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서울은
아직도 한낮의 무더위가.....
그토록 좋아하는 바위마져 밀쳐 놓게 합니다.
잘 지내시죠.
일전에 휴가차 홍콩 가셨다는데
장비점 샤모니가 가는 날이 장날 이라 문 닫아서
알뜰 쇼핑을 하지 못했다는 전화 받고
내심 서운했습니다.
평소에 메고 싶어했던 그레고리 45리터 배낭하나
이참에 구하나 싶었는데....
어제는 영동 세브란스 병원에 다녀 왔습니다.
이쯤이면, 벌써 눈치 빠르신 형님은 "누꼬?" 하시겠죠.
이규순이가 좀 다쳤습니다.
8월 19일 선인봉에서 그 유명한 박쥐길 선등하다가
박쥐 테라스 바로밑 볼트걸다 떨어져.....
병원의 진단은 12번째 척추가 골절되어 3가닥으로 금이 갔답니다.
특별한 수술은 필요없고 금간 부분이 아물때까지 약 2주간
반듯한 자세로 누워 있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후로도 약 2주간 안정이 필요하고....
밥도 누워서 먹고 볼일도 누워서 처리해야하는
말그대로 상당한 고난의 세월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요즘들어
좀 불안 했지요.
귀순이가 등반이 좀 된다고....
그도 그럴것이 우덜이 대둔산에 박혀 있던 지난 8월 15일
인수 "의대길" 선등 했다고.....
그것도 깔끔하게 선등 했다고 전화를 해서 시위를 하더군요.
시위요?....
뭐 대충 그런것 아니겠서요?
니들 끼리만 대둔산 갔냐????
이젠 형 들 없어도 지가 총대메고 어디던지 갈수 있다......ㅋㅋ
그날저녁 대둔산 야영장에 둘러 앉자서....
대한민국에서 몆 %가 암벽 등반을 하고
그중에 몆%가 여자이고.....
그 여자덜 중에 인수 의대길 선등 할수 있는 여자가
몆%쯤 될까 하면서..... 설래발을 풀고
미사일을 날렸습니다.
저마다 이구 동성으로 이규순 훌륭하다!
하면서도......
마음 속으론 저마다 좀 께름측했죠
이제부턴 규순이 눈치보게 생겼으니까요!
그도 그럴것이 규순이가 어려운길 끌고가서
지먼저 홀랑 올라가서 빌레이 보며........
" 형 뭐하는거야 빨랑 안올라오고...? " 할께 뻔하잫아요.....ㅎㅎ
박쥐 날개를 넘어서면
테라스 전 바로 밑의 볼트는 좀 거리가 멀어
규순이가 까치발을 서도 한 20cm 차이가 나는데...
실수는 테라스 밑 볼트전에 볼트가 하나더 있는데
보통 첨 가보면 이것이 등반선 에서 약간 벗어나 있습니다.
그래서 자일 유통을 위해서 슬링을 길게 엮어 퀵을 걸고
중간 확보를 해야 하는데.....
선등 하면서 이 부분에 슬링만 걸어 한번 잡아 보고는.....
퀵 안걸고 그냥 올라가다 추락 했더구먼요.
사고 원인은
빌레이나 선등자나 경험 부족이였다 고 할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누워 있는 모습은
명랑 했습니다.
침대 머리맡에 붙여 놓은 환자 명찰에...
이규순
나이 44세
라도 되 있어서....
"야 이X아 너가 벌써 마흔 넷이냐?" 하면서
웃었습니다.
허긴 뭐 40대 초, 중반에 만난 저희들이 이제 50대 초, 중반이 되었으니...
농담도 했습니다.
12번째 척추가 바로 꼬리뼈 위람니다.
그래서 그거 떨어진 대로 그냥 두라고 달창이가 말했죠
그래야 너도 떨어진 꼬랑지로 꼬리쳐서 시집갈것 아니냐고요....ㅎㅎ
형님
건강하시고 즐겁게 지내시기 바람니다.
추석에 들어오시죠!
올 가을은 대둔산 입니다.
물론 설악이 좋지많,......
이번 수해에 너무 망가져 마음이 아프거든요!
그냥 좀 내버려 둬야지요.
좋은 하루 되세요.
06년 8월 25일 ---청일---
첫댓글 태경 형님이 중국에 주재하고 계실때 쓴 편지군요...ㅎ
ㅋ ~
형~! 이렇게락도 기역해주시니 감사~~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