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화 꽃 필무렵이면~,
내가 자란 옛 시골집 장독대 부근에는 늘 여름이면 봉선화 붉은 꽃이 피었다.
어머니께서는 바쁜 시골 생활중에도 늘 장독대 주변 울타리 밑에 작은 꽃밭을 만들고
가꾸셨다. 그 꽃밭에는 늘 봉선화, 맨드라미, 백일홍, 채송화, 해바라기등이 있었고
매년 그 자리에 떨어진 씨들이 생명의 꿈을 펼치며 밀고 올라오면 예쁘게 옮겨
심기도 하고, 솎아 주기도 하셨다. 작은 꽃밭이였지만 키가 작은 채송화와 키가 아주
큰 해바라기가 한 꽃밭에서 자랐다. 해바라기는 늘 울타리주변 뒷켠이였고
채송화는 양지 바른 앞자리였다.
그 중에서도 늘 봉선화는 아끼셨고, 꽃이 피도록 가끔 논과 밭에 뿌리다 남겨온 요소
비료를 주시기도 했고, 해충 박멸용 소독을 하시다가 조금 남겨 오셔서 꽃밭에 뿌려
주시기도 하셨다. 그래서 였을까? 작은 꽃밭엔 늘 여름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누나와 여동생들은 봉선화꽃 필무렵이면 이 꽃을 이용해 손톱을 붉게 물 들였다.
봉선화 붉은 꽃을 따고, 백반을 준비하고 아주까리 잎을 준비해 손톱에 꽃을 짓이겨
얻고 실로 칭칭 동여 매였다. 하룻밤 자고 나면 손톱에 붉은 봉선화물이 들어있었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알았지만 봉선화는 벽사의 힘을 가지고 있단다. 예로부터 못
된 귀신이나 뱀을 쫓아 낸다고 알려진 식물. 그래서 장독대 주변이나 울타리 주변에
심으면 각종 질병이나 나쁜 일이 생기지 않고 뱀이 집안으로 들어 오지 않는 것으로
믿어 왔다. 봉선화에서는 뱀이 싫어하는 냄새가 난다고 하는 데, 검증된 것은 아니고
그져 들은 얘기일 뿐이다. 그래서 봉선화를 금사화(禁蛇花) ? 라고도 부른단다.
봉선화는 한해살이 풀이다, 인도, 말레이시아, 중국남부가 원산지로 옛부터 우리나라
에도 많이 심겨진 꽃. 꽃의 생김새가 마치 봉을 닮아 봉선화라 부른다.
씨주머니를 건드리면 씨앗이 사방, 팔방으로 튀어 나가는 데서 유래한 꽃말은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Touch me not 이란다. 고인이 되신 가수 현철이 부른
"봉선화 연정"이 이를 잘 표현하고 있다. 잠시 노래 가사를 옮겨본다.
"손대면 톡하고 터질건만 같은 그대, 봉선화라 부르리. 더 이상 참지 못할 그리움이
가슴깊이 물들이고, 수줍은 너의 고백에 내 가슴은 뜨거워, 터지는 화산처럼 막을 수
없는 봉선화 연정"(중략).
순결, 인내,약속,희망을 품고 피어나는 7월의 꽃, 봉선화. 점 점 국적도 알 수 없는
도입 원예종들의 꽃속에 묻혀 잊혀져 가는 현실이 아쉽다.
요즘 젊은이들이 손끝에 물들였던 봉선화의 참 모습을 알긴 할까?
우리네 손끝에서 물든 추억과 시와, 노래에 남은 그 봉선화 기억이
저무는 7월의 끝에서
모든 이의 가슴속에 함께 물들었으면 좋겠다.♧
♬- 현철,봉선화 연정
첫댓글
봉선화 우리 어린시절의 꽃이지요
손가락 물 드리면서
보낸 지난날의 추억입니다
마노이 덥네요
어린시절의 엄마의 장독대 그림과 흡사합니다
네 더위를 핑개로 한가하게 모처럼의
휴식이라는것을 즐겨 본답니다요.
더웁지만 선약에 늦지않으려고
서둘러도 보고,건강을 담보로
부채를 들고 걸어보려합니다.
다녀와서 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