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7월,
장마가 한창일 때
몇 사람이 모여서 울분을 토로했다.
이대로 있으면 안 된다고.
정권이 장지도 안 내놓고
장군의 업적을 지우려 할수록
우리가 살아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그렇게 광화문에 분향소를 만들었지만, 솔직히 걱정했다.
사람들이 안 오면 어쩌나...
치적치적 비까지 내리는데
사람들이 오려나?
장군님을 오히려 욕보이는 건 아닐까, 걱정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그러나 걱정은 썰물처럼 씻기고
인파가 밀물처럼 몰려왔다.
우산을 받쳐들고.
꼬리에 꼬리를 물며 줄이 늘어섰다.
백선엽 장군의 시민 분향소는
그렇게 광화문에 설치됐고
올해로 장군님 서거 3주기를 맞는다.
며칠 전,
내 소중한 친구 발인날.
백선엽장군기념사업회
회의가 인사동에서 열렸다.
그리고 3월 23일 저녁에
장군님 추모음악회를 열기로 했다.
그 음악회엔 우리 물망초합창단도 무대에 서기로 했다.
통일을 간절히 원하셨던 장군님의 뜻을 기리기 위해 탈북여성 30명으로 구성된 물망초합창단이 장군님을 추모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멋진 일 아닌가?
내 꿈이 하나씩 영글어가는 것같아 한없이 기쁘고 감사하다.
무슨 곡을 올릴까?
'날 잊지 말아라'
'내 나라 내 겨레'에
북한 곡 '고향의 밤'을 들려드리면, 고단했던 당신의 마지막 길이 그래도 조금은 회한을 걷어내게 되지 않을까?
당신의 고향이 평안남도시니까.
ㅡ박선영이사장 글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