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曉大師-텔레비를 보면서 / 김수영
聖俗이 같다는 元曉大師가
텔레비에 텔레비에 들어오고 말았다
배우이름은 모르지만 大師는
大師보다도 배우에 가까왔다
그 배우는 食母까지도 싫어하고
신이나서 보는 것은 나 하나뿐이고
元曉大師가 나오는 날이면
익살맞은 어린놈은 活劇이 되나 하고
조바심을 하고 食母아가씨나 가게
아가씨는 연애가 되나 하고
애타하고 元曉의 염불소리까지도
잊고- 罪를 짓고 싶다
돌부리를 차듯 서투른 元曉로
분장한 놈이 돌부리를 차고 풀을
뽑듯 罪를 짓고 싶어 罪를
짓고 얼굴을 붉히고
罪를 짓고 얼굴을 붉히고-
聖俗이 같다는 元曉大師가
텔레비에 나온 것을 뉘우치지 않고
春園 대신의 原作者가 된다
원효대사의 敏活性 바늘끝에
묻은 罪와 먼지 그리고 模倣
술에 취해서 쓰는 詩여
텔레비 속의 텔레비에 취한
아아 元曉여 이제 그대는 낡지
않았다 他動的으로 自動的으로
낡지 않았고
元曉 대신 元曉 대신 마이크로가
간다 <제니의 꿈>의 허깨비가
간다 연기가 가고 연기가 나타나고
魔術의 元曉가 이리 번쩍
저리 번쩍 <제니>와 大師가
왔다갔다 앞뒤로 좌우로
왔다갔다 웃고 울고 왔다갔다
파우스트처럼 모든 象徵이
象徵이 된다 聖俗이 같다는 元曉
大師가 이런 機械의 영광을 누릴
줄이야 <제니>의 덕택을 입을
줄이야 <제니>를 <제니>를 사랑할 줄이야
긴 것을 긴 것을 사랑할 줄이야
긴 것 중에 숨어있는 것을 사랑할 줄이야
제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긴 것 가운데
있을 줄이야
그것을 찾아보지 않을 줄이야 찾아보지
않아도 있을 줄이야 긴 것 중에는
있을 줄이야 어련히 어련히 있을
줄이야 나도 모르게 있을 줄이야
<1968.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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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시┃
元曉大師-텔레비를 보면서 / 김수영
못난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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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5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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