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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자신이 구속시켰던 MB와 부부동반 만찬
김경년2024. 8. 12. 22:15
원전 수출 등 논의한 듯... 정진석 비서실장 부부도 배석
[김경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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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만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환담하고 있다. |
ⓒ 대통령실 제공 |
"대통령님, 잘 계셨어요?"(윤 대통령)
"반가워요, 고생이 얼마나 많아요?"(이 전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부부가 12일 저녁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사는 한남동 관저를 방문했다. 이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김건희 여사와도 악수하며 "반가워요"라고 인사했고, 김 여사도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이 자리에는 두 전현직 대통령 부부 외에도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부부가 배석했다.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해 8월 윤 대통령 부친인 고 윤기중 교수의 빈소에 이 대통령이 조문왔을 때 처음으로 이뤄졌으며, 공식 식사 자리는 오늘이 처음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원전 수출 및 원전 생태계 정상화 등을 포함한 주요 국정현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특히 지난 2009년 12월 이 전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건설을 수주한 것이 토대가 돼 최근 체코원전 건설 사업에서 우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5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의 국빈방문 때도 이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할 만큼 두 사람간 유대가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야권의 탄핵 드라이브 등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여야관계의 타개책 등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만찬 메뉴로는 한우갈비구이, 갓 지은 솥밥, 소고기된장찌개가 올랐는데, 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선정했다고 대통령실은 귀띔했다. 반찬으로는 굴비구이, 잡채, 해물전, 호박전이, 전채로는 대하, 전복 잣즙냉채, 단호박죽, 그리고 디저트로는 과일이 올랐다.
대통령실이 전한 이날 만찬 분위기는 화기애애해 보이지만, 사실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의 인연은 악연으로 시작됐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3월 뇌물수수, 횡령 등 혐의로 구속됐는데, 이 사건 수사를 주도한 검사가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였다. 이 전 대통령은 17년형이 확정된 후 복역하다가 2022년 윤석열 정권들어 사면복권으로 풀려났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으로 지목돼 윤석열 당시 검사에 의해 구속됐던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도 최근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3비서관으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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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12일 한남동 관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부부, 정진석 비서실장 부부와 만찬을 가졌다. |
ⓒ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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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12일 한남동 관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부부, 정진석 비서실장 부부와 만찬을 가졌다. |
ⓒ 대통령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