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 나라, 평야의 나라
손 원
국토에서 산이 차지 하는 비중이 큰 나라를 산의 나라, 그 반대를 평야의 나라라고 하자.
그렇게 볼때 우리 나라는 국토의 70%를 차지할 만큼 산이 많고 반면에 평야는 적다. 그래서 산의 나라라고 할수 있겠다. 산의 나라는 국토의 활용면에서도 불리한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대부분의 곡창지대가 평야이고 대도시도 평야에 위치해 있다. 그뿐이랴 산업시설도 그렇다.
학창 시절 때 지리부도를 펴 놓고 보면 우리나라는 고동색으로 표시 된 산지가 대부분이고 산자락에서 흘러 나온 실핏줄 같은 강이 있고 그 주변에 녹색으로 표시된 평야가 파리날개 만큼 있을 뿐이었다.
당시 배고픈 시절이었기에 이러한 우리의 국토가 늘 불만이었다.
세계지도를 펼쳤을 때 녹색의 평야가 광범위한 나라가 부러웠다. 선생님도 세계적인 대평원을 언급하셨고 그 곳이 또한 세계적인 곡창지대라고 하셨다. 그 때 배운 세계적인 평원과 곡창지대는 지금도 또렷이 기억난다.
중국 양쯔강 유역은 온통 녹색으로 수량이 풍부하고 토지가 비옥하여 세계적인 벼농사지역이라고 배웠다.
우크라이나 흑토지대의 평원은 농사 짓기에 가장 좋은 토양으로 농사가 잘되서 옛 소련의 중요한 식량공급지 였으며,
아르헨티나 팜파스도 대륙의 상당부분이 녹색으로 나타나 있었고 그곳은 대표적인 흑토지대로 거기서 얻어진 밀가루와 쇠고기, 양고기는아르헨티나 인구 전체가 먹고도 남아서 외국에 대량으로 수출할 정도였다고 한다.
미국은 어떠한가? 위의 곡물 생산량 모두를 합친것과 맞먹을 정도로 막대한 곡물을 생산하는 평원이 대륙을 뒤덮고 있다.
보유가치를 보더라도 산지보다 평원이 압도적으로 높다. 도시지역 대지일 경우 한 평에 수 억 원짜리가 있는가하면 산은 비싸야 몇 만원이 고작이다.
그렇다면 평지는 산지보다 이용가치가 훨씬 높고 가격은 비교하기가 무의미할 정도다. 따라서 평지가 많은 나라는 산지가 많은 나라보다 자연의 혜택을 더 많이 누리고 있음은 틀림없다고 하겠다.
이러한 현상은 영원히 계속될까?
쉽게 답을 말하기는 어려울 것같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면 힐링에 적합한 산지가 평지보다 더 인기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험한 산중까지 비행기로 쉽게 갈 수가 있고 케이블카 설치도 늘어나고 있다.
누구든지 세계의 명산을 탐험하고 오르고 싶어 한다. 하지만 끝 없는 평원을 거닐고 싶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양쯔강 유역, 미시시피 유역, 팜파스, 우크라이나 평원은 곡창지대로 혜택은 크지만 요즘 인기있는 힐링지역은 아니다.
대륙별로 보더라도 사람들은 산수가 수려한 명산에 관심이 많다. 대략 대륙을 대표할 만한 곳을 꼽아 본다면,
아시아 에베레스트,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유럽 알프스(몽블랑), 남미 안데스, 북미 매킨리 쯤은 누구나 익숙할 것이다. 자신이 사는 곳에 명산 한 두 곳은 있다고 자부하는 이도 많기에 세상의 명산은 이루 헤아릴 수도 없을 것이다.
이러한 명산은 세월이 갈수록 더욱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7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를 오를 수 있는 사람은 전문 산악이이 아니면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 요즘은 연간 수백명을 넘어 천명을 돌파할 정도로 통계기록이 무의미할 정도라고 한다. 특히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은 많은 인파로 채증까지 빗고 있어 기다리다 지쳐버린다고 한다.
사람은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에 다가가기를 좋아한다. 명산 중 상당수가 과거에는 인간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인간의 발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으며 어떤 곳은 몰려드는 인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도 한다.
인간의 피로함을 치유하고 보듬어 주는 최후의 보루가 산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산은 인간에게 가장 친숙한 공간이 되고 있다.
다행히도 우리 주변에는 어디든지 산이 있다. 국토의 어디서 든지 산이 보이고 쉽게 다가 갈수가 있다. 얼마나 다행스럽고 축복 받은 것인가?
지구가 오염되고 환경이 열악 해질수록 오염이 적은 푸른산 숲속은 힐링의 공간으로 인기가 있을 것이다. 국토의 70%가 산인 우리나라의 미래는 얼마나 희망적인가?
산은 우리에게 심미적 안정감을 준다.
산을 즐기는 방법을 습득하고 실행하면 일상이 즐거워 진다.
우리 주변을 되돌아 보자. 당장이라도 산행할 만한 산들이 몇 개소는 될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산을 가까이 하면서 여유롭게 힐링하기에 좋은 조건이다. 중국이나 유럽의 고산 준봉은 석회암산이 많아 전경이 거뭇거뭇하고 수목도 울창하지 않아 구색도 떨어 진다. 하지만 우리나라 산들은 수목이 울창 할 뿐만아니라 백색의 화강암으로 운치가 있다. 등반에는 고산준령이 능사가 아니다. 언제든지 쉽게 접할 수 있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으면 그만이다. 그것이 건강에도 훨씬 유익할 것이다.
1년에 고산 준령 두세번 오르는 것보다 짬을 내서 항상 오를 수 있는 그런 산이 좋고 그런 곳에 자주 오르다 보면 건강에도 유익할 것이다. 우리 주변의 산들을 사랑하자. 그래서 자주 찾자. 혼자서 갈 수도 있고, 부부가 오붓하게 갈 수도 있고, 지인끼리 담소를 나눌 수도 있는 가벼운 등산이 좋다. 아낌없이 배푸는 산이 오늘도 우리를 부르고 있다.
(2020. 12. 9.)
첫댓글 우리나라는 글자 그대로 금수강산 입니다. 산자수명하여 세계인들이 부러워 하는 나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