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루앙 대학병원 연구팀,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 700명 분석
환자 38.6% 불면증 동반... 삶의 질·증상 심각도 모두 악화
장 증상·불면증 악순환 확인... 심리·수면 치료 병행 필요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의 약 40%가 불면증과 함께 삶의 질 저하를 느끼고 있다 |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복통과 배변 장애가 반복되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 10명 중 약 4명이 불면증을 함께 겪고 있으며, 이 경우 과민성 대장 증상군 증상뿐 아니라 전반적인 삶의 질도 더 크게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루앙 대학병원 연구팀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 700명을 대상으로 불면증 유병률과 관련 요인을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 치료에서 불면증을 별개의 문제가 아닌 함께 관리해야 할 동반 질환으로 다뤄야 한다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특별한 이상 소견 없이 복통, 설사, 변비 등이 반복되는 만성 소화기 질환이다. 연구팀은 2022년 9월부터 2025년 2월까지 루앙 대학병원을 방문한 성인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 700명(평균 나이 43.9세, 여성 78.6%)을 대상으로 불면증·과민성 대장 증후군 심각도, 불안·우울 정도, 삶의 질 등을 검증된 설문지로 평가했다.
분석 결과, 전체 환자의 38.6%(270명)가 중등도 이상의 불면증을 동반하고 있었다. 불면증이 있는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복통·설사 등의 증상이 더 심했고 삶의 질도 더 낮았다. 특히 불안 증상을 동반한 비율이 불면증 그룹에서 54.4%로, 비불면증 그룹(25.8%)의 두 배 이상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불면증 심각도에 가장 강하게 영향을 미친 요인이 장 증상 자체가 아니라 불안·우울 증상이었다는 것이다. 기능성 소화불량, 섬유근육통도 불면증 심각도와 연관이 있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 증상이 심하다고 해서 반드시 불면증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불안·우울 같은 심리적 부담이 쌓일 때 불면증이 더 심해진다는 점을 밝혔다는 것이다. 장과 뇌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스트레스나 불안이 설사, 복통 증상을 악화시키고 이것이 다시 수면을 방해하는 악순환이 만들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를 진료할 때 수면 문제를 함께 확인하고, 불면증이 있으면 인지행동치료 같은 심리·행동 치료를 장 치료와 함께 적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엘린 알베르(Eline Albert) 교수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의 불면증은 장 증상보다 불안·우울 증상, 기능성 소화불량, 섬유근육통 같은 심리적·신체적 부담과 더 강하게 연결돼 있다”며 “수면 평가와 관리를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표준 치료에 포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는 설문지에 의존한 한계가 있으므로, 향후 수면다원검사 같은 객관적 수면 측정을 활용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Insomnia, A Comorbidity to Take Into Account in the Global Management of Patients With Irritable Bowel Syndrome?: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의 전반적 관리에서 고려해야 할 동반 질환으로서의 불면증)는 2026년 5월 국제 학술지 ‘뉴로가스트로엔테롤로지 앤 모틸리티(Neurogastroenterology & Motility)’에 게재됐다.
이새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