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유물 보관소
시디바는 어느 날 나를 데리고 검은 돌로만 이루어진 석굴 속으로 향했다. 흑암동굴 내부는 넓고 밝았다. 인공태양처럼 인위적 조명장치가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지구유물 보관소라고 부르는 장소였다. 거대한 해저박물관을 연상케 할 만큼 과거와 현대를 망라한 수많은 유물들이 석굴에 잘 정돈된 채로 진열되어 있었다.
지하도시 샤르별인들은 지구유물 보관소를 '기니샤바미'라 불렀다. '기니샤바미'란 이름을 풀이하면 '잊혀진 유물들' 이었다. 지구인류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 유물들이 보관되고 있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그 유물들은 소중한 역사의 흔적들인데 지구인류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린 것들이라고 생각하니 슬프고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지구유물 보관소에 정돈되어 있는 잊혀진 유물들이 방문하고 있는 나를 향해 무언의 메시지를 호소하는 것 같았다.
석굴의 기니샤바미에 보관된 유물들은 현대의 것보다 과거의 것들이 주종을 이루었다. 과거 중에서도 아주 오래된 과거의 지구유물들인 것 같았다. 그 지구유물들은 대부분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고대 박물관에서도 구경할 수 없는 물건들이었으며, 그림이나 사진으로도 구경한 적이 없는 희귀한 유물들은 나의 시선을 강하게 이끌었다.
손으로 다듬은 듯 대리석처럼 반들거리는 넓고 긴 통로의 흑암동굴을 따라 즐비하게 늘어서서 진열되어 있는 과거의 잡동사니 물건들, 지구인류들이 수백만 년 전부터 사용했다고 하는 석기류들을 비롯해서 간소한 의상과 목재 도구들이며, 그 후세대로 이어지는 용도조차 알 수 없는 고대 물건들이 나의 시선을 압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유물들은 전자책 속에 4차원 영상으로 재구성하여 저장되어 있기도 했다. 용도조차 알 수 없는 물건들이 전자책의 가상공간 시뮬레이션 화면에 나타나면 바로 그 용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유물들의 용도를 확인하면 그 당시 살았던 인류들의 문화적 척도는 물론, 인류들의 생활 습관이나 골격까지 점칠 수 있었다.
전자책의 4차원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유물들의 쓰임새를 관찰하면서 타임머신을 타고 수십, 수백만 년 전의 과거를 여행하며 많은 느낌을 새롭게 얻을 수 있었다.
옛 물건들 중에서 특히 마음을 사로잡는 몇 가지가 있었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데 사용했다는 천의경이란 둥근 공도 그중에 하나였다. 지구의처럼 생긴 비취색의 광택이 나는 물건이었는데, 표면에 보석처럼 생긴 돌들이 수수께끼 같은 문양을 나타내며 장식되어 있기도 했다. 비취색 공은 무슨 재질로 만들어져 있는지 모르지만 무겁지는 않았다.
그 천의경을 시디바가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들어올리자 신비하게도 색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본래 비취색이었던 천의경이 시디바의 손이닿자 밝은 보라색의 빛으로 변했다. 손을 떼니 다시 본래의 색으로 돌아왔다.
내가 천의경을 만지기 시작하자 약간 검게 보이는 무지개 빛이 나타났다.
"네 마음에 번민과 갈등이 미세하게 번져있다는 증거다."
천의경이 변하는 색을 보고 시디바는 나의 심리를 진단해 주었다.
그 말을 듣고 신기한 마음이 들어 질문했다.
"천의경은 만지는 사람의 마음 상태에 따라 색이 달라지나 보지요?""그렇단다. 그 원리는 마음의 에너지가 천의경에 전달될 때 천의경의 물질구조에 화학적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이란다."
시디바의 설명에 의하면 천의경은 마음의 에너지가 전달되어 색의 변화가 나타나고, 그 색의 변화에 따라 사람의 마음 상태를 구분할 수 있다고 했다. 천의경을 이용하면 마음속의 진실과 거짓도 구분할 수 있고, 안정되어 있거나 불안한 상태도 구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정신세계의 높거나 낮은 차원도 천의경을 통해 구분되어진다고 했다.
그 천의경이란 기구가 옛날에 사용되어진 용도가 궁금해서 시디바에게 질문했다.
"옛날 지구 사람들이 천의경을 이용해서 인간의 마음을 관찰한 목적이 무엇이었을까요?"
“주로 종교나 신앙적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했고, 인간의 죄와 벌을 다스리는 데도 사용했단다. 그래서 천의경을 발명해서 사용했던 문명의 주인공들은 천의경 앞에서는 함부로 거짓된 행동을 하거나 삶을 살아가지 못했을 것이다. 이 천의경이야말로 지구인류들의 고대역사인 우주문명시대에 만들어진 대표적 유물이라고 소개할 수 있단다."
"우주문명시대의 유산이란 뜻이군요?"
"그런 셈이지."
“그러면 샤르별의 인류들이 사용하는 물건들 중에도 유사한 것이 있"나요?"
“천의경과 비슷한 원리를 가진 물건들이 우리들 세상에도 존재한다. 인간의 뇌파와 마음의 에너지를 이용해서 작동 가능하도록 만든 4차원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단다."
“그러면 샤르별의 존재들은 남에게 거짓말을 못하고 살겠군요? 마음을 들여다보는 기구들이 다양하게 만들어져 있다면...."
"우리들 세상의 존재들은 꼭 마음을 들여다보는 기구가 아니라도 남에게 거짓말하는 버릇도 비밀을 감추는 습관도 가지고 있지 않단다."
"우주에 거짓말 없는 세상이 존재하다니 다행이군요. 어떻든 마음의 에너지가 그렇게 다양한 특성의 기능을 발휘할 줄 몰랐어요."
"인간의 정신이나 신념이나 의식, 이런 모든 것들이 우주의 영성과 동일한 코드를 갖춘 에너지의 현상들이며, 이런 마음의 에너지는 그 변화 상태에 따라 다양한 특성을 발휘하기도 한단다."
“그렇다면 고대의 지구인류들이 그런 마음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이런 기구들을 개발해서 살아가고 있었다니 현대의 인류들보다 더 우수한 지능을 보유하며 살아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고대 지구인류들의 지혜는 하늘을 찌를 듯 했고, 그 지성의 힘들은 신을 감동시킬 만큼 드높았단다. 그들의 사고와 의식세계는 하늘을 향해 활짝 열려 있었기 때문이지."
이러한 설명을 마치고 시디바는 몇 점의 우주문명 유물을 더 소개시켜 주었다. 우주문명 유물들을 살펴보았을 때 지구에는 샤르별인들 뿐만 아니라 다른 외계의 존재들도 지구를 다녀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주문명시대에 만들어진 물건들은 각종 예술품 생활기구 등 다양했다. 그중에는 그림이나 서적류도 있었고, 시간을 측정하는 기구나 측량도구로 사용되는 기구도 있었으며, 몸속의 질병까지 측정하는 의료기구들도 있었다. 1만 년 전에 만들어진 물건들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정교하고 세련된 감각이 뛰어난 물건들이었다.
이외 기니샤바미에 진열되어 있는 유물들은 지구인류들이 5백만 년전이라든가 1천만 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들도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원시시대나 다름없는 그 당시에도 조잡한 물건들이 있는가하면 고도의 기교가 가미된 물건들도 있었다. 이런 물건들은 지구의 어떤 장소에서도 구경할 수 없는 희귀하고 생소한 유물들이 아닐 수 없었다.
말하자면 암굴 속에 진열된 지구유물들은, 지구유물 종합박물관을 방불케 할 만큼 대단한 규모였다. 과연 그렇게 대량의 유물들을 외계인들은 어디서 무슨 방법으로 수집하여 보관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한 궁금증을 시디바가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이 유물들은 지구의 땅속과 깊은 바다의 해저에서 발굴한 물건들이란다. 지구의 깊은 땅속과 깊은 해저에는 아직도 발굴하지 못한 수많은 유물들이 더 매장되어 있단다."
"어떤 이유 때문에 지구의 유물들이 그렇게 깊은 땅속과 깊은 바다의 해저에 매몰되어 있을까요?"
"과거에 지구에는 수많은 지각변동과 천재지변들이 거의 정기적으로 발생했으며, 그때마다 찬란하게 꽃피었던 문명들이 땅속에 묻히기도 하고 바닷속에 가라앉기도 했기 때문이란다. 소위 지구에는 유물층이 존재하며 그 유물층에서 발견한 물건들마다 새로운 문명이 숨쉬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유물층에서 새로운 문명시대의 유물들이 발견된다는 말씀이군요? 그 유물층들은 땅속에도 묻혀 있고 해저에도 가라앉아 있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지. 나쁘게 표현하면 비극과 종말의 흔적들이며, 좋게 말하면 과거의 숨결을 새롭게 느낄 수 있는 흔적들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
“그렇게 땅속과 바닷속에 매몰된 유물들을 당신들 외계인들은 무슨 방법으로 발굴하고 수집할 수 있나요?"
"우리들은 깊은 땅속을 환히 들여다보며 탐사할 수 있는 장비들과 깊은 바닷속을 자유자재로 항해할 수 있는 UFO의 부속장치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일들이 가능하단다."
시디바의 부연 설명에 의하면 UFO에서 발사시킨 광캡슐이 땅속이나 바다 밑을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탐사할 수 있다고 했다. 지구유물들은 지하 천 미터가 넘는 곳에서도 발견된다고 하니 과거에 얼마나 큰 지각변동이 발생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아직도 UFO의 광캡슐을 이용한 지구 땅속의 탐사는 멈추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 앞으로 얼마나 더 흥미로운 과거 역사의 메신저들이 출토될 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2 <해저 지하세계와 해저탐사 이야기> - 박천수著
첫댓글 천의경^^
네 신비한 천의경입니다^-^
@니디기오스 와~~♡
중요하고 비밀스런 글 공유 감사드립니다.
@그릿 넵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천의경이 지구에 있다한들 딥스들에 의해 빛을볼 수 없는건 당연한일 그렇지만 각자의 마음속에 천의경을 품고 진실되게 살다 가야겠네요
지구는 변화하고 있고 인류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4차원 프로그램도 지구에 생겨날 것이고 각성해 나아가는 인류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