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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직장인 K씨(서울 서초구)는 올해 초부터 입에서 신나같은 냄새가 나고 잇몸 염증이 심해 신경이 쓰였다. K씨는 최근 구강 검진을 받았는데 치과의사는 그에게 내과에서 혈액검사를 받으라고 권했다. 혈액검사 결과 그는 당뇨병이 있는 것으로 판정됐다. 20대 회사원 P씨(여)는 늘 왼쪽 광대뼈 부근에서 묵직한 느낌을 받았고 코가 잘 막혔다. 분당 Y치과의 진단 결과 위턱 어금니의 심한 충치가 원인이었다. 썩은 치아를 뽑고 항생제 치료를 받은 후 그의 축농증 증상은 사라졌다. 우리 조상들은 건강한 이를 오복(五福)의 하나라고 중시했다.. ◇치아와 장수 치아는 크게 세가지 기능을 한다.음식물을 씹는 저작(咀嚼), 대화가 가능하게 하는 발음,첫 인상을 결정짓는 미용기능이다. 건강한 성인은 모두 32개의 치아(이중 4개는 사랑니)를 보유한다. 충치.풍치(잇몸병)같은 구강 질환,사고.부주의 등으로 이중 일부를 잃는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80세까지 20개의 치아를 유지하는 것을 장수의 비결로 꼽는다.'80-20'캠페인을 벌이는 이유다. 현재 우리 국민의 건강 치아수는 이보다 적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65~74세 노인의 평균 자연 치아 수는 17개. 정부는 2010년까지 이 수를 19개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나 쉽지 않은 과제다. ◇치아의 전신건강 영향 예치과 김석균 원장은 "치아의 씹는 기능과 관련된 근육.신경은 뇌신경에 연결돼 있다"며 "치아가 부실해지면 뇌의 활동이 약화돼 치매를 일으키거나 머리가 나빠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일본의 동물실험에서도 씹지 않아도 되는 분말사료보다 딱딱한 사료를 먹은 쥐들이 뛰어난 학습능력을 보였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일본의 한 조사에선 씹지 않아도 되는 부드러운 음식을 먹으면 시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윗니와 아랫니의 맞물림이 나쁘면(부정교합) 아래턱이 앞.뒤.옆으로 튀어나오는 등 위치가 바뀌게 된다. 이 결과 목뼈가 비뚤어질 수 있고 이는 목.어깨에 통증을 부른다. 목뼈의 비정상은 등뼈까지 휘게 한다.이때 머리가 멍해지거나 편두통.만성 피로가 생긴다.적잖은 허리.무릎 통증은 치아에 원인이 있다고 치과의사들은 말한다. 지난해 경희대 치과병원은 대학생 50여명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검사를 했다. 학생들에게 권투선수의 마우스 피스 같은 교합 안정장치를 입에 물게 한 뒤 근력의 증감을 검사했더니 근력이 25%나 향상됐다. 일부 치아를 잃으면 사회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상실된 치아를 떠받쳐온 주변 치조골이 없어져 얼굴 길이가 짧아지고 주름이 많아지며 입 주위가 함몰된다. 앞니가 빠지면 발음이 새고 부정확해진다. 서울대치대 구강병리과 홍삼표 교수는 "외모가 늙어보여 자신감 결여.우울증 등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치아 상실로 음식을 잘 씹지 못하게 되면 건강.수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영양장애가 우려된다. 경희대치대 교정과 박영국 교수는 "특히 어금니를 잃으면 잘 씹지 못해 소화장애가 온다"며 "음식의 질감도 느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또 턱관절 운동을 조율하는 앞니를 잃으면 아래턱 운동이 불안정해져 음식물을 제대로 씹기가 어려워진다. 치아를 잃은 후 그냥 방치하면 인접 치아나 맞물리는 치아가 그 빈 공간으로 쏠리는 도미노 현상까지 일어난다. 전북대 치대 신금백 교수는 "치아를 모두 잃으면 온전한 사람에 비해 노동력이 15~27% 감소하고 틀니를 끼우면 이중 50%가 복원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치과가 종합병원'이란 책을 쓴 치과의사 황영구 박사는 "만성피로.천식.감기.알레르기.비염.어지럼증.두통.여드름.허리 통증.갑상선질환.혈압.중이염.생리통.불임 등이 치아와 관련이 있다"고 적고 있다. 자신을 찾아온 만성질환 환자의 80~90%가 치아 치료를 통해 만족할 만한 치료효과를 얻었다는 주장이다. 치아를 튼튼히 하면 심장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연구팀은 '심장병 환자는 87%가 치주질환을 보유, 건강한 사람(29%)보다 약 3배 높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또 미국 미네소타대학 연구팀이 최근 토끼에게 치태를 일으키는 세균들을 접종한 결과 심장이상 증세와 혈압상승 등이 관찰됐다.치주질환이 인슐린 생산을 방해해 당뇨병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2002-06-04]
[국민건강 업그레이드] 2. 치아 스트레스, 치아 좀먹는다 주부 K씨(29)는 임신 3개월째부터 잇몸이 들뜨는데다 칫솔질을 할 때마다 피가 나고 입냄새까지 났으나 '임신 중엔 치과에 가면 안된다'는 주변의 말을 듣고 3개월을 버텼다. 결국 치과를 찾은 결과 임신성 치은염(잇몸병)이었다. K씨는 치석을 긁어내는 수술을 받은 후 증상이 사라졌고 건강한 아이를 낳았다. 을지병원 치과 최은정 교수는 "임신 도중 잇몸질환 치료를 미루다 임신 말기에 심한 통증으로 고생하거나 출산 후 어금니를 뽑는 여성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충치(蟲齒)와 풍치(風齒.잇몸병, 잇몸뼈까지 손상된 치주염부터 풍치로 간주)는 치아 건강의 관건이다. 모두 32개인 자연치아(사랑니 4개 포함)를 16.3개(65~74세)로, 다시 10.4개(75세 이상)로 줄여놓는 두 주범이다. 일반적으로 35세 이전에는 충치, 그 이후에는 풍치 때문에 치아가 빠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치 보유수 세계 최고 수준
우리나라 5세 어린이의 젖니 20개 중 5.5개는 삭아 있다(충치 경험). 이 중 절반 가까운 2.6개는 치료없이 그냥 방치돼 있다.이같은 충치 경험률은 세계 최고 수준. 게다가 선진국은 지난 30년간 충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으나 우리는 오히려 증가했다. 보건복지부는 충치를 영구치 상실의 첫번째 원인으로 꼽는다. 영구치가 난 12세 어린이를 조사한 결과 충치가 3.3개로 세계에서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충치는 어릴 때 주로 발생하나 일단 생기면 성인이 된 후에도 계속 진행된다.충치 예방은 하루에 세번,식후 3분 이내, 3분 이상 이를 닦는 3.3.3 방법이 최상책. 예치과 김석균 원장은 "설탕 성분이 든 음식을 피하며 칼슘이 많이 든 음식이나 우유.야채.과일을 자주 먹을 것"을 권했다. 미국의 '어린이 치과저널'최근호는 치아에 가장 유익한 식품에서 가장 해로운 식품까지 순위를 매겼다. 체더 치즈→다이어트 콜라→우유→바나나→감자→감자칩→비스킷→콜라→빵→밀크 초콜릿 순서였다. 일본.호주에서는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하는 것이 충치예방에 더 효과적이라는 학설이 제기됐다. 일본 도쿄대 치대는 스트레스가 높은 집단이 낮은 집단보다 충치가 많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침에는 충치 유발 세균을 억제하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입안이 바싹 타(침 분비량이 80%까지 감소)충치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 ◇충치보다 치료가 어려운 풍치 삼성서울병원 치주과 이영규 교수는 "치아의 세균들이 플라크(치태)라는 일종의 '텐트'에서 생활하면서 배설물을 밖으로 내보내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 풍치"라고 비유했다. 충치는 금.복합수지 등으로 메우거나 신경치료를 하면 비교적 간단히 해결되지만 풍치는 만만치 않다. 장기간 치료가 요구되며 오래 방치할 경우 이 여러 개를 뽑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경희대 치대병원 박준봉 교수는 "이를 닦거나 사과를 베어물 때 잇몸에서 핏자국이 보이면 풍치를 의심해야 한다"며 "이가 흔들리거나 딱딱한 것을 씹기 힘들 때, 치아 사이에 음식물이 자주 끼거나 이가 들뜬 느낌이 있어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풍치의 주원인은 치태(齒苔.치아 표면의 세균덩어리)와 치석(齒石.치태가 단단해진 것)이다. 치아를 깨끗이 닦아 치태를 없애고 매년 한두번 스케일링을 하는 게 좋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서적 안정감과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갖는 것도 풍치 예방에 효과적이다. ● 이럴 때 충치 의심 ▶아프지는 않은데 치아가 검게 변하거나 구멍이 난 부위가 있다 ▶차고 더운 음식을 먹거나 마실 때 시린 부위가 있다 ▶입안에서 냄새가 심하게 난다 ▶치아 사이의 구멍에 음식이 낀다 ▶치통이 심하다 ▶가끔 잇몸에 뾰루지가 생겼다 없어졌다 한다 ●이럴 때 풍치 의심 ▶칫솔질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잇몸에서 피가 난다 ▶이가 흔들린다 ▶이 사이에 음식이 낀다 ▶음식을 씹으려면 시큰거린다 ▶잇몸 색깔이 검붉고 민들민들하다 ▶이와 잇몸 사이가 검게 변한다 ▶입에서 냄새가 난다 자료=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2002-06-11]
[국민건강 업그레이드] 3. 치아 이갈이 심하면 턱관절 다쳐…마우스피스 등으로 예방 ▲ 시린 이는 이가 나빠지기 시작한다는 첫 경고.[대한치과의사협회 제공] 직장인 정모(33.경기도 수원시)씨는 수면중 이갈이로 고민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가 욱신거리고 귀가 아프며 두통까지 느껴져 최근 치과의원을 찾았다. 의사는 정씨에게 "권투선수의 마우스 피스 같은 용구를 끼우고 자라"며 "주기적인 운동.산책.취미생활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약"이라고 조언했다. 생활 속에서 흔히 경험하는, 치아와 관련된 3대 고민거리는 입냄새.시린 이.이 갈이다. 원인과 예방.대처법을 알아보자. ◇입냄새 자신의 입에서 구취(口臭)가 나는 것을 잘 모르는 사람이 허다하다. 주변에서 알려줘 치료하도록 도와야 한다. 자신의 입냄새를 알려면 혀를 길게 내밀어 손등을 핥은 뒤 마른 후의 냄새를 맡는 것이 비교적 정확하다. 구미차병원 치과 임난희 교수는 "입냄새가 나면 대개 속병을 의심하나 원인의 90%는 입안에 있다"며 "충치.잇몸질환.제대로 나지 않은 사랑니.불량 보철물 등이 원인"이라고 꼽았다.
침이 적게 나와 입안이 건조해지거나 흡연시에도 입냄새가 심해진다. 구취를 줄이려면 단백질이 많은 육류 대신 과일.야채를 즐기는 것이 좋다. 껌을 씹거나 물을 자주 마셔 침이 많이 나오게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금연도 권장된다. 상당수의 구강 세정제는 입냄새를 일시적으로 감춰줄 뿐이다. 특히 알콜이 든 구강 세정제는 입안을 마르게 해 입냄새를 악화시킨다. 과산화수소수가 든 것은 장기간 사용시 혀의 착색 등 부작용을 일으킨다. 일시적이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입냄새는 아침 기상후(수면시에는 침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나 공복시에 나는 것이다. 노인, 임신.생리 중인 여성의 구취도 큰 문제가 없다. 입냄새 유발 성분인 황이 든 파.마늘.양파.겨자.달걀 등을 먹은 후에도 당연히 입냄새가 난다. ◇시린 이 시린 이는 이가 나빠지기 시작한다는 첫 경고다. 20.30대가 찬물.찬바람에 이가 시림을 느낀다면 대부분 잘못된 칫솔질 때문이다. 횡마법(좌우로 문지르는 것)으로 10년 이상 이를 닦으면 이와 잇몸 사이가 닳게 된다. 오랜 잇몸질환(풍치)도 시린 이를 부른다. 삼성서울병원 보존과 오태석 교수는 "치아 속의 부드러운 상아질이 노출되면 이가 노래지고, 찬 것과 더운 것에 민감해져 시린 증상이 생긴다"고 말했다. 예방하려면 주기적으로 잇몸관리를 하고 칫솔질을 위.아래로 가볍게 회전하면서 해야 한다. 치약은 이를 덜 닳게 하는 것을, 칫솔은 부드러운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치아의 법랑질(맨 바깥층)을 닳게하는 마른 오징어.고기 등 지나치게 질긴 음식과 섬유질이 많은 식품은 피해야 한다. ◇이 갈이 잘 때 이를 갈면 턱근육.턱관절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예치과 김석균 원장은 "수면 중 이를 갈면 정상적으로 음식을 씹을 때보다 평균 두배(최대 1백배까지)의 힘이 치아에 가해진다"며 "치아가 깨지거나 금이 가고 흔들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원인은 확실치 않다. 대전 임치과 임철중 원장은 "어린이는 동생이 태어나거나 엄마의 사랑이 줄었다고 느끼는 등 스트레스가 심할 때, 성인은 윗니와 아랫니의 부적절한 맞물림이 있을 때 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예방법은 특별한 것이 없다. 스트레스를 가급적 줄이고 플라스틱으로 만든 구강 가드를 치아에 끼고 자는 정도다. ◇ 입 냄새 예방법 -칫솔질.치실 사용.혀 닦기.양치 용액 사용 -금연.금주 -마늘.파.고사리.달걀 등 섭취 자제 -육류.고지방 음식 섭취 자제 -과일.야채 섭취 -편안한 마음 유지 -정기적인 구강검사(6개월마다) ◇ 이갈이 왜 해롭나? -숙면을 통한 충분한 휴식이 어려워짐 -치아가 심하게 마모됨(정상 때보다 두배 이상의 힘 발생) -치아가 자극에 예민해짐 -턱근육의 과부하.긴장으로 턱관절 문제 유발 -두통 유발 ※자료=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구강내과학회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2002-0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