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커피체인의 지존 팀호튼이 이제 더 이상 시장을 넓히는데 한계가 온 것인가?
최소한 캐나다 국내시장에서만큼은 이 회사 경영진과 주주들이 조만간
고민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왜냐 하면 코너마다 지점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깔려 있는 이 회사가
국내 커피시장의 80%를 석권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이 80%이지 어마어마한 시장규모이며 거의 독식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말해 이제 포화상태 아니냐는 것이다.
쉽게 말해 집 밖에서 사마시는 커피 10잔 중 8잔이 팀호튼 커피라는 말이다.
현재 팀호튼을 상대할 경쟁회사는 스타벅스가 유일하다고 보여지는데 그래봤자 국내 시장
소비량의 3%를 점유하고 있을 뿐이라 감히 팀호튼의 위세를 넘보기에는 언감생심이다.
물론 소비자층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말이다.
수십만명의 국내인이 매일 아침 팀호튼 매장에서 커피, 베이글, 아침 샌드위치를 먹고 마시는데 또 다른 경쟁상대인 맥도널드 역시 이 시장 쟁탈전에서 눈독을 들이고는 있다. 팀호튼과 경쟁하기 위해 맥도널드가 최근 자주 공짜 커피 공세를 펼쳤지만 새로운 아침메뉴를 끊임없이 개발하면서 이 공세를 무력화시킬 수 있었다. 경쟁에서 앞서가고 수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팀호튼은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밀어붙였으며 2010년 149개의 매장을 추가했고 금년에도 180개의 매장을 더 오픈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자, 그런데 여기서부터 투자가들이 고심해야 할 문제가 제기된다.
현재 국내에 3,148개의 매장을 거느리고 있는 팀호튼은 가능한 한 빠른 시일내에 4,000개의 매장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온타리오는 이미 과포화상태라서 추가 오픈할 지역이 아니고 퀘벡과 서부 캐나다 지역이 후보지인데 만약 이 목표가 달성됐을 때부터가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한 업계 전문분석가에 따르면 팀호튼은 캐나다 시장 전체에서 매장수가 과포화됐을 때, 즉, 4000개가 달성되고 나면 더 이상의 확장은 불가능하다며 그 이유로 더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기 힘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컨수머 연구기관인 카나코드 제뉴어티의 연구원 드레이씨는 “4000여개의 매장에 80%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하고 나면 팀호튼은 더 이상의 이윤 확대가 불가능해진다”고 분석했다.
드레이씨는 “이에 반해 맥도널드는 현재 프리미엄급 커피로 막강한 판촉전을 펼치고 있고 메뉴도 독창적인 것을 개발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크게 주목하고 있다. 현재 소위 QSR레스토랑 (맥도널드, 팀호튼 같은 패스트푸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요식업을 일컫는 말)은 치솟는 기름값, 모기지 상환 등 생활고에 허덕이는 지금의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단단히 죄는 바람에 그 도전에 직면해 있다. 아마도 사활적인 이해를 걸고 진검승부를 펼칠 것이다.
팀호튼과 관련하여 대략 전문가들의 전망을 간추려보면 사정이 이렇다. 더 이상 덩치를 불리지 못하는 상황에 달하면 투자가들은 이 회사가 성장기를 지나 분사기업(spin off)을 꾸리는 단계를 고려할 정도로 숙성이 완료된 회사로 바라보기 시작할 것이다. 회사는 배당금 지급을 통해 현금을 털거나 주식을 되사들이는 방법을 구사할 것이다.
물론 4000개 목표를 달성한 후 국내 시장의 여지가 없어진다 하더라도 미국쪽에서 사세를 확장할 가능성은 있다. 현재 미국에 교두보 차원의 602개 매장이 있고 향후 300여개를 더 오픈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주로 국경 인접 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 목표는 2013년까지 계속될 것이다. 특히 광고를 포함한 마켓팅쪽에 주력할 방침이다.
최근 이 회사의 미국쪽 영업에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견인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새판짜기 차원으로 보이는데 별 수익이 나지 않는 36개의 매장을 최근 닫았다. 미국쪽 투자회사의 요식업 전담 분석가는 팀호튼의 주가가 지금부터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는데 그 근거의 일부로 인지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면서 제품 혁신을 병행함으로써 매출 증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앞서 소개한 드레이씨에 따르면 팀호튼의 미국시장 전략은 이미 부동의 시장뿌리를 내리고 있는 미국 고유 간판급 패스트푸드 던킨 도너츠와 같은 막강한 경쟁사들과 직접적인 대결, 즉 정공법을 피하는 것을 우선 원칙으로 삼고 있다.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팀호튼은 특정한 시장, 뭐랄까 미국시민들의 거부감을 덜 받는 지역을 발굴해 이런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 브랜드 이미지 정립을 하는 방식을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건곤일척의 한판승부보다는 살금살금 야금야금 전법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여하튼 미국시장을 지금말한 방식으로 확대하든 못하든 국내시장만큼은 더 이상의 확대가 의문점으로 남는다. 들레이씨는 “미국시장의 문제는 국내와 달리 브랜드 이미지 정립이 문제이며 국내보다 훨씬 힘든 과제를 안고 있어 엄청난 경쟁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 회사가 북미주 이외의 시장진출을 위해 아랍에미레이트(UAE),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드, 오만 등 중동지역에 120개의 매장을 열 계획을 금년초 발표했을 때 많은 전문가들이 깜짝 놀랐다. 회사 CEO겸 회장 돈 쉬뢰더씨는 당시 발표에서 “회사의 최우선 정책이 국내와 미국에서의 영업을 증대하는 것이지만 – 이것이 바로 주주들의 최대 관심사인데 – 그 이상의 지역으로 시장 저변을 확대하기를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쉬뢰더 회장은 “장기적으로 국제 무대 전체를 대상으로 시장을 넓힐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야심을 피력하면서 “접근은 아주 신중하게, 자본은 최대한 효율적으로 투자하면서 이런 궁극적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들로이 연구원은 “팀호튼 투자가들이 걸프 지역에서 지나치게 공격적인 시장개척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는데 그쪽 시장에서 향후 수년내에 몇 개의 매장을 열면 선전하는 것이라는 판단에서이다. 그는 실제로 그렇게 막강한 공세를 펼칠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을 하는 모양이다. 종국적으로 미국시장 그리고 그 이상의 타 영역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 팀호튼은 뭔가 딱히 지적하기 힘들지만 국내에서 대 성공을 거둔 그 어떤 것을 재창출해야만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런데 팀호튼의 문제는 사교적 측면에서 볼 때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데 그냥 커피한잔만 사서 마시는 공간으로 그친다는 점이다. 친구와 편히 앉아서 커피도 마시지만 쾌적하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하루 수다도 편히 떨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과연 이런 분위기를 창출해낼 수 있을까?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