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WTO 체제 종료 선언 … '트럼프 라운드로 새 무역질서 확립' / 8/9(토) / 한겨레 신문
미국의 상호 관세 협상을 주도한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가 7일(현지 시간) 언론 기고를 통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종식을 선언했다. 미국이 관세 등을 무기로 다른 나라의 무역장벽을 철폐하는 이른바 '트럼프 라운드'를 확립했다는 것이다.
그리어(Jamieson Lee Greer) 대표는 이날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미국은 관세와 국외시장 접근과 투자를 위한 협상을 병행함으로써 새로운 무역질서의 축을 마련했다"며 "우리는 지금 '트럼프 라운드'를 목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세계 각국에 부과한 상호 관세를 1992년 '우루과이 라운드' 등 다자간 통상협정에 비유한 것이다.
그리어 대표는, WTO로 대표되는 지금까지의 무역 질서는 「불공평했다」라고 비난. "WTO가 지배하는 지금까지의 질서는 이론상으로는 경제적 효율성을 추구하며 166개 회원국의 무역정책을 규정하지만 지지할 수도 지속할 수도 없다"며 "미국은 이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고용과 경제안보를 잃었고 다른 나라들은 필요한 개혁을 달성하지 못했다. 그 최대 수혜자가 중국이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까지의 시스템은 관세를 공공정책의 합법적인 도구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미국은 핵이 되는 제조업 등을 보호하는 관세를 희생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동안 다른 나라들은 미국산 상품을 자국 시장에서 밀어내고 보조금·임금 억제·환율 조작 등을 통해 대미 수출을 인위적으로 촉진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상호관세 과세 선언 이후 각국과 벌인 협상에 대해서는 "공정하다"고 자찬했다. 구리아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스코틀랜드에 있는 자신이 소유한 턴베리 골프장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유럽위원장과 15%의 상호 관세 등에 합의한 것을 언급하며 "이는 공정하고 균형잡힌 것이며 다자기구에 대한 모호한 기대가 아니라 구체적인 국익을 지향하는 협정"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관세 협상 과정에서) 무역 상대국들이 자국 시장을 미국에 개방해 경제와 국가안보 문제에 대한 합의를 이루고 무역을 더욱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재정립하는 데 이번처럼 강한 관심을 보인 적이 없다"며 "불과 몇 달 사이에 미국은 WTO에서의 성과가 없는 수년간의 협상보다 더 넓은 해외시장 접근성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리어 대표는 협상 상대국들로부터 미국에 대한 투자를 이끌어낸 성과로 한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국은 15% 관세와 함께 미국의 자동차 기준을 수용했다"며 "한국은 비시장적 경쟁 속에 쇠퇴한 미국 조선업의 재활성화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관세협상 과정에서 이른바 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위해 투자 및 협력펀드 1500억 달러를 포함한 3500억달러의 투자를 약속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이어 다른 나라가 이번 무역협상을 이행하도록 강제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리어 대표는 「합의 이행을 상세하게 감시해, (상대국이) 이행하지 않는 경우는, 필요에 따라서 보다 높은 관세율을 신속히 재과세한다」라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