온 1달러 지폐
팁으로 맘껏 뿌렸다
저녁을 먹고
어슬렁어슬렁 바다로 나가보니
모두가 쉬고 있다.
썬베드도
파라솔도
파도마저도
그리고 모래밭엔 무수한 발자국들이
한낮의 지껄거림을 그대로 남긴채
어둠에 잠기고 있는 중이다
내일 새벽에 소가 와서
밭을 갈듯 모래를 정리한다고 한다.
이 광경 꼭 보고 싶은데....
카페 게시글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어 아름다운 길
딸과 함께 한 휴양지 다낭 - 나만리트리트 리조트, 시아추맛사지, 호이안, 콩카페 , 롯데마트 주문배달
최동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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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95
19.06.09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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