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가을인줄 알았는데
잊지못할 그리움이 남았음인지 가다가 되돌아온
한여름의 낙오병들.....
늦더위의 맹위를 실감하며
가을을 낚으러 또다시 지리산행에 나섰다.
올들어 2회에걸쳐 당일종주를 하였건만
왠지 다 이루지못한 조그만 아쉬움이 남아있었기에
그 기대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화엄사에서 대원사.
도상거리45km
더하여 노루목에서 반야봉 왕복2km
합하니 47km
구례행 야간열차에서 허무강과 반갑게 악수로 만남을
자축하며 가볍게 시원하고 쌉쌉한 음주로 우선 잠을 청한다.
익산에서 승차한 꺽쇠와 함께 구례역에 새벽3시 20분경 하차하니
여전한 호남의 신사 들풀처럼과
중랑천의 다크호스 적토마가 미리와서 반갑게 맞아준다.
영남권친구 권오양,김형도를 기다리기위해
역전앞 전주해장국집에서 반주 곁들여 시원하게 한그릇씩 비우고나니
꺽쇠가 얼른 일어나 뚝딱 계산을 해치워버리고,
미리도착해서 인근 어디에선가 잠을자다 이미 오바된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달려나온 오양,형도친구
택시 기사들과 적당한 운임을 흥정하고 화엄사로 직행.
새벽 4시30분경 화엄사에 도착하니
칠흙같은 어두움이 우리를 반길뿐이다.
화엄사의 경건함도
인경소리도 모두 어둠에 묻힌듯 고요하기만 한데
계곡을 타고 내리 흐르는 물소리만이 청아하다.
당일종주를 염두에둔 꺽쇠의 발걸음이 예사롭지않다.
어둠과 이슬맺힌 잡목을 헤쳐나가는 그의 발걸음은 이미 노고단 돌파를
2시간 이내로 작심한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노고단에 오르니 6시46분
정확하게 2시간16분만에 노고단을 접수하고
간단하게 간식을하니 벌써 땀은 머젖고
오히려 한기가 엄습한다.
아~그렇구나
어김없이 가을의 길목에 들어섰구나.
노루목까지 선행을 주도한 꺽쇠와 아쉬운 작별로 먼저 보내고
우리는 형도에게 베낭을 맡긴체 반야봉으로 오른다.
지리산 제2봉답게 지리산을 두루 조망할수있는 앉음새가 그만이다.
비록 흐린날씨로인해 수려한 경관을 적당하게 마음을 그려봄으로 만족했지만....
연하천에 도착하니 많은 산행객들이 이미 장사진을 치고있고
덤으로 비까지내리다보니 일순간 혼란스럽다.
어찌어찌하여 취사장진입에 성공 말띠아줌들 자리를 슬금슬금 밀어내고
이내 우리가 점령하며 넉살좋게 김치며 버너며 신세까지 지게된다.
오는도중 간간히 맛있는 간식으로 허기를 채워나서그런지
점심들은 대충먹고
허무강이 가져온 팩소주 7개를 적당히 고루 건배하며
베낭을 들쳐맨다.
하여튼 말띠 아줌씨들과의 수작은 벽소령까지
이어지고 나서야 작별을 고하고 우리는 다시 세석으로,세석으로.
점심을 소흘히 한탓에 배고품이 시작된다.
칠선봉에서부터는 속까지 쓰리는데 무심하게 비까지 내리니 우의를 걸쳐입은
내모습이 참으로 무거워 보였을게다.
6시경 드디어 세석에 당도
여기도 이미 많은 산행객들로 발디딜 틈조차없다.
숙박 예약도 안되었고 그렇다고 예비자 명단에 넣어놓은것도 아니고...
이미 이것을 예상하고 침낭까지 준비해왔지만
그래도 침낭보다는 룸이좋지 않겠는가.
잠자리는 그렇다 치드라도 어디 엉뎅이걸칠데 하나없는 이 비좁은곳에서
우선 취사가 걱정이라 모두들 몇군데 탁자에 온 시력을 집중한다.
혹여 취가가 끝나가는 자리를 선점하기위해서다.
다행이 국방대학 일행들이 자리를 비워주어
그곳에 진을치고 우리도 맛있는 저녁요리를 개시하니
또다시 그들의 버너와 몇가지 부식을 덤으로 찬조를 받아 서로 일순배.
적토마 가가져온 4홉들이 소주 2병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허무강의 발렌타인이 비장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것도 일순 흔적없이 사라지니
국방대학 육군소령으 명으로 그들의 후배가 다시 소주대령....
산행대장 들풀은 잠자리를 얻기위해 동분서주
다행히 잠자리 예약이 완료되고 술팀은 술을
취침팀은 취침을.....
자다일어나보니 실내가 너무덮다.
빼곡히 누워있는 인간들의 군상, 열기
그들 모두 가슴 한구석에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각자의 생각을 안고왔겠지?
도저히 잠을 못이루고 일층으로 내려오니 한결시원하다.
시원함을 베게삼아 누워보니 잠도 스르르
자다보니 허무강도 내려오고.
새벽3시30분기상.
일찍일어난 허무강과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땅콩으로 에너지를 생성시키노라니
들풀도 일어나고 들풀이가져온 자두로 입가심까지하니
적토마 오양,형도 모두 기상한다.
적토마 가가져온 미숫가루를 오양친구가 적당하게 믹싱하여
각자의 펫트병에담고 4시30분경
천왕봉으로..
가벼운 발걸음으로 장터목에 다달아
아침준비,
들풀표 김라면,김누룽지로 포식하고
커피한모금으로 목을적셔주고 천왕봉을 밟으니
대략 아침7시 정도.
운무에 휩싸인 지리산 골짜기마다 간간히 삐져나온 봉오리가 천상을 연상케한다.
어제저녁 다 마셔버려 정상주는 없었지만
안주는 남아 정상 안주로 대신하며
천왕봉을 남겨둔채 대원사로 하산 시작하니 벌써 중봉이 버티고 있다.
견고하게 버티는 중봉을 넘어 고저행군을 계속한다.
오를때보다 내려올때가 더힘들다지만
이코스는 정말 노련미가 필요한코스 같다.
넘고넘어 치마목 산장까지 내려오니 가스는 더욱기승을부려 발길이 어두웁다.
알탕에 대비 몸을 덮히자고 선두에서 질주하는
허무강을 뒤쫓으니 바닥났던 육수가 또다시 범벅이된다.
새재를넘어 비둘기봉 산장이 나타나고 선착한 산행자들의 막걸리잔이
눈에 들어온다.내려오는 길옆 울창한 송림의 장관은 안면도 해송을 압도한다.
형도 친구의 배려로 대원사 주차장까지 무사히안착하니 12시경.
심산수곡의 선경에서 무공해 알탕을하고나니 신선이 따로없음이다.
잘차려진 메기탕에 취향대로 음주개시
공복이 메워질쯤에 나온 자연닭에 또다시 추가 몇병이 쓰러지고
진주역에 도착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캔맥으로 아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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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청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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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10
05.09.0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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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무 탈없이 종주 하느라 정말 고생 많았다 이젠 말톤 대회에서 뭔가 기대해 봐야 되겠네 에너지 재충전을 위해 이젠 푹 쉬렴
적토마야~ 기다리다 지쳐 성질급한 내가 올린다. 살좀붙여 더올려라.
익산에서 기차에 오르니 신발은 말톤화에 쐐주냄시는풍기고 얼굴을 보니 우리또래 허허~ 난중에 알고보니 허무강이 바로 옆지기 였었네. 청량산 배낭보니 옛날 군시절 완전군장 생각나고. 적토마 까진발 끌고와 칼날같은 약속 지켜주고, 업자 들풀처럼은 적은 인원에 아쉬운듯, 자칭 59년(?)멍들의 구수한 입김에, 어느덧..
잠좀 청한다고 천안을 갓 지난 열차안에서 청량산을 만나서 소주, 캔맥주 각일병씩을 넘어뜨렸는데도 잠은 안오고 알딸딸 ~~, 옆좌석을보니 키크고 잘 생긴 건장한 옆사람을보고 이 사람도 장거리는 잘 달리겠다 생각하면서 구례역에 도착해서 보니 야가 꺽쇠란다. 사람 인연이란게 ~~ㅎㅎ, 꺽쇠야 너 정말 산 잘타드라!
청량산 들풀처럼 너그들 그 무거운 배낭 짊어지고 산 정말 잘 타드라, 산행에있어 제일 중요한 엄지발가락 부상중임에도 약속을 지키려 끝까지 선두에서 동행한 적토마에 신의에도 고맙다, 글고 처음 본 대구 멍 권오양과 김형도 반가웠다.
올해안에 오르겠지. 부럽다, 정말이지
이틀간 그야말로 최고의 산행 이었다!!
하엄사 에서~~~대원사 까지 12시간 주파 못할까? =왕복,,,24 시간주=가능성 보이는데?,,,지원자 모집,
무박2일로 왕복까지는 생각 해 봤는데, 24시간주는 꼬랑지 내릴란다.
넉넉함으로 다녀온 산행 축하한다.
와~~~~~~대단해~감탄밖에 할것이없음 담에지리산감 따라갈렸더니 취소 ㅎ 휴~우 클날뻔했네 아뭏튼 잘이기고 종주한 산행 축하 ㅎㅎ
그림처럼 잘 썼네..난 시월이 오는게 무서워 걱정이 태산인데 요거 퍼다가 붙여놓구..매일 읽으면서 마음 다잡아야쥐~ 그나저나 달달이 애 많이 쓰네그랴~~ 지리산이 이뽀하겠당...축하하고...부럽오~ ^*^
권오양 이라해서..난또..권양,오양,두 츠녀를 대동했는줄 알고..이를 빠드득 갈었는데...후훗^^ ... 권오양님 미안합니데이~~ ^*^
화음아 권오양 이 넘아 말도 잘하고 잘 생겼드라, 글고 지가 우리 개띠방에 들어오면 닉을 잡초인가 야생화로 쓴다고 일단은 이 두닉은 보류시켜달라 하드라 ㅎㅎ,
권양하고 오양은 영남판 무무여~ㅋ
아~~~~~~~~~~~~~~~~~~~~~~청량아~~~~~~~~~~~~~~ 무지 브럽구나,,,,,애고 브상한 내 신세,,,,,
멋진 산행이였구나. 부럽다들....언제나 한번 다녀오려나??
멋지다 !....능선능선 구비구비가 연상된다. 역시 산행은 1박을 해애 제맛이여...부럽다 !
지리산이 길기도 하구나.......
살갑게 표현한 친구의 산행기에 내가 운해에 쌓여져 있은 지리산속에 뭍혀있는듯하다.
복병을 만나 함께하지 못해서 미안타 가을 단풍놀이나 가야겠다
올해만 해도 3번째 지리산종주!!!지리산 이렇게 다녀서 고속도로 나겠다 양양 갈때 너 전화받고 잔잔한 호수에 돌맹를 던져 내 마음이 마구 흔들렸던거 너는 모르지? 긴~~~여정의 산행 정말 잼 있었겠다 무강이도 잘 갔쟈?
천왕산 탈출한다고 죽을둥살둥올라 천왕봉 밟았어,꽃님이한테 보여준다고 사진도 찍고..ㅋ
한마디로 부럽다~~
멋진산행 잘보냈구나. 부러운넘들!
올 여름에 지라산 종주 계획 했서는데 부럽구만
여유로운 산행에 지리산을 그대로 옮겨논 글솜씨가 나를 유혹하는구나 .꼭 같이 갈려 했는데 동행 못해 무척 아쉬웠다 . 그노매 집드리...
지리산만 가면 다들 시인이 되는구나(이미 시인인줄은 알고 있었지만)그럼 올해만 천왕봉을 몇번 밟은겨?친구들과 함께한 멋진산행 추억으로 또 남겠구나
3번.... 사실은 사계의 지리산을 보고싶은데.
알탕까지..? 지금은 춥지 않나? 다들 씩씩한 멍들이구만.
대단하다 청량산 지리산 또갔니? 세상에 .. 대단타 ..부럽다 나중에 나도 데려가 ..
멋진 추억 만든 지리산팀 부럽다.
역시 산행은 일박으로 하면서 인생담을 나누면서 꽈리를 풀어야 제맛이 난다.
세석에서 일박이 정말 죽이지 자면서 허소리하는사람 코고는사람 이게 사람사는모습아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