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정재분 시인의 다섯 번째 동시집. 부산 금정산의 산마을에서 소박하게 살아온 시인의 정갈하고 따뜻한 마음이 담긴 동시들을 모았다.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통해 삶이 주는 감사함을 동심의 시선으로 포착해내고 있다. 시인은 “풀꽃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옹달샘 물소리 같은 아이들의 마음을 모아서” 노래와 시를 쓰고 싶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맑고 청량한 시인의 잔잔하고도 소박한 이야기가 독자들의 감흥을 불러일으켜 주는 동시집이다.
<목차>
제1부 도토리 숨바꼭질
줄넘기 / 소중한 이름 / 도토리 숨바꼭질 / 나이테 / 금낭화 / 꽃들은 알지 / 나무는 / 봄이 멋진 건 / 꽃잎의 생각 / 꽃씨 속에는 / 봄바람
제2부 준이의 꿈
빈 학교 / 대화 / 참지 못해 / 나눔 / 내가 하고 싶은 말 / 내가 자란 이유 / 꽃신 / 꼬마 선생님 / 물수제비처럼 / 수평선 / 가을 선생님 / 여름방학 / 준이의 꿈 / 할머니 닮아 / 할머니가 안 보여
제3부 엄마가 달라졌어요
할머니 / 아기가 되고 싶어 / 고구마 가족 / 미사 시간 / 통도사 부처남 / 나무를 품은 바위 / 옹알이 / 두 번 피는 꽃 / 썰매타기 / 오선지 / 친구 / 엄마가 달라졌어요 / 힘드시겠다 / 달빛 음악회 / 스키장에서
제4부 금정산성
이웃이 많아서 / 마을 지킴이 / 초청장 / 금정산성 / 경작 금지 / 아름다운 목소리 / 첫눈 내린 날 / 막걸리 동창회 / 기다림 / 보약 / 된장 익는 소리 / 엄마 산 / 삼형제 마을 / 산성 마을
재미있는 동시 이야기
동심의 산성 마을에 무슨 일이?_박일
<저자 소개>
정재분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에서 아동학을 전공하여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2000년 『한맥문학』에 동시 추천을 받아 작품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동심시집으로 『이야기 주머니』 『둘이어서 다행이다』 『산성마을 아이들』 『그러고 보니』가 있으며, 전영택문학상, 부산여성문학상, 부산가톨릭문학상, 한국시낭송상, 한국동서문학작품상, 전국꽃문학상 등을 받았습니다. 현재 부산문인협회 아동분과위원장, 금정구문화예술인협의회 회장, 부산여성문학인협회 문화교육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출판사 리뷰>
자연 속에서 꿈과 사랑을 키워 가는
산성 마을 아이들의 이야기
동심이 가득한 세계로 어린이들을 초대해 온 청개구리 출판사의 동시집 시리즈 [시 읽는 어린이] 136번째 도서 『꽃잎의 생각』이 출간되었다.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에서 아동학을 전공하여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2000년 『한맥문학』에 동시 추천을 받아 작품활동을 시작하고 전영택문학상, 부산여성문학상, 부산가톨릭문학상, 한국시낭송상, 한국동서문학작품상, 전국꽃문학상 등 다양한 수상 이력을 지닌 정재분 시인의 다섯 번째 동심시집이다. ‘동시집’이 아니라 ‘동심시집’이라고 명명하는 이유 무엇일까. 해설을 쓴 박일 아동문학가는 “동심의 세상은 어린이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동심을 잃어 가는 어른들에게도 있”으며 “동심의 세상을 추구해야 한다면 동심시가 훨씬 수용의 폭이 넓”다는 이유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정재분 시인의 시세계에서 ‘동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대목이다.
거미줄에
뛰어내려
오늘은
비단실 그네를 타고 놉니다
바람이 등을 밀어 주고
햇살이 손뼉을 칩니다
꽃으로 살아온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꽃잎의 생각」 전문
어느 바람 부는 날, 꽃잎이 흩어지고 꽃잎 하나가 거미줄에 걸린다. 바람이 불 때마다 꽃잎은 거미줄과 함께 이리저리 흔들릴 것이다. 이런 사소한 풍경 하나를 보고 시인은 「꽃잎의 생각」이라는 작품을 탄생시켰다. 거미줄에 걸린 ‘꽃잎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시인의 시선과 마음이 바로 동심이 아닐까. 시인의 세계에서 꽃잎은 피치 못해 거미줄에 떨어진 것이 아니라, 직접 거미줄로 뛰어내린 것이다. 흔히 떨어진 꽃잎은 끝을 의미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모험의 시작일 뿐이다. 거미줄은 이제 ‘비단실 그네’가 되고 “바람이 등을 밀어 주고/햇살이 손뼉을” 치며 꽃잎과 함께 해준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따뜻한 작품이 될 수 있지만 시인은 “꽃으로 살아온 것이/자랑스럽습니다”라는 한마디를 덧붙인다. 그동안 아름다운 꽃으로서 다른 이들의 눈과 마음을 풍성하게 해주었으니 오늘을 맞이한 것이고, 이러한 자신의 삶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음이 느껴진다.
이렇듯 이재분 시인의 작품에는 삶이 주는 감사함을 포착하는 동심의 시선이 엿보인다. 모두 다른 맛을 품고 있어 이름이 생긴 것이라며 이름을 소중하게 여기는 「소중한 이름」, 나누어도 줄지 않는 빛이나 공기처럼 자신의 웃음과 마음을 나누리라 다짐하는 「나눔」, 아빠가 만들어 주는 썰매를 타며 그 사랑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으리라는 단단한 마음이 느껴지는 「썰매타기」, 길바닥에 버려진 나뭇가지건만 자신이 필요한 할머니를 만나면 든든한 친구가 되어 줄 수 있다는 「친구」 등의 작품이 그러하다.
정재분 시인은 부산 금정구 금정동에 있는 산성마을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해 아이들을 만나 왔다. 금정산 중턱에 있는 이 금정산성은 국내 산성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산성이라고 한다. 시인은 맑은 공기 가득하고 “모두/같은 학교 동창생이라서//할아버지도 선배님/아빠도 선배님”(「막걸리 동창회」)인 산성마을에 애정이 가득하다. 2017년에 『산성마을 아이들』이라는 동심시집을 낼 정도로 이곳에서 만난 순박한 아이들의 모습을 시로 그려내길 즐겨하였다. 이번 『꽃잎의 생각』에서도 “꾸미지 않아서/푸른/자연의 마을”(「산성 마을」)인 산성마을의 풍경과 마을 사람들을 다룬 작품들이 다수 수록되어 있는데 4부에 주로 배치되어 있다.
오솔길 옆에 고개 내민 산딸기
손 물들도록 따먹어도
갈잎 속에 숨은 도토리도 한 주먹
또 내어 주고
힘줄 굵어진 나뭇가지
휘어질 듯 그네를 타도
말없이 반겨 주는 숲 그늘
늘
엄마 냄새가 난다
---「엄마 산」 전문
금정산에 위치한 산마을이니만큼 산성마을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할 때 산을 빼놓기는 어려울 것이다. 「엄마 산」을 읽어 보면 ‘엄마’라는 존재와 ‘산’이 얼마나 친연성을 지니는지 다시금 깨닫게 된다. 어린 아이로 보이는 화자는 오솔길을 걷다가 군침이 도는 산딸기를 발견하고 손이 다 물들도록 실컷 따먹는다. 하지만 산은 화를 내기는 커녕 갈잎 속에 숨어 안 보이던 도토리도 찾아내 한 주먹 내어 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나뭇가지를 붙잡고 휘어질 듯 그네를 탄 화자의 땀을 숲 그늘을 내주어 식혀주는 것도 산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 여러 잘못을 저질러도, 많은 것을 요구해도 다 안아주고 받아주는 엄마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한 발 더 나아가서, 산이 엄마고 엄마가 곧 산이라면 우리가 자연을 어떤 마음으로 대해야 하는지도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다.
정재분 시인은 동시 「기다림」에서 “풀꽃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옹달샘 물소리 같은 아이들의 마음을 모아서” 노래와 시를 쓰고 싶다고 고백한다. 박일 아동문학가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나를 보여주는 시인의 태도”라고 이 시를 평가했다. 부디 많은 독자들이 『꽃잎의 생각』에 담긴 맑고 청량한 시인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바란다.
<추천평>
『꽃잎의 생각』은 다섯 번째 동심시집입니다. 이 시집은 메마르고 거칠어지는 이 세상을 산성 마을처럼 맑고 푸르게 가꾸고 싶은 시인의 기도입니다. 또한 특유의 재치 넘치는 비유와 발상, 따뜻한 인간애 등이 더해져 깊은 감동과 재미를 줍니다. 또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오랜 기간 산성마을에서 살아오면서 체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구체적이고 사실적입니다. 여기에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표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뛰어난 시적 재능과 사랑과 감사라는 따뜻한 마음이 더해져 이 시집의 내용을 풍부하고 거룩하게 합니다.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 시집이 코로나19로 팍팍해진 우리의 마음에 동심의 온기를 심어 주면 좋겠습니다. 온누리에 동심의 별들이 반짝반짝 빛나기를 소망합니다.
- 박일 (아동문학가)
출처 : 꽃잎의 생각 - YES24
첫댓글 발간을 축하합니다 ☆
발간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