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천과 미행설은 무관", "검찰 주장이야말로 허무맹랑한 소설"
<시사저널>이 22일 "시사저널이 3월23일 단독 보도한 <박지만 "정윤회가 날 미행했다"> 기사는 '능력자' 박관천을 취재해서 나온 게 아니라 박지만의 '입'에서부터 비롯됐다"며 검찰 수사결과에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정윤회씨로부터 고소를 당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시사저널>은 이날자 기사 <'미행 사건', 박지만 입에서 처음 나왔다>를 통해 "검찰의 설명을 정리하면 이렇다.
박 경정은 시사저널이 3월23일 미행설을 보도한 직후인 3월 말 자신의 사무실인 서울 도봉경찰서 정보보안과장실에서 '박지만 미행 보고서'를 작성한 후 이를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면서 "여기에 물음표가 하나 있다.
박 경정과 시사저널 기자의 접촉 여부다.
이는 시사저널의 기사가 박 경정의 구두 제보나 문건 제공에 의해 작성된 것 아니냐는 식의 의문을 은근슬쩍 던져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사저널 보도 역시 박관천의 작품이 아니냐는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검찰 관계자의 입을 빌려 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시사저널>은 이어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허무맹랑한 소설에 불과하다"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시사저널>은 구체적으로 미행설 보도 경위와 관련, "시사저널은 2월께 '박지만 미행설'에 대한 정보를 처음 입수했다. 두 명의 기자가 10여 일 정도의 시간차를 두고 박 회장의 측근들로부터 관련 내용을 들었다.
박 회장이 사석에서 화를 내며 '미행 발언'을 했다는 게 중요 골자였다"면서 "시사저널 기자 두 명은 서로 다른 취재원들이라 대조 검토를 했다. 구체적인 내용까지 대부분 맞아떨어졌다.
이때부터 3명의 기자가 한 달여 동안 다방면으로 취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시사저널>은 이어 "당시 박 경정은 취재 대상도 아니었다. 처음엔 박관천이 누구인지도 몰랐다. 지난 2월 박 회장의 '미행 발언'을 처음 알게 된 후 며칠이 지난 3월초 '청와대 파견 경찰이 박지만 미행 의혹을 내사하다 좌천됐다'는 정보를 추가로 입수했다.
이 경찰이 누구인지를 수소문한 끝에 박 경정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됐다"면서 "시사저널은 3월 중순이 돼서야 박 경정과의 접촉을 시도했다. 첫 대면은 3월13일 그의 새로운 사무실인 도봉경찰서 정보과장실에서 이뤄졌다.
기자의 반복되는 요청에 어렵게 만남이 성사됐지만 박 경정은 인사 부분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매우 조심스러워했다"고 밝혔다.
<시사저널>은 이어 "좀 더 깊은 얘기는 3월18일 두 번째 만남에서 오갔다. 박 경정은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다"면서 "하지만 박 회장 미행 건과 관련해서는 '금시초문'이라고 했다. 문건은커녕 확인조차 안 해줬다. 이 같은 사실은 해당 기사를 통해 그대로 보도됐다"며 미행설 기사과 박 경정은 무관함을 강조했다.
<시사저널>은 "시사저널 기자와 박 경정의 만남은 여기까지가 끝이다. 보도가 나간 후 단 한 차례도 만나지 않았다. 후속 취재를 위해 만남을 요청한 적은 있지만 박 경정이 피했다"면서 "박 경정이 시사저널 기자에게 연락을 해온 것은 세계일보의 청와대 문건 공개 후인 11월30일이었다. 두 번의 통화에서 박 경정은 '힘들다. 조용히 살고 싶다. 보도를 자제해달라'고만 되풀이했다.
그 후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박 경정과의 연락은 두절됐다"고 밝혔다.
<시사저널>은 이어 화살을 박지만 회장에게 돌려 "박지만 회장의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도 의아스럽다"면서 박 회장의 법률대리인 조용호 변호사가 17일 '미행하는 사람을 목격한 적도 없고, 잡아서 자술서를 받은 적도 없고, 그러한 내용의 언급을 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한 대목을 문제 삼았다.
<시사저널>은 "하지만 이는 앞서 언론을 통해 전해진 박 회장의 입장과는 차이가 크다"면서 "중앙일보는 12월5일 박 회장과 가까운 복수의 인사들의 전언을 통해 박 회장이 '정윤회씨가 지난해 미행 사건에 대해 검찰에서 부인하면 내가 직접 나서서 반박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시사저널이 그동안 박 회장의 측근들을 통해 확인한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시사저널>은 이어 "시사저널은 3월23일 보도에 앞서 박 회장 측에 여러 차례 사실 확인 작업을 했다. 3월20일에는 기자가 직접 EG 사무실로 찾아가 취재 내용을 설명하고 박 회장과의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시사저널 보도 후 정윤회씨가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한 데 반해 박 회장은 시사저널을 상대로 어떤 대응도 하지 않았다"면서 "3월23일 보도 이후 9개월이 지난 12월19일 현재까지 박 회장은 시사저널에 기사 내용을 정정해달라거나 기사와 관련해 항의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