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생명체 유전자 보관소
흑암동굴의 기니샤바미는 지구의 지하나 해저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보관하는 장소라면, 암염동굴에 만들어져 있는 샤초디추는 지구 생명체들의 유전자를 보관하는 장소였다.
샤초디추 암염동굴의 생성연대는 5억 년이 넘는다고 했다. 옛날 바다였던 장소가 육지로 변했다가 다시 바닷속에 가라앉은 대지각변동의 현상이 샤초디추 암염동굴의 실체였다.
그 암염동굴에는 지구의 각종 씨앗과 생명체의 유전인자들이 저장되어 있었다. 지구에 존재하거나 이전에 존재했던 모든 식물과 동물들의 씨앗이 보관된 곳이었으며 그곳의 명칭을 지구생명체 유전자 보관소라고도 불렀다.
샤초디추에서 보관하고 있는 생명체들의 씨앗과 유전자들 중에는 현재 지구의 지상에서 멸종되고 모습을 감춰 버린 식물이나 생명체들의 것들도 다양하게 포함되어 있다고 했다.
그 생명의 씨앗들은 언제나 재현이 가능하다고 했다.
생명의 유전인자 속에는 진화의 정보와 프로그램이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그러한 정보와 프로그램을 조작하면 원하는 진화시간대의 생명체를 새롭게 탄생시키는 일이 가능하다고 했다. 말하자면 동일한 생명체의 유전인자를 이용해서 1억 년 전의 진화된 모습, 2억 년 전의 진화된 모습을 그 진화시간에 맞도록 재현이 가능하다는 뜻이었다.
샤초디추 부설로 운영하는 샤르별인들의 지구생명연구소에서는 5억년 전부터 이어져 온 지구생명체의 진화의 고리를 재구성하여 전자책속에 저장시켜 두고 있었다. 전자책에 기록되어 있는 진화의 고리를 4차원 영상으로 살펴보면 과거에 지구상에서 진행되어 온 자연과 생태계의 현상들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샤르별인들은 4차원 가상프로그램과 시뮬레이션 게임을 이용해서 생명과 의학에 관한 연구를 획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들이었지만 샤르별인들은 모조생명체나 복제생명체를 새롭게 탄생시키고 인조인간을 만들어 새로운 삶의 가치를 창조하는 일들을 능수능란하게 펼쳐가고 있었다.
'샤르별의 존재들은 과연 생명의 마술사인가?' 이런 생각을 가져보기도 했다.
또한 생명의 윤리적 차원에서 그들이 벌이고 있는 일들이 정당한지 어떤지는 판단을 유보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샤르별인들은 작은 생명체 하나라도 우주를 대하듯 소중히 하는 도덕관을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행위에 대해 불신보다는 믿음을 앞세우고 싶었다.
어떻든 대규모로 만들어져 있는 해저기지의 지구유물 보관소와 지구 생명체 유전자 보관소의 운영에 대하여 그것들이 설립된 동기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디바는 이에 대해 뜻밖의 설명을 들려주었다.
“지구 최후의 날을 대비하여 제2의 지구를 건설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구유물 보관소와 지구생명체 유전자 보관소가 만들어졌다. 다행히 지구 최후의 날이라고 하는 비극이 비껴갈 수 있다면, 지구인류의 후손들을 위해서 소중한 재산이 될 것이다. 특히 지구생명체 유전자 보관소는 지구의 생명체들이 멸종의 위기에 처할 때마다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지."
“지구의 생명체가 멸종할 때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데요?"
"지구에서는 쉬지 않고 각종 생명의 종들이 사라져 가고 있단다. 그중에는 지구상에서 꼭 사라져서는 안 될 중요한 생명체들도 존재하는데, 그러한 생명체를 복원하는 일을 지구생명체 유전자 보관소에서 해낼 수 있단다."
“이곳에 보관된 생명체의 유전인자들을 이용해서 본래의 생명체를 복원시키는 일이 정말 가능한가요?"
“생명의 유전인자는 식물이든 동물이든 막론하고, 그 생명체를 본래 모습대로 복원시킬 수 있는 모든 프로그램을 소유하고 있단다. 우리들 세계에서는 생명의 유전인자와 생명의 복원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어떤 생명체라도 다시 재현시킬 수 있는 무한이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단다."
“그러면 실제로 지구상에서 사라졌던 식물이나 동물의 생명체들이 당신들의 도움으로 다시 복원된 사례가 있나요?"
“그러한 사례는 많단다."
"복원된 생명체들은 다시 성공적으로 번식하고 있나요?"
"예전보다 더 건강한 모습으로 훌륭하게 잘 성장하고 번식하는 중이란다."
"그러면 이곳 지구생명체 유전자 보관소의 역할은 지구의 불행한 미래를 위해서 아주 소중한 재산이란 생각이 드는군요. 다만 이렇게 소중한 시스템을 지구인류들이 스스로 운영하고 있다면 더욱 마음이 든든할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지구생명체 유전자 보관소의 운영은 우리들이 맡고 있지만 그 소유권은 지구인류들에게 있음을 확인한다."
“그렇지만 실제로 지구인류들이 이곳을 방문해서 소유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한 경우는 없잖아요?"
"그렇지 않단다. 지구인류들 중 고차원의 윤리도덕관을 지닌 인사들을 이곳에 초빙해서 중요한 자료와 영감을 제공한단다. 주로 생명분야 환경분야에 종사하는 학자들이지. 그들은 이곳에서 제공받은 자료를 이용하여 지구의 생태계를 보전하는 중요한 업적들을 연구한 사례들이 많단다."
“그들도 코디우거스 요원들인가요?"
"코디우거스 요원이나 그에 준하는 인물이 아니면 누구도 이곳에 초빙되지 않는단다. 고운 영혼을 소유한 선택받은 자들이 이곳을 방문한 단다."
“어떻든 샤르별인들은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가 철저하군요."
“준비는 행복을 지키는 유일한 파수꾼이란다.”
“샤르별에서도 샤르별의 인류들은 지구에서와 마찬가지로 미래에 대한 준비를 이처럼 철저히 이행하고 있나요?"
"우리 샤르별에서는 더욱 철저하고 완벽한 계획에 의하여 미래를 준비하고 있단다. 어떤 위기라도 철저한 준비 앞에서는 비켜갈 수밖에 없으며, 인간들이 모든 불행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최선의 무기가 철저한 준비라고 우리 샤르별의 인류들은 믿고 있기 때문이지."
“샤르별의 인류들은 본래부터 그렇게 유사시를 대비한 준비를 철저히 완료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살아왔나요?"
"우리들 세계도 처음부터 철저한 미래의 준비를 생활화해 오지는 않았단다. 우리들 세계에서도 한때는 미래의 준비를 소홀히 여기며 살았던 어리석은 역사가 존재하고 있단다. 그 어리석은 삶을 바탕으로 불행한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현재의 4차원 문명세계에 도달했다고 설명할 수 있지. 우리들은 그러한 시행착오의 어리석음을 다른 우주의 인류들에게 전달해 주고 싶지 않단다. 그때 얻은 지혜를 깨우쳐 줌으로 현명한 미래를 열어 가도록 돕고 싶은 것이 우리들의 의도란다. 미래에 대한 확실한 준비야말로 어떤 위기 앞에서도 절망하거나 두려움을 느끼지 않게 된단다. 그러므로 너도 항상 미래를 준비하면서 슬기로운 삶을 살도록 매사에 신중하여라.”
"그렇지만 한편으론 우려되는 생각도 있어요."
"어떤 점이 우려되지?"
“멸종된 생명체를 복원시켜 다시 번식을 이루게 할 수 있는 당신들의 생명의 마술은 얼마든지 칭찬을 보낼만한 위업이지만, 우주창조에 대한 절대적 힘에 대한 섭리를 저버리는 일은 아닐지 의심스럽기 때문입니다.”
"그건 쓸데없는 우려이다. 인간이 바로 우주창조의 대리자이며 우주진화의 결정체이다. 인간의 영감 속에 우주창조와 우주진화의 결정력이 존재한다는 의미이지. 다만 우주의 절대적 영감은 절대적 선을 실천하는 인간의 두뇌에서만 발생한다. 우리들은 절대적 선을 실천하는 존재들이다. 그러므로 우주창조의 절대적 힘을 대신해서 생명세계를 관리하는 우리들의 행위가 우주의 섭리에 역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들 세계가 절대적 선의 세계가 아니었다면, 우리들은 이미 우주에서 모습을 감추었을 것이다. 우주의 섭리는 절대적 죄악들을 영원히 방치하지 않기 때문이지.”
"우주의 섭리는 선을 보호하고 악을 멸하는 힘을 본능적으로 행사하"나요?"
"당연하지. 그래서 우주에서는 죄악의 힘이 무한하게 성장하지 못하고 비뚤어진 것들이 영원히 세력을 확장하지 못하지. 인류의 어떤 삶도 이러한 우주의 섭리 앞에 자유롭지 못하단다."
"당신들의 세계가 4차원 문명세계로 발돋움 할 수 있었던 계기도 절대적 선을 실천할 수 있었던 결과였다는 말씀이군요?"
"그렇단다. 우리들은 그러한 절대적 선의 힘으로 우주의 파수꾼이 되고 지구의 파수꾼이 되어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실천할 것이니, 우리들의 어떤 행위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는 말아라."
“앞으로는 헛된 의구심을 품지 않고 당신들의 모든 행위를 신뢰하며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그 결과로 우주의 큰 행운이 너를 기다릴 것이다.”
이런 대화 끝에 시디바는 나를 데리고 지구생명체 유전자 보관소 부설로 운영하고 있는 지구생태계 연구실로 안내했다. 그곳에서는 지구생태계의 복원이나 재현에 관한 연구가 심도있게 진행되고 있었으며, 7명의 외계인 연구원이 종사하고 있었다. 코디우거스 활동에 동참하는 지구인도 5명 정도 공동연구 작업을 맡고 있었다.
그곳에는 지구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생태계의 5억 년 전의 과거부터 5억 년 후의 미래까지를 총망라한 4차원 가상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었고, 시뮬레이션 장치를 통해 진화의 시간대마다 진행되는 생태계 상태를 점검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었다.
이러한 생태계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앞으로 1억 년 이내에 완전한 불모지의 땅으로 변할 지구의 비극을 차단하기 위한 우주프로젝트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었다. 과연 미래를 준비하는 외계인들의 치밀함을 엿볼 수 있는 현장이 아닐 수 없었다.
외계인들이 지구의 미래를 준비하는 현장을 방문한 자체만으로 내게는 엄청난 교육 효과를 불러 일으켰다. 지구인류들은 백 년 앞도 준비하지 않는데 외계인들은 5억 년의 미래를 내다보는 준비를 서두르고 있으니 그 의식수준의 차이를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지구유물 보관소와 지구생명체 유전자 보관소를 둘러보고 나오면서 시디바가 내게 다시 한 번 더 강조했다.
“미래를 준비하는 삶이 지혜롭다. 현명한 지혜는 모든 불행을 미연에 차단할 수 있지. 이제부터 너는 미래를 준비하는 슬기로움을 몸에 익혀야 할 것이다. 그 슬기로움을 지구인류들에게도 전해주어야 할 것이다. 다만 모든 행위의 밑바탕에는 절대적 선을 추구하려는 의지가 겸비되어야 한다는 점도 명심해라. 앞으로 네가 큰 선을 추구할수록 우주의 큰 영감이 떠올라 큰 지혜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로 자주 지구유물 보관소를 방문하며 고대인류들의 역사적 발자취를 통해 높은 영감과 교훈을 마음에 되새기지 않을 수 없었다. 생명의 씨앗과 유전자들이 보관되어 있는 지구생명체 유전자 보관소에서 지구를 사랑하는 애틋한 감정을 키워갈 수 있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2 <해저 지하세계와 해저탐사 이야기> - 박천수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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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감사합니다 ~~😄
절대적 선의 힘으로 우주의 파수꾼이 되고 지구의 파수꾼이 되어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실천할 것
우리의 사명
넵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