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맨유가 후벵 아모림을 경질하고 단기 대체자를 찾기 시작했을 때, 올드 트래포드 경영진은 한 가지 의견을 일치했다. 클럽을 잘 아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맨유의 DNA’를 이해하는 정도가 아니라 클럽 환경에 익숙하고, 잉글랜드 축구에서 가장 큰 자리의 무게를 잘 이해하는 지도자를 원했다. 정착할 시간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최대한 매끄럽게 전환을 이끌 수 있어야 했다. 즉, 부임과 동시에 곧바로 성과를 내야 했다.
맨유는 시즌 도중 감독을 교체하고 임시 감독을 선임할 계획은 없었다. 그러나 아모림 체제에서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캐링턴에서 열린 회의에서 풋볼 디렉터 제이슨 윌콕스의 건설적인 비판에 대해 아모림이 분노로 대응한 것이 결국 결정을 앞당겼다.
한 소식통은 "결과와 태도가 문제였다"라고 지적했다. 대런 플레처는 이미 구단에 있었기에 두 경기를 맡을 임시 감독으로 나서는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동시에 남은 시즌을 책임질 단기 감독 선임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마이클 캐릭, 올레 군나르 솔샤르, 루드 반 니스텔루이는 곧바로 유력 후보로 지목됐다. 세 명 모두 알렉스 퍼거슨 경이 이끌던 영광의 시절 맨유에서 선수로 뛰었으며, 지도자 경력 중 한 차례 이상 올드 트래포드에서 임시 감독 역할을 맡은 경험이 있었다.
솔샤르의 임시 감독직은 약 3년에 가까운 정식 감독 임명으로 이어졌지만 이후 경질됐고, 뒤를 이어 캐릭이 3경기 동안 단기 대행으로 팀을 맡았다. 반 니스텔루이는 2024년 10월 에릭 텐 하흐가 경질됐을 때 4경기 동안 지휘봉을 잡았다.
윌콕스는 당시 반 니스텔로이와 이미 함께 일한 경험이 있어서 그를 직접 만날 필요는 없었다. 맨유는 솔샤르와 캐릭과의 예비 논의 이후, 윌콕스와 오마르 베라다가 직접 만나기 전까지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기로 했다.
두 경영진은 아모림을 경질한 지 불과 24시간 뒤인 지난주 화요일에 퍼거슨을 캐링턴으로 초대해 커피를 마시며 조언을 구했다. 이미 캐릭을 중심으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었다.
캐릭은 웨인 루니, 조니 에반스와 함께 바베이도스에서 가족 휴가를 보내며 조용히 지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에반스는 1군 코치로 복귀해 플레처와 함께 일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뒤 영국으로 돌아왔다.
에반스는 캐릭 체제에서도 역할을 계속 수행하며, 새로 합류한 수석 코치 스티브 홀랜드와 조너선 우드게이트와 함께 코치진을 이룰 예정이다.
캐릭 측에서는 어떤 소음도, 어떤 메시지도 외부로 흘러나오지 않았다. 반면, 맨유는 이른바 ‘솔샤르 팀’에서 나온 이야기들이 외부로 퍼져나간 점을 불편하게 받아들였다.
솔샤르가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는 추측은 올드 트래포드 내부에서 조장된 것이 아니었고, 부정적인 언론 반응 역시 솔샤르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캐릭은 전 과정에서 매우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특히 지난 목요일 캐링턴에서 제이슨 윌콕스와 오마르 베라다를 만났을 때 높은 평가를 받았다.
캐릭은 팀을 이끄는 리더십과 협업 능력 면에서 특히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는 결국 자신의 역할을 ‘head coach’가 아닌 ‘manager’로 대우받아야 한다며 반발했던 아모림과 대조적인 부분이었다.
캐릭은 현재 선수단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준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솔샤르가 토요일에 감독직을 놓고 면접을 치를 즈음에는, 이미 무게추가 캐릭 쪽으로 기울고 있는 분위기였다.
반 니스텔로이는 점차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었고, 플레처는 감독 경험 부족으로 처음부터 가능성이 크지 않았던 카드였다. 번리 원정 1대1 무승부는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고, 이어진 일요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FA컵 브라이튼전 패배는 그가 끝까지 버틸 수 있으리라는 현실적인 희망을 사실상 끝장낸 결과였다.
결국 남은 후보는 캐릭과 솔샤르 둘뿐이었고, 화요일에 캐릭과 그의 대리인들이 추가 협상을 위해 초청됐을 때, 그 자리는 사실상 캐릭이 놓치지만 않으면 되는 상황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논의에는 코치진 구성도 포함됐다. 캐릭은 조니 에반스와 가까운 사이며, 미들즈브러 시절 자신의 보좌관이었던 조너선 우드게이트를 원했다. 두 사람은 끈끈한 유대 관계를 공유하고 있다.
캐릭과 우드게이트 모두 이전에 스티브 홀랜드와 함께 일한 적은 없었지만, 첼시와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활약했고 가레스 사우스게이트의 핵심 측근이었던 홀랜드가 새로운 체제에 도움이 될 기술과 경험을 갖췄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또한 플레처를 다시 U-18 팀으로 돌려보내 의 성장을 이어가게 하는 결정에 대해 플레처 본인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맨유 경영진은 지난 일주일 동안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온 플레처의 역할에 대해 “대단히 인상적이었다”라고 평가했다.
흥미로운 점은 화요일 오후 7시 15분에 발표된 캐릭 선임 공식 성명에서 ‘임시’나 ‘대행’이라는 표현이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구단은 캐릭을 “2025-26시즌 종료까지 남자 1군 팀의 헤드 코치”라고 소개했다. 이는 아모림의 영구적인 후임을 찾기 위한 충분한 시간을 벌어주는 결정이며, 후보는 부족하지 않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캐릭은 7년 전 솔샤르가 그랬던 것처럼 기회를 붙잡아 결국 정식 감독이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그가 내일 캐링턴에서 처음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가질 때 반드시 나올 것이다. 최소한 그는 5월이 됐을 때 새 보스들이 자신을 쉽게 보내지 못하도록 만들고 싶어 할 것이다.
다만 시작부터 쉽지 않은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홈에서 맨시티, 원정에서 아스날을 상대해야 한다. 캐릭은 어제 클럽에 복귀한 뒤 MUTV와 가진 첫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빅경기는 우리가 모두 기다리는 것이죠. 어떤 경기는 다른 경기보다 더 도전적일 수 있지만, 우리는 정면으로 맞설 겁니다.” 그는 다시 한번 맨유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