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금동이
德田 이응철(수필가)
개와 고양이는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과 가까이 살고 있는 반려동물이다.
동해안에 근무할 때 강아지를 기른 적이 한번 있다. 새벽에 낚시를 갈 때면 오토바이에 먼저 올라앉아 맞이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고양이 역시 4500년전부터 사람과 살아온 동물로, 쥐를 잡아 곡식을 지켜주어 가까워졌다고 한다.
고양이는 곰살스럽지만 항상 야생성이 있어 할퀴고 덤벼 오싹할 때가 있다.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는 일찌기 말했다.
- 神은 인간에게 호랑이를 쓰다듬는 즐거움을 주기 위해 고양이를 만들었다.
지난 해 아파트에서 산책을 할 때 누런 고양이와 모처럼 친해 이름도 금동이라고 부르고 사랑을 나누었다.
아파트 내 어린이 놀이터에 앉아 있었다. 처음 보는 녀석이 스스럼 없이 다가와 자꾸 내 종아리 둘레를 돌며 몸으로 스킨십을 하는 게 아닌가!
생전 처음 고양이한테서 느껴보는 따뜻한 사랑이었다. 가까이 다가와도 몇번 쓰다듬어 주는 게 고작일 뿐 먹이가 없어 안타까웠다. 돈이라도 받는다면 주고 싶었다. 멸치를 사다가 주기도 했지만, 이웃 사람들이 주지 말라고 해 놀랐다. 짭짤하기 때문이란다. 금동이-, 어린이 놀이터에 가서 금동아 하고 부르면 어김없이 어디에 나와 달려와 꼬리를 친다. 엄청난 기쁨이다. 고교시절 한동네에 살던 정자와의 첫사랑이 떠오른다. 시골에서 저녁이면 만나고 싶어 신호를 보내면 문열고 나오던 그녀ㅡ. 그녀와 뜨거운 사랑을 하다가 오빠한테 혼줄이 나곤 세월이 흐르고 흘러 이 나이에 처음이리라.
그런 첫사랑의 열쇠를 준 금동이가 겨우내 볼 수 없었다. 아쉬움만 눈덩이처럼 커져, 까마득히 잊고 지내오다 며칠 전이었다. 잔뜩 일년이 지나서 녀석이 변함없이 달려오는 게 아닌가! 반가웠다. 녀석은 예전처럼 몸을 비비고 드러누워 배를 보이며 꼬리를 치며 난리를 친다. 어느 경로당에서 기른다는 풍문을 익히 들었지만 이산가족이 만난 것 같았다. ㅎ 어찌 이리도 정을 보여주는가! 못된 인간보다 나은 정도가 아니다. 왈칵 눈물이 솟다니- 변함없는 그 마음이 고맙고 고마웠다.
요즘 녀석들은 시대가 변하여 쥐도 잡지 못한다고 한다. 치약처럼 주는 먹이를 마트에서 판다. 애완견인 손님 고양이 먹이-
변함없다. 어디서 무엇을 하다고 먼저 내 발자국 소리를 듣고는 갑자기 나타나다니 ㅎ여간 반갑지 않았지만 어찌 할 수가 없는 게 한계였다. 금동아, 금동아 하고 불러주다가 몸을 자주 핥으며 무언가 자세히 귀기울이는 게 전부이다. 조류가 시도때도 없이 여기저기서 날개짓을 해서인가보다. 민화에도 보면 고양이와 까치란 그림을 본 것 같다.
고양이에 대해 지식이라곤 전무해 그 날 저녁 AI한테 물어보았다. 하루 12-16시간에서 많게는 20시간 잠이 많다고 한다. 호랑이와 사촌간, 호랑이 새끼라고 하며 옛 어른들이 영물이라고 격을 두며 불러왔다. 일찌기 이집트에서 신성한 동물로 숭배를 받고, 동양에서도 영리함을 인정받아 쥐를 잡아 복을 비는 동물로 불러왔다고 한다.
기분 좋으면 그르렁 거리며 표현을 한다고 했다. 독립적인 성향이 어지간히 강하다고 한다. 몸을 자주 핧는 것은 털을 깨끗이 하기 위함이며 체온조절의 수단이라고 건강의 청신호란다.
주위에 노년에 혼자 되어 반려동물과 흠뻑 정을 나누는 분들이 많다. 오죽하면 죽고나 애틋해 오래오래 슬픔을 이어가는 분들이 많으시다. 이곳은 주로 강아지와 한집에서 가족처럼 지내는 분들이 고양이 보다 많다.
금동이가 돌아왔다. 껴안고 집에 들어 들어가 동거인에 이름을 올리고 싶지만, 동물과 상극인 내자 때문에 가득찬 애완동물은 상상으로만 그칠 뿐이다. 누가 진돗개를 한쌍 준다고 선생님은 보신탕 안하시겠다고 다짐을 받던 학부모의 성의도 아내가 결국 강력 피켓시위를 해서 물거품이 된 적도 있다. 진돗개는 주인이 바뀌면 먼저 주인을 잊지 않는다고 하면서- .그럴 수록 함께 살고 싶은 마음이 요즘 다시 산불처럼 활활 타오른다. 며칠 전 마트에서 치약같은 튜브에 특별한 고양이 먹잇감을 사가지고 다니지만 요즘 폭염 때문인지 어디론가 사라져 아쉽다.
이젠 고양이가 결코 예전처럼 재수없는 짐승이 아니다. 바닷가에서 낚시를 할 때 대어를 낚아채자 기다리고 있던 고양이가 등뒤에서 덥썩 빼 물고 가 얼마나 원망스러웠던가! 야생성이 항상 내재되어 으앙하면 발톱으로 방어를 하는 모습은 소름끼치지만 종아리와 제 몸뚱이를 스킨십하는 사랑은 짜릿해 솜사탕 같아 영영 잊을 수가 없다.
금동아---. 누런 고양이가 많은 편이라 여기저기 그런 고양이를 보면 일단 불러본다. 금동아 하면 잠꼬대까지 했다고 하는데 정말일까? 내가 금동이에 빠져 요즘 해가 지고 달이 뜨니 샘이나서 꾸며낸 말이겠지만 ㅎㅎ 내 마음도 모른채 주머니 치약은 점점 쭈구러들다가 세탁 때 아내가 모두 버렸다니 분명 금동이와 삼각관계라도 되는 것일까?
폭염으로 40도를 오르내리지만 어린이 놀이터는 햇살이 무더기로 겁을 줘도 인내하며 두리번 거리며 힘차게 부른다.
-금동아-----금동아------<끝>
첫댓글 극한 더위에 금동이는 잘 있나요? 동물과 교감을 나누면 정서적으로도 큰 위안을 받으며 삶에 새로운 활력이 된다고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