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가는 동네가게 오케이마트가 있다.
아침 7시에 문을 열고 밤 12시면 문을 닫는다. 1년 365일을 하루도 빠지는 날도 없이 부부가 가게를 지키고 있다. 부부가 꽤 부지런한 사람들이다. 어떨 때는 혼자서 가게를 지키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함께 장사를 한다. 그래서인지 인근에 대형 마트 때문에 다른 가게들이 문을 닫아 없어지는데 비하여 오케이마트만은 성업 중이다.
이상한 것은 가게를 보는 부부가 다른 가게 주인들에 비하여 무뚝뚝한데도 장사가 잘 되는 걸 보면 신기하다. 아주머니가 조금 낫기는 하지만 바깥 양반은 말수가 아주 적은 편이다.
“양파 하고 당근이 어디 있지요?”
“저리 돌아가 보세요.”
아내 심부름으로 물건 사러 가서 묻는 말에 대답이 참 간단하다. 다른 가게 같으면 귀찮을 정도로 쫄래쫄래 따라 다니며 안내할 것인데도 이 집은 그게 아니다.
언젠가 가게주인들이 상냥해질 뻔한 적이 있다.
길 건너편에 누군가 청과물 상회를 차린 적이 있었다. 경쟁하는 가게가 생기면서 바깥 양반의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변했었다. 평소에는 내가 먼저 인사해야 예하고 받을 정도였는데 저 쪽에서 먼저 웃으면서 인사를 했다. 별일이다 싶었는데 맞은편 가게가 기를 못펴고 떠나자 가게주인의 태도가 다시 옛날로 돌아갔다.
주인이 무뚝뚝하긴 하지만 이 가게를 자주 이용한다.
물건이 수량이 적어 대형마트 가기 귀찮거나 대형마트가 문을 닫은 시간에도 품질좋은 물건을 구입할 수 있어서 좋다. 묶음 판매를 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세일을 하는 물건이 있어서 급한대로 이용하기 편하기에 이 가게가 마음에 든다.
“안녕하세요?”
“예.”
“청소하는 아저씨들이 가게 앞을 깨끗하게 해 주네요.”
“그야 그 만큼 투자하기 때문이지요.”
“이 가게 물건들이 아주 좋은 것들만 있군요.”
주인이 무뚝뚝하다면 손님이 먼저 상냥할 필요가 있다. 몇 마디 던져보니 주인 얼굴에 온화한 미소가 피어난다. 이야기 하다보면 오케이마트 아저씨에게서 나름대로의 인생경험을 읽을 수 있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