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과 전문의 이규환 원장
약물 부작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치료 장벽으로 작용
실제 성분은 체내 축적 없이 수일 내 배출, 신체 기능 가역적 회복 가능
탈모 치료는 모낭이 완전히 위축되기 전에 시작해야 유의미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머리카락이 유독 많이 빠지는 징후를 발견하고도 선뜻 치료를 시작하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 중에는 인터넷 커뮤니티나 지인들 사이에서 떠도는 각종 후기가 심리적인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성기능이나 인지 능력 저하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는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두려움은 제때 필요한 관리를 시작하는 것조차 주저하게 만든다. 이에 내과 전문의 이규환 원장(건강한내과의원)은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의존하거나 공포 섞인 후기에 매몰돼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섣부른 두려움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지 말라고 강조한다. 이 원장과 함께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약물 복용을 둘러싼 대표적인 오해와 진실을 짚어봤다.
부작용 우려로 약 복용을 주저하는 환자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시나요?
진료 중에 “약 복용 후 성기능이 저하되지 않느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고 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성기능 관련 부작용을 경험하는 비율은 임상적으로 1~2% 내외에 불과합니다. 이는 위약(가짜 약)을 복용한 집단과 비교해도 유의미한 차이가 없을 만큼 낮은 수치입니다.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는 심리적 불안감이 신체 반응으로 나타나는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가 더 크게 작용하기도 합니다.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것만으로도 치료에 긍정적인 도움이 됩니다.
확률이 적어도 부작용이 생기면 돌이킬 수 없는 것 아닌가요?
많은 환자들이 오해하는 부분입니다. 탈모 치료제는 체내에 축적되는 약물이 아닙니다. 반감기가 짧아 복용을 중단하면 성분은 수일 내에 몸 밖으로 배출됩니다. 복용 초기에 미세한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 몸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약이 잘 맞지 않아 중단하는 경우에도 신체 기능은 다시 가역적으로 회복됩니다. 전문가의 복약지도 아래 단계별로 약물 치료에 접근한다면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닙니다.
우울감이나 인지 기능 저하를 우려하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일부 사례가 미디어를 통해 부각되면서 불안감이 커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대규모 역학 조사에서 약물과 우울증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제 경우에는 임상 현장에서 오히려 반대의 사례를 더 많이 접합니다. 탈모로 인한 상실감으로 우울감을 느끼다가 치료를 통해 모발이 굵어지고 외모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성격도 다시 밝아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다만 심리적으로 예민한 시기이거나 치료 중 눈에 띄는 변화가 느껴진다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복용 주기나 용량을 세심하게 조절하는 맞춤형 전략이 필요합니다.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2세를 준비하는 예비 아빠들도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나요?
예비 아빠들의 걱정은 충분히 공감합니다. 하지만 남성이 복용한 약물이 정액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돼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것이 현재까지 확인된 학계의 정설입니다. 다만 임신 중인 여성에게 가루 형태의 약물이 피부로 흡수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관리 원칙은 잘 지켜야 합니다. 만약 이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이 심하다면 임신 준비 기간에 한 해 일시적으로 복용을 중단하는 방법도 있으니, 혼자 고민하기보다 주치의와 상의해 조절하는 것을 권합니다.
부작용 걱정에 탈모 치료를 망설이는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탈모 치료에도 분명 골든타임이 존재합니다. 모낭이 완전히 위축되기 전, 뿌리가 튼튼할 때 지켜야 경제적이고 의학적으로도 보다 나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의존하거나 공포 섞인 후기에 매몰돼 시간을 허비하다가 치료를 시작할 적기를 놓치지 말 것을 가장 강조하고 싶습니다. 탈모약은 현대 의학이 제공하는 안전성이 입증된 조력자 중 하나입니다. 전문가와 함께 부작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덜고 늦기 전에 치료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손선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