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나면 일 얘기만 하는 그, 저에게 애정이 식은 걸까요? 그와 사귄 지 3년째입니다. 언제부터인가 그는 회사에서 일이 생길 때마다 제게 상세하게 얘기하더니, 이제는 그것이 습관이 되어 저를 만날 때마다 일 얘기만 해요. 어떻게 해야 그가 일 얘기 말고 다른 얘기를 할까요? (배**·28세) 여성 앞에서 직장이나 일 얘기를 많이 하는 남자는 자기 과시형인 경우가 많습니다. 한마디로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는지, 혹은 능력 있는 사람인지 알아달라는 것이죠. 물론 당신에 대한 호기심이 줄어든 것도 또 다른 요인으로 거론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상황에선 무조건 화제를 다른 방향으로 돌리려 하지 마십시오. 자신의 관심 분야가 아닌 이야기에 급격히 흥미를 잃어버릴 수 있을 테니까요. 남자친구의 화제 속으로 들어가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가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요령은 직장 일이 아닌 다른 이야기에 당신이 좀 더 많이 호응해주는 것입니다.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상대의 반응에 반사적으로 행동하는 존재니까요. 본능적으로 ‘직장 소재’의 대화는 재미가 없었고, ‘두 사람만의 일에 관한 소재’는 대화가 재미있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어야 하는 것이죠. 또 다른 방법 중 하나는 공통의 화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주말 계획을 상의해서 잡아본다거나 같이 볼 영화에 대한 대화를 자연스럽게 연결해보는 것입니다.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그와 헤어져야 할까요? 연하의 직장 후배와 사귄 지 1년 정도 됐습니다.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사내 커플이라 동료의 시선이 매우 부담스러운데, 언제부터인가 그가 공사를 구분하지 못합니다. 싸우고 난 다음 날이면 제가 업무 지시를 내려도 빈정거리기 일쑤고, 질문을 해도 대답을 잘 안 합니다. 사적인 일로 사무실 분위기를 흐리는 그와 계속 만나야 할지 고민입니다. 그를 변화시키는 방법이 없을까요? (민**·31세) 연하에 직장 후배 남성이라. 왜 여성은 이런 딜레마를 스스로 택하는 걸까요? 아, 물론 모든 연하 직장 후배남이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아무튼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남성이라면, 글쎄요, 남자로서도 직원으로서도 그다지 훌륭해 보이진 않는군요. 당신은 나이도 많고, 직장에서 상사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남자친구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연인으로서, 고참으로서 어느 한쪽도 권위를 얻고 있지 못하다는 뜻일 겁니다. 기왕 연하남을 사귀었으니 무조건 그의 요구를 받아주거나 동의하지 말고 당신이 나이가 많고 상사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단호한 일면을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당신에 대한 존경이나 어려움이 느껴져야 남자는 긴장을 할 테니까요. 하지만 자존심이 강한 남자의 경우 두 사람의 관계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어찌되었건 힘든 연애를 하고 계신 것은 분명하군요. 행운을 빕니다.
그가 메신저에서 사라졌어요! 옛 회사 동료인 그와 메신저로 연결되어 있었어요. 회사를 그만둘 때 인사치레로 “언제 한번 술이나 한잔하죠”라고 말하잖아요. 메신저를 켤 때마다 “약속을 지키라”고 종용하는 그에게 못 이겨 그를 만났습니다. 헤어질 때 그는 “다음엔 내가 아는 술집으로 가자”라고 말했고요. 그런데 그다음 날부터 그가 메신저에서 사라졌어요. 더욱 괘씸한 것은 6개월 만에 그가 메신저에 나타나 “내가 아는 술집으로 데려간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말을 거는 거예요. 잠시나마 그를 좋아한 제 자신이 부끄럽지만, 그 남자의 속마음 역시 궁금합니다. (정**·31세) 남자에게 ‘술 한잔합시다’는 그저 지나가는 인사에 지나지 않습니다. 여성에게 하는 말이라도 그다지 다를 것은 없습니다. 물론 남자끼리 하는 것과 조금 차이가 있죠. 상대 여성에게 일정 정도의 이성적인 느낌이 있을 때 하는 이야기니까요. 하지만 6개월이나 연락이 없다가 다시 나타나 성의 없는 제안을 한다면 그 남자는 포기하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 한마디로 당신에 대한 태도는 ‘별로 힘들이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어쩌다 술 한잔에 잠자리라도 같이하면 좋고, 안 되도 그만’이라는 겁니다. 다른 남자를 찾아보는 게 자존심이라도 지키는 것이 될 듯하군요.
고독을 달고 사는 남자, 사귀어도 좋을까요? 동호회에 짝사랑하는 남자가 있습니다. 몇 번의 술자리를 통해 그에게 관심이 생겨 그의 블로그를 검색했더니, 블로그에 남긴 그의 글이 너무 처절하더군요. ‘외롭다’ ‘고독하다’고 연발 아우성을 치고, ‘힘들다’ ‘슬프다’고 우울한 글만 올려놓습니다. 그래서 위로가 될까 싶어 용기를 내어 전화를 하면 그는 “나야 잘 지내지”라며 쾌활하게 전화를 받는 거예요. 대체 어떤 게 그의 진짜 모습일까요? 그리고 블로그에 우울한 글로 도배한 남자, 사귀어도 괜찮은 걸까요? 어쩐지 그에게 상처만 받을 것 같아 대시하지도 못하겠습니다. (한**·27세) 블로그란 이중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죠. 단적으로 설명하자면 남들이 봐주길 바라는 일기장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 남자가 블로그에 ‘우울하다’ ‘슬프다’는 글을 잔뜩 써놓은 것은 ‘나에게 누군가가 필요하니 좀 알아달라’라는 뜻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당신이 대시하기에 가장 좋은 타이밍인 셈이죠. 하지만 한 가지 문제는 있습니다.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통해 공공연하게 자신이 ‘외롭다’고 외치는 남자는 좀 ‘유치한(!) 남자’인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세상에 외롭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그 감정을 오직 자신만의 것으로 생각하는 남자라면 생각도 그다지 깊어 보이지 않는군요.
좀 놀아본 오빠, 김태훈 팝 칼럼니스트. MBC FM 〈김성주의 굿모닝 FM〉의 ‘돈텔모모’,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서 ‘돌아온 선수 클리닉’ 진행. ‘선수’인지 모르겠으나, 순진하지 않은 매력남임은 분명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