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에는 시골가족 몇이서 제주도에 간다고 한다.
별일 없으면 같이 가자면서.
가장 큰 언니네 아들 친우가 제주에 가서 움을 틀고 사는데,
얼마나 가깝게 사는지 육지로 출장을 올라치면 자신의 본가보다도 친구모인 큰언니한테 먼저 안부를 차릴 정도란다.
재미있는 것은, 배도 아니고(목포...등 배 출항) 비행기를 타고 가는데, 고사리 끊을 재미에 흥이 나 있다는 것이다.(비행기 표 값으로 시장가서 사면 몸도 편하련만)
제주에는 이곳보다 맛은 덜 하지만 고사리가 지천이란다....
우리 엄마도 그랬었고, 언니들도 웬만하면 고사리랑 취랑 이런 것들은 직접 채취해서 제사등 애경사에 사용하는 것 같다.
그 나물들로 파티하는 분위기
누구 딸들 아니라고.
우리 엄마는 큰 며느리이셨다.
넉넉지 못한 살림이셨지만, 한달에 한번 꼴인 제사만큼은 거하게 지내셨다. 꼭 젯상에 올릴 만큼의 개수였지만 생선이랑 과일들은 가장 크고 실한 것들로(큰 자손 보신다고) 장을 보시고,
나물들은 백프로 엄마가 산에 들에서 채취하신 것들로 차려 내셨다(아마 조상들도 호강하고 가셨들게다)
이 봄.
생존해 계신다면.
엄마는 지금 한창 고사리를 찾아 헤매고 계실 것이다.
그리고 산도라지를 캐실 것이고
곧이어, 취나물을 한보따리씩 뜯어와 삶아 말리고 계실 것이다.
칠십이 넘어서도 그 행렬은 계속되었다.
돌아가신 그 즈음까지도.
봄만 되면 산속이다지만 며느리 봄볕에 내보낸다고,
빨갛게 낯이 붉어지다 못해 거무스레 되기가 일쑤.
얼마나 산속을 헤매는지 살이 내려 안쓰럽기만 해서,
아침나절 전화해서 오늘은 절대 나가지 말고 쉬시라면
‘온냐’
‘걱정마라’
‘심심해서 그런디....
그리고 낮에 전화하면
....
저녁에 통화하면
‘안갈라고 그랬는데, 까끈이 엄마가 와서 가자고 조르니 어쩔 수 없이 갔다 왔다’
산 길을 잘 아시니 동네 할머니들이 가실라치면 꼭 우리엄마를 대동하고 나신 것이다.
쉬셔야 할 날에도 동무따라 또 강남을 가시곤 했다.
.....
난 그런 엄마가 이뻤다.
지금쯤이면 된장 풀어 삼삼한 우리 엄마표 쑥국이랑 나물국들이 매일 반찬이었다.
내년이면 칠십되는 큰언니, 그 아래 언니...솜씨좋은 언니들이지만 엄마솜씨와는......
딸 다섯이 앉으면 엄마 얘기만 하고 있다.
진짜 맛있었다고.
제주는 지금 지천인데 이곳은 이 비가 내리고 나야 고사리가 고개를 틀 것이라 한다.
-일요일날 울집 놀러 오신 큰언니가 비를 보면서 얘기.
-엄마계시면 모시고 갈 것인데 하며 아쉬움이 한바가지일 언니 심정.
엄마!
십센티정도나 올라온 가장 어린순으로 넣어 끓인 된장국이 먹고파요.
그리고 엄마가 딱쥐(도라지과, 도라지와는 달리 단맛) 말려,
대추넣고 달인 그 찐한 엄마표 보약이 먹고 싶어요.
그리고 엄마가 가신 이후 한번도 못 먹어 본 산도라지 나물을..
엄마!
다 보이시죠.
그곳에서는.
엄마가 캐다 말고 간 그 자리에 아무도 발 들여놓지를 못해 수북히 밭을 이뤘을 깊은 골의 나물들이.
'아고^^ 저기 있는디...^^
첫댓글 아 왜 엄마 이야기만 나오면 눈물이 날라카죠? 딸들이 모이면 엄마 이야기.. 참 좋은 엄마셨군요. ㅈㅓ두 날이 갈수록 울 엄마가 좋아집니다.
물질보다는 얼굴을 자주 보여 드리세요.
주말에 갔다가 일요일 저녁 올라치면 동네 어귀까지 배웅나오셔서 젤 먼저 하시던 말씀
"담주도 오지야.."
그래서 만사 제치고 또가고 또가고...
처음 한 일년간은 산소에도 일주일마다..
근데 엄마는 안계시데요!
ㅎㅎ
세상 어머니들은 사랑은 끝이 없는것 같아요. 이번 이벤트를 통해서 엄마를 돌이켜 보는 시간이 됩니다.
엄마가 있는 사람이 젤로 행복한 사람 아닐까요!
눈물이 나려다 입가에 미소가 머문다
유난히 엄마 엄마!!!하던 너....
이제 엄마 보내드렸지 ?...
그래 이제 엄마 올봄에도 고사리밭 도라지밭 춤추고 다니실거다..
맞소요오!!!
개똥받에 살아도 이승이 좋더라...
근디 언니 봄만 되면 하늘에서 울 엄마 막 오시고 싶어할 것 같으니..ㅎㅎ
들꽃들님 .....감동
정말 울 엄마는 순수덩어리이셨던 거 같아요 ^^
어머님, 따님의 사모곡이 들리신가요?
저는 맨날 만나요. 울 엄마. 꿈에서도..^^
감동의 도가니.....!
전에 마리진님 한참 아프셨을 때 엄마오셔서 수발들어주실 때 같이 찍은 사진...생각나네요^^
콧날이 시큰해졌어요....ㅜㅜ
가끔은 그래요.
우리 가족들이 너무나 엄마를 그리워하니 내가 가고 엄마가 오셔서 울 형제들이 행복하다면 대신하겠다..
지금은 엄마의 사랑이 남아 넘넘 화목하게 잘 지내고요 ㅋ
엄마이야기는 누구네 엄마든...어떤 이야기든...
다 내이야기같고...가슴이 찡해오고...^^;
엄마있는 사람이 젤로 부럽다니까요!
근데 왜 사랑표현을 안할까요?
딱쥐? 저 어렸을때 산에서 케다 생활비에 많이 보태셨었는데.....
저도 해먹는건 솜씨가 별로라 그런데
나물케고 뜯는건 좋아라합니다.....
아 아시네요. 도라지처럼 껍질벗겨 씹어먹으면 엄청 달큰하잖아요.
근데 걔가 말려서 말린대추랑 푸욱 고를 내면 얼마나 더 맛있는지...
콧날이~~~~시큰해지고~~~ 눈아 아파아오네여...... 이것이 엄마에대한 사랑이겠져? 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