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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부순재(貪夫徇財)
탐욕이 많은 자는 재물 때문에 목숨을 잃는다는 뜻으로, 욕심 많은 사람은 재물이라면 목숨도 아랑곳하지 않고 좇음을 이르는 말이다.
貪 : 탐할 탐(貝/4)
夫 : 지아비 부(大/1)
循 : 따라죽을 순(彳/6)
財 : 재물 재(貝/3)
출전 : 사기(史記) 卷084 굴원가생열전(屈原賈生列傳)
이 성어는 한(漢)나라 초기의 정치가이자 문인으로 비극적인 삶을 살다 간 가생(賈生)의 복조부(鵩鳥賦)에 나오는 말이다. 그 복조부(鵩鳥賦)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小知自私兮, 賤彼貴我.
어리석은 사람들은 자기만 생각하고, 남을 낮추고 자기를 귀하다하네.
通人大觀兮, 物無不可.
통달한 사람은 넓게 보고, 무슨 물건이건 한결같이 보네.
貪夫徇財兮, 烈士徇名.
탐욕스러운 사람은 재물을 위하여 죽고, 열사는 이름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법.
誇者死權兮, 品庶馮生.
권세를 뽐내는 자는 권세 때문에 죽고, 평범한 사람은 삶에만 매달리지.
述迫之徒兮, 或趨西東.
이익에 유혹되고 가난에 쫓기는 무리는, 이리저리 바삐 뛰어다니네.
大人不曲兮, 億變齊同.
성인은 사물에 굽히지 않고, 수많은 변화를 만나도 한결같다네.
(史記/卷084 屈原賈生列傳)
가의(賈誼)는 하남(河南) 낙양(洛陽) 사람으로, 고조 7년에 태어나서 문제 12년에 죽었는데, 그의 나이 겨우 33세였다. 18세 때에 시서(詩書)를 잘 하기로 소문이 났으며, 당시 하남 태수 오공증(吳公曾)이 문하에 두고 사랑하였다.
또, 20세 때 문제가 그를 박사(博士)로 삼았는데, 나중에 태중대부(太中大夫)에 이르러 예악(禮樂)을 일으키고, 법도(法度)를 제정하고, 복색(服色)을 바꾸는 등 문제를 잘 보필하는 데 힘썼으나, 뒤에 주발(周勃)의 모함을 받아 장사왕(長沙王) 태부(太傅)로 축출되었다.
그는 모함으로 쫓겨나 끓어오르는 울분을 금할 수 없었지만, 마침 멱라수(汨羅水)를 건너려 할 때, 자신의 처지가 굴원과 비슷하여 '조굴원부(弔屈原賦)'를 지어 감개를 표현하였다.
'한서(漢書)'의 예문지(藝文志)에 그의 부(賦)가 7편이 수록되어 있으며, 가장 뛰어난 것은 '조굴원부(弔屈原賦)'와 '복조부(鵩鳥賦)'를 꼽을 수 있다.
'복조부(鵩鳥賦)'는 작자가 장사왕 태부로 있은 지 3년째 되던 해에 문답체 형식으로 지은 것이다.
사기열전(史記列傳) 卷84
굴원가생열전(屈原賈生列傳)
굴원(屈原)이 멱라(汨羅)에 투신하여 죽은 후 100여 년이 지나서, 한(漢)나라의 가의(賈誼)가 장사(長沙)로 좌천되어 부임하러 가는 도중, 상수(湘水)를 건너다 자신도 굴원(屈原)과 같이 참소를 당해 좌천 되었다는 생각으로 감회에 젖어 굴원(屈原)을 조의(弔意)하기 위해 조굴원부(弔屈原賦)를 지었다. 또한 장사에 머물면서 자신의 처지를 애석해하며 '복조부(服烏賦)'를 지었다.
장사에 머문 지 4년 만에 한문제의 부름을 받아 경도에 돌아온 가의는 한 문제의 막내아들 양회왕(梁懷王) 유읍(劉揖)의 태부(太傅)로 임명되었다.
그러나 몇 년 후에 양회왕은 후사를 남기지 못하고 말을 타다가 떨어져 죽었다. 가의는 회왕의 태부로써의 직분을 다하지 못했다고 자책하고 상심하여 일 년여를 곡하다가 결국은 죽고 말았다. 그때 가생은 33살의 젊은 나이였다. 젊은 나이에 요절한 가의는 그 당시의 보기 드문 천재였다.
1.
賈生為長沙王太傅三年, 有鸮飛入賈生舍, 止于坐隅. 楚人命鸮曰服.
가생이 장사왕의 태부가 된 지 3년이 되었을 때 가생의 집에 부엉이가 날아들어 방석 가장자리에 앉았다. 초나라 사람들은 부엉이를 '복(服)'이라 불렀다.
賈生既以適居長沙, 長沙卑溼, 自以為壽不得長, 傷悼之, 乃為賦以自廣.
당시 가생은 좌천되어 장사에 머물면서 장사 지역이 지형이 낮고 습한 까닭에 스스로 자신의 목숨이 길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여 이를 애석히 여겨 '복조부(服烏賦)'를 지어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其辭曰:
그 내용은 이렇다.
2.
單閼之歲兮, 四月孟夏, 庚子日施兮, 服集予舍, 止于坐隅, 貌甚閒暇.
정묘(丁卯)년 4월 초여름 경자일(庚子日)이 저물 무렵 부엉이가 나의 집에 날아와 방석 가장자리에 앉으니 그 모습이 매우 한가롭다.
異物來集兮, 私怪其故.
發書占之兮, 筴言其度.
曰野鳥入處兮, 主人將去.
기괴한 새가 내 집으로 왔으니 그 까닭이 괴이했다. 점복서를 꺼내보니 점대가 그 길흉을 일러준다. '들새가 방으로 들어오니 주인이 장차 나갈 것이다.'
請問于服兮: 予去何之.
吉乎告我, 凶言其菑.
淹數之度兮, 語予其期.
부엉이에게 물었다. '나는 어디로 가겠느냐? 길사라면 내게 알려주고, 흉사라면 그 재앙이 무엇인지 말해다오. 느리고 빠름이 어떤지, 그 시기를 내게 일러다오.'
服乃嘆息, 舉首奮翼,
口不能言, 請對以意.
부엉이가 탄식하며 머리를 들고 날갯죽지를 펼치니 입으로 말을 할 수 없으니 마음으로 대답을 청하도다.
3.
萬物變化兮, 固無休息.
만물은 변하고 본래 그 변화는 그침이 없네.
斡流而遷兮, 或推而還.
감돌아 흘러 변천하며 또 그 변화는 반복되네.
形氣轉續兮, 變化而嬗.
형(形)과 기(氣)가 계속 도니 변화하고 탈바꿈하네.
沕穆無窮兮, 胡可勝言.
심오하고 무궁한 이치이니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禍兮福所倚, 福兮禍所伏.
화(禍) 속에 복이 깃들어 있고 복 속에 화가 숨어있도다.
憂喜聚門兮, 吉凶同域.
괴로움과 환희는 한 곳에 몰려들고 길흉은 한 곳에 있도다.
彼吳彊大兮, 夫差以敗.
저 오나라는 강대했지만 부차는 결국 패망하였다.
越棲會稽兮, 句踐霸世.
월나라는 회계로 패주했지만 끝내 구천은 천하를 제패하였네.
斯游遂成兮, 卒被五刑.
이사(李斯)는 유세에 끝내 성공했으나 결국 오형(五刑)을 당해 죽었다.
傅說胥靡兮, 乃相武丁.
부열(傅說)은 죄수였지만 무정(武丁)의 재상이 되었다네.
夫禍之與福兮, 何異糾纆.
화와 복이 함께 있는 것은 꼬아진 노끈과 어찌 다른가?
命不可說兮, 孰知其極.
운명은 말로 할 수 없는 것이니 누가 그 끝을 알겠는가?
水激則旱兮, 矢激則遠.
물은 격해지면 사납고 화살은 격발되면 멀리 날아가도다.
萬物回薄兮, 振蕩相轉.
만물은 회전하고 충돌하니 서로 섞이며 돌아간다.
雲蒸雨降兮, 錯繆相紛.
구름이 피어올라 비를 내리고 서로 뒤엉켜 어지러워진다.
大專槃物兮, 坱軋無垠.
자연의 조화가 사물을 만듦에는 끝없이 넓어 끝이 없다.
天不可與慮兮, 道不可與謀.
천하는 예측할 수 없고 도(道) 또한 꾸밀 수 없네.
遲數有命兮, 惡識其時.
수명이 길고 짧음이 있으나 그 때를 어찌 알 수 있으리오?
4.
且夫天地為鑪兮, 造化為工.
한편 천지가 큰 화로라면 자연은 화부로다.
陰陽為炭兮, 萬物為銅.
음양의 조화가 숯이라면 만물은 구리라네.
合散消息兮, 安有常則.
사물이 생성 소멸하지만 어찌 정해진 규칙이 있으리오.
千變萬化兮, 未始有極.
천변만화하니 시작도 궁극의 한계도 없다네.
忽然為人兮, 何足控摶.
홀연히 사람이 되었다고 삶에 연연할 필요가 있는가?
化為異物兮, 又何足患.
다른 사물로 태어난다 해도 또 무엇이 걱정이랴!
小知自私兮, 賤彼貴我.
어리석은 자는 이기적이고 외물을 천시하고 자신을 중히 여기며,
通人大觀兮, 物無不可.
통달한 자는 넓게 보고 차별을 두지 않는다네.
貪夫徇財兮, 烈士徇名.
탐욕스런 자는 재물로 인해서 죽고, 열사는 명예를 위해 죽으며,
夸者死權兮, 品庶馮生.
권세를 과시하는 자는 권세에 죽고, 평범한 자는 삶에만 매달리네.
述迫之徒兮, 或趨西東.
이익에 미혹된 자는 또 명리를 쫓아 분주하고,
大人不曲兮, 億變齊同.
군자는 외물에 굴복하지 않아 천만 가지 변화를 하나로 본다네.
拘士系俗兮, 攌如囚拘.
융통성이 없는 자는 세속에 묶이어 자신을 속박하고
至人遺物兮, 獨與道俱.
지극한 사람은 외물을 초연하고 오직 도와 함께 살아간다네.
眾人或或兮, 好惡積意.
천하의 범부는 미혹에 빠져 애증이 마음에 가득하고
真人淡漠兮, 獨與道息.
진리를 깨달은 자는 냉담하여 오직 도와 함께 살아간다네.
釋知遺形兮, 超然自喪.
지혜를 쫓지 않고 형체를 초월하여 자신을 잊으며
寥廓忽荒兮, 與道翺翔.
텅 비어있고 황홀한 경지는 도와 함께 비상한다네.
乘流則逝兮, 得坻則止.
물결 따라 흘러가다 모래섬을 만나 머물면 그뿐이니
縱軀委命兮, 不私與己.
육신을 운명에 내맡겨 내 것으로 여기지 말게.
其生若浮兮, 其死若休.
삶은 물 위에 뜬 것과 같고 죽음이란 긴 휴식과 같으니
澹乎若深淵之靜, 氾乎若不系之舟.
심연의 잔잔함 같이 고요하고 매이지 않은 배처럼 떠다니세.
不以生故自寶兮, 養空而浮.
삶에 집착하지 말고 빈 마음을 수양하여 구애됨이 없으니
德人無累兮, 知命不憂.
덕이 있는 자는 마음에 거리낌이 없고 천명을 따라 근심이 없다네.
細故遰葪兮, 何足以疑.
사소하고 보잘 것 없는 일이 어찌 걱정거리가 되겠는가!”
5.
後歲餘, 賈生徵見.
1년 후, 가생은 소환되어 문제를 알현했다.
孝文帝方受釐, 坐宣室.
효 문제는 마침 제사 지낸 고기를 받고 선실(宣室)에 앉아 있었다.
上因感鬼神事, 而問鬼神之本.
문제는 전에 귀신에 대해 느낀 바가 있어 가생에게 귀신의 본질을 물었다.
賈生因具道所以然之狀.
至夜半, 文帝前席.
가생이 그 이치를 상세히 설명하였다. 밤이 깊도록 효 문제는 바싹 다가앉아 경청하였다.
既罷, 曰: 吾久不見賈生, 自以為過之, 今不及也.
가생이 설명을 마치자 문제가 말했다. '짐은 오래도록 그대를 만나지 못해 스스로 그대보다 낫다고 여겼는데 지금 보니 그대에게 미치지 못하는구려.'
居頃之, 拜賈生為梁懷王太傅.
얼마 후 문제는 가생을 양 회왕의 태부로 삼았다.
梁懷王, 文帝之少子, 愛, 而好書, 故令賈生傅之.
양 회왕은 문제의 막내아들로서 독서를 좋아하기 때문에 가생을 스승으로 삼은 것이다.
6.
文帝復封淮南厲王子四人皆為列侯.
문제는 또 이복동생인 회남(淮南) 여왕(厲王)의 네 아들을 모두 열후에 봉했다.
賈生諫, 以為患之興自此起矣.
가생은 이로 인해 나라의 우환이 일어날 것이라며 간언했다.
賈生數上疏, 言諸侯或連數郡, 非古之制, 可稍削之. 文帝不聽.
가생은 여러 차례 상소해 제후들이 여러 땅을 병합하는 것은 제도에 어긋난 일이므로 점차 원상복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7.
居數年, 懷王騎, 墮馬而死, 無後.
몇 년 후, 양 회왕이 말을 타다가 떨어져 죽었는데 그를 이을 후사가 없었다.
賈生自傷為傅無狀, 哭泣歲餘, 亦死.
가생은 태부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음을 자학하여 1년 동안 곡을 하며 슬피 울다가 역시 죽고 말았다.
賈生之死時年三十三矣.
가생이 죽었을 때 그의 나이 33세였다.
及孝文崩, 孝武皇帝立, 舉賈生之孫二人至郡守, 而賈嘉最好學, 世其家, 與余通書.
효 문제가 죽고 효 무제가 즉위해 가생의 손자 두 명을 등용해 군수에 오르게 하였으며, 가가(賈嘉)는 그중 학문을 좋아해 가업을 이었으며 나하고 서신을 교환하기도 했다.
至孝昭時, 列為九卿.
가가(賈嘉)는 소제에 이르러 구경(九卿)의 반열에 올랐다.
8.
太史公曰: 余讀離騷, 天問, 招魂, 哀郢, 悲其志.
태사공은 말한다. '내가 굴원의 이소(離騷), 천문(天問), 초혼(招魂), 애영(哀郢)을 읽으니 그 내용이 슬펐다.
適長沙, 觀屈原所自沈淵, 未嘗不垂涕, 想見其為人.
장사(長沙)에 가서 굴원이 빠져 죽은 깊은 못을 보니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으며, 그의 사람됨에 대해 생각하였다.
及見賈生弔之, 又怪屈原以彼其材, 游諸侯, 何國不容, 而自令若是.
가생이 굴원을 애도한 글을 읽고 굴원이 그의 재능으로 다른 제후에게 유세 했더라면 어느 나라도 받아들이지 않을 리가 없었을 터인데 스스로 이같이 생을 마친 것이 또 의문스러웠다.
讀服烏賦, 同死生, 輕去就, 又爽然自失矣.
그러나 그의 복조부(服鳥賦)를 읽고는 삶과 죽음을 동일시하고 벼슬에 나아가고 물러남을 가볍게 여긴 사실을 알게 되자 또 망연자실하였다.
(註)
가의(賈誼)가 부(賦) 작품을 지은 것은 그의 일생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가의는 본디 유가(儒家) 출신의 정치가이며, 당시 초가(楚歌)가 사회에 전반적으로 유행하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유가 출신의 정치가인 가의가 애상적인 초사(楚辭)를 짓게 된 것은 그 배경이 있다.
가의는 낙양(洛陽) 사람으로 나이 18세에 시서(詩書)에 능하여 고을에 명성이 있었다. 당시 오정위(吳廷尉)가 하남(河南)의 군수가 되었는데 그의 명성을 듣고 문하에 거두어 무척 총애하였다.
당시 문제(文帝)가 막 즉위하여 하남군수 오공(吳公)이 천하에서 가장 명망 있는 행정가이며 이전에 진(秦)의 재상 이사(李斯)와 동향으로 그에게 학문을 배웠다는 소문을 듣고 초치하여 정위(廷尉)로 삼았다.
이에 오정위는 문제에게 가의가 젊기는 하지만 제자백가에 정통함을 들어 추천하였고, 문제는 가의를 불러 박사(博士)로 삼았다.
역사를 보면 문제(文帝)에 대한 평가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문제와 경제(景帝; 劉啓)가 다스리던 시기를 '문경지치(文景之治)'라 하여 서한(西漢)의 강력한 황권을 완성한 시기로 본다.
그러나 이는 문제의 재위 기간 전체에 대한 평가이지, 가의가 출사(出仕)했던 시기에 대해서도 이러한 평가를 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당시 문제는 20대 초반의 젊은 황제로서 의욕이 대단하였으며, 그보다 두 살 어린 가의를 대단히 신임하였고, 가의도 이에 부응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에 많은 조치들을 건의하였고, 또 대부분 받아 들여졌다.
결국 이를 인정받아, 기용된 지 1년도 안되어 태중대부(太中大夫)라는 높은 관직에 임명되었다.
가의는 이후 많은 급진적인 개혁정책을 제시하였으나, 당시 한나라는 초창기 였는지라 백성들의 휴식을 위하여 급진적인 제도개혁이 시기상조였다.
게다가 당시 재상이었던 주발(周勃), 관영(灌嬰), 어사대부(御史大夫)였던 동양후 장상여(張相如), 풍경(馮敬) 등이 가의의 급성장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가의를 견제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가윽를 신임하던 문제조차도 그를 멀리하고 그의 계책을 채용하지 않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얼마 후 가의는 장사왕(長沙王)의 태부(太傅)로 좌천되었다.
물론 가의의 연배로 제후의 태부를 맡는다는 것이 그리 낮은 관직은 아니다. 그러나 능력을 갖추고 포부를 품었던 가의로서는 뼈저린 일이었다.
그리고 장사(長沙)는 남쪽 지역에 위치해 있었고, 그 지역에서 발생했던 초사(楚辭)의 형식으로 애상적인 작품을 짓게 된 것은 자연스런 일이었을 것이다.
현존하는 그의 5편의 부(賦) 작품은 바로 이러한 배경 하에서 지어지게 된 것이다.
복조부(鵩鳥賦)의 창작 배경에 대해서 사기(史記)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가생(賈生)이 장사왕의 태부가 된 지 3년이 지났는데, 부엉이가 가생의 집으로 날아 들어와 좌석 옆에 앉았다. 초나라 사람들은 부엉이를 '복(服)'이라 했다.
가생은 장사(長沙)에 귀양와 있는데 장사가 지대가 낮고 습지니, 스스로 오래 살지 못하리라 생각하고 이를 가슴 아프게 여기면서, 부(賦)를 지어 자신의 마음을 달랬다.
이 작품도 장사왕의 태부로 있을 때 지은 작품이니, '조굴원부(吊屈原賦)'와 비슷한 시기의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이 작품의 결구(結構)를 보면, 문선(文選)에 실린 작품의 경우에 서문이 있는데, 그 서문은 가의가 쓴 게 아니고 소통(蕭統)이 문선(文選)을 편찬하면서 사기(史記)의 기록을 기초로 지은 것이기 때문에 작품의 배경을 알 수 있는 가치만이 존재한다.
복조부(鵩鳥賦)는 이 소통(蕭統)이 지은 서문과 가의가 지은 본문으로 이루어져 있고 결미(結尾)는 없다. 그런데 가의가 지은 본문을 자세히 분석해 보면 서문, 본문으로 이루어진 결구(結構)와 유사함을 알 수 있다.
(參考)
사기(史記) 백이열전(伯夷列傳)에 나오는 구절이다.
○ 子曰: 道不同不相爲謀. 亦各從其志也.
공자는 말씀하시기를, '사람은 실천하는 길이 같지 않으면 서로 꾀하는 것도 같이 하지를 않는다'고 하였다. 이 말씀은 각각 자기 의사에 좇아 할 것을 말한 것이다.
故曰: 富貴如可求, 雖執鞭之士, 吾亦爲之. 如不可 求, 從吾所好. 歲寒, 然後知松柏之後凋.
그렇기 때문에 또 말씀하시기를, '만약에 부귀가 뜻과 같이 얻어질 수 있다면, 천한 직업인 견마잡이 하인일지라도 나는 이를 사양치 않을 것이다. 만약에 얻어질 수 없다면 자기의 즐기는 바를 좇을 것이다.' 하였고, 다시 말씀하시기를, '겨울 추운 때를 당해서야 비로서 송백(소나무와 잣나무)이 다른 나무에 비해 늦게 떨어지는 것을 안다'고 하였다.
擧世混濁, 淸士乃見.
세상이 다 혼탁하면 청렴한 사람이 더욱 돋보이게 되는 것이다.
豈以其重若彼, 其輕若此哉.
부귀를 중히 여기는 속인들과 의를 중이 여기는 청렴한 인사와는 그 대조되는 바가 극단인 때문이다.
○ 君子疾沒世而名不稱焉.
군자는 죽은 후에 이름을 더럽히지 않으려고 조심한다.
賈子曰: ��️貪夫徇財, 烈士徇名, 夸者死權, 口庶馮生.
가의(賈誼)가 말하기를, '탐욕하는 자는 재물 때문에 죽고, 열사는 이름을 위해 죽고, 권세를 부리고자 자는 권세 때문에 목숨을 잃고, 평범한 서민은 다만 생활에 매달리게 된다'고 하였다.
同明相照, 同類相求, 雲從龍, 風從虎, 聖人作而萬物睹.
같은 광명은 서로 비추어 주고, 같은 무리는 서로 어울리기를 마치 구름이 용을 따르고, 바람이 범을 따르는 것과 같이 성인(聖人)이 이 세상에 나타나고서야 온갖 물건도 빛을 얻게 되는 것이다.
伯夷叔齊雖賢, 得夫子而名益彰; 顔淵 雖篤學, 附驥尾而行益顯.
백이와 숙제는 어진 사람이라 하지만 공자의 붓을 통해서 비로서 그 이름이 드러나게 되었고, 안연은 학문에 충실하였지만 공자의 이름 밑에(기미) 붙음으로써 그 조촐한 품행이 더욱 나타나게 되었던 것이다.
巖穴之士, 趣舍有時若此, 類名堙滅而不稱, 悲夫.
암굴에 숨어 사는 선비는 나가고 들어감에 때의 이로움과 이롭지 못한 것이 있으니 허유와 무광과 같은 분이 그 이름이 높이 나지 않는 것은 슬픈 일이라고 하겠다.
閭巷之人, 欲砥行 立名者, 非附靑雲之士, 惡能施于後世哉.
마을 구석에 사는 사람으로 품행을 닦고 이름을 세우고자 하는 이는 아무리 능력이 있더라도 덕있는 명사를 만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름을 후세에 전할 수가 있겠는가?
▶️ 貪(탐할 탐)은 ❶형성문자로 贪(탐)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조개 패(貝; 돈, 재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今(금, 탐)으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貪자는 '탐내다'나 '탐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貪자는 今(이제 금)자와 貝(조개 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今자는 입을 거꾸로 그려 무언가를 집어삼키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貪자는 이렇게 무언가를 삼키는 모습을 그린 今자에 貝자를 결합한 것으로 재물을 집어 삼킨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貪자는 재물에 대한 애착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탐내다'나 '탐하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貪(탐)은 (1)탐욕(貪欲) (2)세 가지 독(毒)의 하나. 자기(自己)의 뜻에 잘 맞는 사물에 대하여 마음으로 애착(愛着)케 하는 정신(精神) 작용(作用) 등의 뜻으로 ①탐(貪)내다, 탐(貪)하다 ②바라다 ③희망(希望)하다 ④자초(自招)하다(어떤 결과를 자기가 생기게 하다) ⑤탐 ⑥탐욕(貪慾)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사물을 지나치게 탐하는 욕심을 탐욕(貪慾), 백성의 재물을 탐하는 벼슬아치를 탐관(貪官), 탐내어 구함을 탐구(貪求), 여색을 탐냄을 탐색(貪色), 욕심이 많고 하는 짓이 더러움을 탐오(貪汚), 남의 물건을 탐내고 제 것은 척 아낌을 탐애(貪愛), 높은 지위를 탐함을 탐위(貪位), 탐욕이 많고 포악함을 탐학(貪虐), 탐욕으로 일어나는 얽매임을 탐결(貪結), 욕심내어 읽음을 탐독(貪讀), 지나치게 이익을 탐냄을 탐리(貪利), 탐욕한 사내 또는 욕심 많은 속인을 탐부(貪夫), 탐내는 마음을 탐심(貪心), 욕심이 많고 마음이 악함을 탐악(貪惡), 재물을 탐함을 탐재(貪財), 탐욕을 부리는 포악한 정치를 탐정(貪政), 술을 탐함을 탐주(貪酒), 만족할 줄 모르고 더욱 사물에 집착함을 탐착(貪着), 매우 즐기며 좋아함을 탐호(貪好), 음식을 탐내는 일을 식탐(食貪), 탐욕스러운 사람을 징계함을 징탐(懲貪), 완악하고 탐오함을 완탐(頑貪), 여색을 몹시 탐함을 색탐(色貪), 음란한 것을 좋아함을 음탐(淫貪), 이리와 같이 배부른 것도 생각하지 않고 자꾸 욕심을 냄을 낭탐(狼貪), 탐욕이 많고 부정을 일삼는 벼슬아치를 일컫는 말을 탐관오리(貪官汚吏), 하늘의 공을 탐한다는 뜻으로 남의 공을 탐내어 자기 힘으로 이룬 체함을 일컫는 말을 탐천지공(貪天之功), 권세를 탐하고 세도 부리기를 즐김을 일컫는 말을 탐권낙세(貪權樂勢), 작은 이익을 탐하여 큰 이익을 잃어 버림을 일컫는 말을 탐소실대(貪小失大), 욕심 많은 사람은 재물이라면 목숨도 아랑곳하지 않고 좇음을 이르는 말을 탐부순재(貪夫徇財), 뇌물을 탐함에 그 끝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탐뢰무예(貪賂無藝), 욕심이 많아 많은 것을 탐냄을 일컫는 말을 탐다무득(貪多務得), 명예를 탐내고 이익에 집착함을 이르는 말을 탐명애리(貪名愛利), 재물을 탐하고 여색을 즐김을 일컫는 말을 탐재호색(貪財好色), 뇌물을 탐함에 그 끝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탐욕무예(貪欲無藝) 등에 쓰인다.
▶️ 夫(지아비 부)는 ❶회의문자로 一(일)은 여기서 상투의 모양이고, 大(대)는 사람이나 어른 또는 훌륭ㅡ한 사람을 나타낸다. 夫(부)는 상투를 튼 어엿한 장부(丈夫)를 말한다. 장부(丈夫)란 지금의 성인(成人)에 해당하는 말이며, 옛날엔 스무 살이 되면 상투를 틀고 관(冠)을 썼다. ❷상형문자로 夫자는 '지아비'나 '남편', '사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夫자는 大(큰 대)자와 一(한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夫자를 보면 사람의 머리 부분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다. 이것은 남자들이 머리를 고정할 때 사용하던 비녀를 그린 것이다. 고대 중국에서는 남자들도 머리에 비녀를 꽂아 성인이 됐음을 알렸다. 그래서 夫자는 이미 성인식을 치른 남자라는 의미에서 '남편'이나 '사내', '군인'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夫(부)는 ①지아비 ②남편 ③사내, 장정 ④일군, 노동일을 하는 남자 ⑤군인(軍人), 병정(兵丁) ⑥선생, 사부 ⑦부역(負役) ⑧100묘(畝)의 밭 ⑨저, 3인칭 대명사(代名詞) ⑩대저(大抵; 대체로 보아서), 발어사(發語辭) ⑪~도다, ~구나(감탄사) ⑫다스리다 ⑬많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른 장(丈),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시어머니 고(姑), 아내 처(妻)이다. 용례로는 남편과 아내를 부부(夫婦), 남의 아내의 높임말을 부인(夫人), 남의 남편의 높임말을 부군(夫君), 덕행이 높아 모든 사람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의 높임말 또는 남편의 높임말을 부자(夫子), 두 암키와 사이를 어울리 엎어 이는 기와를 부와(夫瓦), 남편이 아내에 대하여 가지는 신분이나 재산 상의 권리를 부권(夫權), 부모의 제삿날을 부일(夫日), 남편의 친족을 부족(夫族), 남편과 아내를 부처(夫妻), 남편과 동성동본인 겨레붙이를 부당(夫黨), 국가나 공공단체가 부과하는 노역을 부역(夫役), 남편이 주장하고 아내가 이에 따름으로 가정에서의 부부 화합의 도리를 이르는 말을 부창부수(夫唱婦隨), 남편은 아내의 벼리가 됨을 이르는 말을 부위부강(夫爲婦綱), 오륜의 하나로 남편과 아내는 분별이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부부 사이에는 인륜상 각각 직분이 있어 서로 침범하지 못할 구별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부부유별(夫婦有別), 부부 사이의 애정을 일컫는 말을 부부지정(夫婦之情), 혼인을 맺자는 언약을 일컫는 말을 부부지약(夫婦之約), 부부의 화합함이라는 말을 부화부순(夫和婦順) 등에 쓰인다.
▶️ 循(돌 순/주창할 순)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旬(순)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循(순)은 ①돌다, 순행하다(巡行--) ②쫓다(=殉) ③따라 죽다 ④주창하다 ⑤거느리다, 복종시키다(服從---) ⑥지키다 ⑦호령하다, 군령을 내리다 ⑧영위하다, 경영하다(經營--) ⑨총명하다(聰明--), 영리하다 ⑩빼앗다 ⑪구하다(求--), 원하다(願--) ⑫빠르다 ⑬자랑하다, 드러내 보이다 ⑭두르다, 둘러싸다 ⑮부리다 ⑯두루, 널리,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돌 순(巡), 돌 회(廻), 돌 순(循), 돌 알(斡), 돌 선(旋)이다. 용례로는 빠짐없이 두루 보임을 순시(徇示), 자살하여 죽음을 순신(徇身), 사사로운 일을 따르고 공변된 일을 돌보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순사멸공(徇私滅公), 그 자리에서 참수하여 무리의 본보기로 경계함을 일컫는 말을 입참이순(立斬以徇), 욕심 많은 사람은 재물이라면 목숨도 아랑곳하지 않고 좇음을 이르는 말을 탐부순재(貪夫徇財) 등에 쓰인다.
▶️ 財(재물 재)는 ❶형성문자로 财(재)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조개 패(貝; 돈, 재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才(재)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才(재)는 흐름을 막는 일, 또 材(재)와 같이 자재(資材)가 되는 것, 貝(패)는 돈이나 물건, 사람이 모아두는 돈이나 물건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財자는 '재물'이나 '재산', '재능'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財자는 貝(조개 패)자와 才(재주 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才자는 땅 위로 올라오는 새싹을 그린 것으로 '재능'이나 '재주'라는 뜻을 갖고 있다. 財자는 '재물'을 뜻하기 위해 貝자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그런데 고대에는 財자나 才자 모두 '재능'이라는 뜻으로 사용됐었다. 그러나 후에 才자는 선천적인 재능을 뜻하게 되었고 財자는 후천적인 노력으로 얻게 된 '재물'이라는 뜻으로 분리되었다. 그래서 財(재)는 (1)재산(財産) (2)가재(家財) 집기(什器) (3)사람에 대하여 어떤 효용을 가지고 있는 것. 곧 사람의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물건 등의 뜻으로 ①재물(財物) ②재산(財産), 자산(資産) ③보물(寶物) ④물품(物品) ⑤녹봉(祿俸: 벼슬아치에게 주던 급료) ⑥재능(才能) ⑦재료(材料) ⑧성(姓)의 하나 ⑨겨우 ⑩비로소 ⑪마르다(옷감이나 재목 따위의 재료를 치수에 맞게 자르다) ⑫재단(裁斷)하다 ⑬마름질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재물 화(貨), 재물 자(資), 재물 회(賄)이다. 용례로는 개인이나 가정이나 단체가 소유하는 재물을 재산(財産), 재계에서 세력 있는 자본가나 기업가의 일단을 재벌(財閥), 개인이나 가계나 기업 등의 금융 사정을 재정(財政), 재화를 발생이나 수득하게 하는 근원을 재원(財源), 실업가 및 금융업자의 사회를 재계(財界), 돈이나 그밖의 온갖 값나가는 물건을 재물(財物), 사람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물질을 재화(財貨),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결합된 재산의 집합을 재단(財團), 재정에 관한 사무를 재무(財務), 재물을 탐내는 욕심을 재욕(財慾), 재물로서 사람을 사귀는 일을 재교(財交), 돈을 꾸어 옴 또는 그 돈을 차재(借財), 한 집의 재물이나 재산을 가재(家財), 개인이 사사로이 소유하고 있는 재산을 사재(私財), 많은 재산을 거재(巨財), 원금 또는 본전을 모재(母財), 돈이나 재물을 모아 쌓음 또는 그 재물을 축재(蓄財), 노력을 들이지 않고 뜻밖에 재물을 얻음 또는 그 재물을 횡재(橫財), 재물을 유리하게 다루어 운용함을 이재(理財), 돈이나 그밖의 온갖 값 나가는 물건을 화재(貨財), 재산을 쌓아 모음 또는 그 재산을 적재(積財), 쓰고 난 뒤의 나머지 재물을 여재(餘財), 사람이 살아가는 데 덕이 뿌리가 되고 재물은 사소한 부분이라는 말을 덕본재말(德本財末), 아주 많은 재산이나 재물을 이르는 말을 누거만재(累巨萬財), 욕심 많은 사람은 재물이라면 목숨도 아랑곳하지 않고 좇음을 이르는 말을 탐부순재(貪夫徇財), 백성은 구차하고 나라의 재물은 다 말라 없어졌다는 말을 민궁재갈(民窮財渴)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