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論壇 [울산광역매일]영화도 정치도 오프닝이 중요하다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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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매일] <광역 논단> 영화도 정치도 오프닝이 중요하다

 진선규. 지금은 실력있는 주연급 조연으로 제대로 연기 평가를 받고 있지만, 2017년 강윤성 감독의 영화 `범죄도시`가 흥행 가도를 달리기 전까지는 14년 무명배우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런 그가 영화 `범죄도시`의 흥행과 그해 제38회 청룡상영화상 시상식에서 생에 처음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일약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여기 오는 것만으로도 떨려서 청심환 먹고 왔는데 받을 줄 알았으면 하나 더 먹을껄 그랬다"며 눈물을 터뜨려 격려의 박수를 받기도 하였다. 기나긴 무명배우로서 견딘 인고의 세월에 대한 보상이리라 생각된다. 범죄도시가 600만 관객을 넘기며 흥행 가도를 달릴 때 필자와 강윤성 감독의 오랜 인연으로 그가 울산영화인협회 초청 `제1회 시네마토크`에 강윤성 감독, 홍기준 배우와 함께 울산을 방문하였었다. 토크 진행 도중 울산 방문 소감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진선규는 "지금 이런 자리는 처음이다. 너무 떨리고 너무 기분이 좋다. 실감 나지 않는다. 평생의 꿈이었다. 그런데 사회자 질문이 뭐였죠?" 라며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 그가 5년이 지난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 범죄도시 이후 1000만 관객 영화 `극한직업`과 `롱리브더킹`, `승리호` 등 다양한 영화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후배들 밥도 사줄 수 있고, 와이프랑 마트에 가면 먹고 싶은것 마음껏 바구니에 담을 수 있게 됐다. 금전적인 면에서는 딱 그 정도의 변화다"라며 "이제는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는게 가장 달라진거다. 이제는 내가 작품을 선택할 수도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배우 진선규는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인간 진선규는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를 좋아하는 팬들이 많다. 그가 지금처럼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국민배우 안성기의 타이틀을 이어받을 것이다.


 영화 오프닝이 흥행을 좌우한다. 영화 초반 5분 정도의 런닝타임은 주인공의 캐릭터를 소개하고 내용을 함축적으로 암시하거나 압도적인 스케일로 관객의 흥미를 유발하는 장치로 사용되곤 한다.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다양한 연출과 표현기법으로 오프닝부터 강한 인상을 주는 영화들이 많으며 특히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공식이기도 하며 이를 영화 `5분의 법칙`이라고 불린다. 이 `5분의 법칙`은 영화 흥행을 좌우하는 골든타임과 같은 절대적인 시간이다. 영화관의 불이 꺼지고 배급사의 로고에서부터 본 영화 타이틀이 나오는 통상 5분 전 후의 시간 동안 관객들의 시선과 마음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흔히 흥행에 실패한다는 이론이기도 하다. 저명한 시나리오 작법 강사 `사이드` 필드가 <시나리오란 무엇인가>에서 "5분이다. 첫 5분 안에 당신은 보고 있는 영화에 관한 생각을 결정하게 된다. 다음에 당신이 영화관에 가면 얼마 뒤에 결정하는지를 시계를 보면서 검토해보라"고 그는 장담한다. 


 그 5분의 법칙이 나머지 1시간 55분의 런닝타임을 결정하고, 흥행을 위한 2편을 기약할 수 있듯이, 울산도 5분의 법칙에서 예외일 수 없을 것이다. 3조 규모의 `울산`이라는 새로운 영화도 오프닝을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흥행의 중요한 변수라 생각 된다. 지난 `울산`이라는 영화는 흥행에 실패하며 감독 교체라는 큰 변화가 있었다. 많은 관객들이 새로운 영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영화는 초기 기획 단계에서 이미 승패가 결정된다. 좋은 시나리오와 감독과 스텝의 호흡도 중요하며 특히 철저히 관객의 입장에서 전체 영화를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시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 불린다. 그만큼 감독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울산이라는 영화가 흥행에 대 성공해 시즌2를 준비할지 여부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이라 생각된다. 어려운 여건 속 4년의 짧은 기간 동안 울산을 괘도에 올릴 수는 없겠지만, 삶의 희망과 울산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멋진 시나리오와 연출로 시민들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물 해 주길 진심으로 기대하며, 배우 진선규처럼 국민이 좋아하는 국민 감독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