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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사진편지 제2074호 (14/3/20/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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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박인환(朴寅煥). 가수 박인희.
밤이 깊어 갑니다. 훌쩍 3월 20일 오늘이 되었습니다.
이 날이 되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목마와 숙녀〉와 〈세월이 가면〉과 수십편의 주옥같은 시를 남기고 3월 20일.31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시인 박인환 (朴寅煥)입니다.
그는 1926년 8월 15일 소양강 상류에 위치한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상동리 강촌 마을에서 4남 2녀중 맏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경성제일고보를 졸업하고 평양의전을 중퇴하였습니다.
1946년 『거리』『군상』을 발표 등단하였고, 『아메리카 영화시론』등 영화평을 쓰기도 하였으며,
1949년 시집『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을 간행하면서 모더니즘의 기수로 활동했습니다.
1949년 "경향신문"의 기자와 1951년 종군기자로 활약하면서『박인환 선시집』을 간행했습니다.
1956년 3월20일 저녁9시, 세종로 자택에서 눈을 감지 못한채 심장마비로 급사하였습니다.
시인 『이상』을 기리며 사흘간 쉬지 않고 마신 술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문우들은 그의 무덤에 평소 좋아하던 술 조니워커와 카멜담배를 함께 묻었다는 일화가 전합니다.
지금 흐르고 있는 음악은 회원님의 귀에 익은 `박인희` 의 《세월이 가면》입니다.
1969년 어느 날 청아한 음색과 시적인 감성으로 음악 펜들을 열광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 넣은 혼성 듀엣 '뚜와 에 무와'의 박인희가 혜성처럼 나타나 불렀던 노래입니다. 당시 숙명여대 불문과에 재학 중이던 박인희는1946년 3월 15일생으로 엘리트 가수였습니다.
`이필원`과 팀을 이루어 『약속』『세월이 가면』등으로 인기를 휘몰아 많은 펜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면서 인기 절정에 올랐습니다.
1972년 결혼과 함께 1년여 만에 솔로로 독립하게 되는데, 그녀는 솔로로 데뷔 후 1972년에 첫 히트곡으로 '모닥불(자작곡)'을 내놓은 후,
'봄이 오는 길' '끝이 없는 길' '눈빛만 보아도' '하얀 조가비' '미루나무' '장미꽃 필 때면' '젊은 날의 우리들' '모래알' '방랑자' `그리운 사람끼리(자작곡)등의 히트곡을 발표했습니다.
가수 생활은 불과 7년여밖엔 하지 않았습니다. 박인환 의 시 《세월이 가면》을 히트시킨 후,
노래로 부르기 어려운 박인환 시를 시낭송으로 발표하며 펜들의 마음을 어루만졌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목마와 숙녀》 입니다.
《세월이 가면》이란 시와 노래가 탄생한 것은 1956년 전란 이후 막 서울로 환도한, 아직도 쌀쌀한 봄 어느 날, 을지로 입구 은성주점에 둘러앉았던,
시인 김광주, 송지영, 조병화 그리고 박인환, 가수 나애심, 작곡가 이진섭 등이 주흥이 좀 시무룩해지자 가수 나애심에게 노래 한 곡을 주문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그녀는 마땅한 노래가 없다면서 계속 고개를 흔들었는데,
그때 박인환이 호주머니를 뒤지더니 구겨진 종이를 꺼내 즉석에서 《세월이 가면》이란 시를 써 내려갔고,
이를 본 작곡가 이진섭은 흥얼거리며 역시 즉석에서 곡을 붙였다고 합니다. 이진섭이 나애심에게 악보를 건넸을 때, 당대 최고의 가수의 입에서 서늘한 노랫말과 군더더기 없는 곡조가 울려 퍼지기 시작,
마지막의 <내 서늘한 가슴에 있건만-->은 노랫말의 여운을 위해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즉흥적으로 낭만적인 한 편의 시와 노래가 탄생되었고 박인희는 이를 히트시키면서 박인환의 시를 부활시켰던 것입니다.
오늘 저는 박인환의 탄생 88돌이자 서거 58주기가 되는 올해, 영원한 안식과 영원한 빛이 그에게 있기를 기도하며,
서 너편의 `박인환의 시`와 동영상. 그리고 `박인희의 노래`를 간추려 보내드립니다.
하나 하나 보고 감상하시면서 1950년대 아려오는 한국전쟁의 아픔을 가슴에 떠올리고 1970년대 아름다운 추억의 아련함도 함께 마음에 안으시기를 바랍니다.
편안한 밤 되시고, 완연한 봄날 찬란한 아침햇살을 지나온 세월 속에 가뜩 담으시기를 기원합니다.
김태종 드림.
세월이 가면 박인환 시. 이진섭 곡. 박인희 노래
지금 그 사람의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술보다 독한 눈물 / 박인환 시
눈물처럼 뚝뚝
얼굴 / 시 박인환 / 낭송 박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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