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프랑크는 맨유전 이후 상당한 시간을 사실상 보람도 없고 의미도 없는 일에 쏟았다. 최근 10경기에서 두 번째로 퇴장을 당한 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감싸는 일이었다.
프랑크는 맨유전 0대2로 패한 경기에서 전반 28분 카세미루를 향한 무모한 스터드 태클로 명백한 다이렉트 퇴장을 당한 로메로의 주장직 박탈 가능성에 대해서는 논의조차 거부했다.
그러나 맨유전 패배의 여파는 강등권 싸움의 경계선에 위태롭게 서 있는 토트넘의 현실 속에서 로메로가 과연 팀에 얼마나 큰 부담이 되고 있는지를 따지는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로메로는 이번 퇴장으로 북런던 더비를 포함해 향후 4경기에 결장하게 됐다. 그가 3월 중순에 복귀할 때쯤이면, 토트넘이 지금보다 훨씬 더 깊은 수렁에 빠져 있을 가능성도 있다. 웨스트 햄이 번리를 꺾으면서, 토트넘은 강등권과의 승점 차가 이제 겨우 승점 6점으로 줄어들었다.
로메로는 복귀 시점까지 이번 시즌 리그의 거의 4분의 1을 결장하게 된다. 또한, 2021년 이후 프리미어리그에서 그보다 많은 퇴장을 당한 선수는 없다. 벌써 6번째 퇴장이다.
이번 퇴장은 로메로를 우스꽝스럽게 보이게 만들었다. 동시에 주장으로서 자질이 가장 부족해 보이는 장면이기도 했다.
프랑크는 로메로가 동료들에게 사과했다고 밝혔지만, 이미 피해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였다. 이제 프랑크 자신의 입지도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주장 임명에 대해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를 주장으로 임명한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는 이번 일에 대해 미안해하고 있습니다. 팀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 중 한 명입니다. 이 문제를 따로 논의하지는 않았습니다. 선수들에게 사과했고, 지금으로서는 그걸로 충분합니다.”
“그가 받은 퇴장 숫자를 보면, 그렇게 많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열정과 공격성을 가지고 뛰다 보면 나올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강한 태클과 굴하지 않는 자세, 가슴을 치며 투지를 드러내는 모습으로 로메로를 숭배해 왔던 많은 토트넘 팬조차도 그가 과연 팀에 득보다 실이 더 큰 존재가 아닌지, 그리고 시즌이 끝나면 구단이 그를 정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자문하기 시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소위 ‘주장’이라는 로메로의 모습이 더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이유는 최근 몇 주 동안 그가 스스로 ‘저항의 리더’로 포지셔닝해 왔기 때문이다. 구단 수뇌부에 맞서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관중석의 영웅 말이다.
불과 지난주만 해도 로메로는 SNS를 통해 부상으로 선수단이 초토화된 상황을 언급하며, 이사회와 그들의 영입 정책을 “수치스럽다”라고 공개 비판했다. 그는 팀을 돕기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경기에 나섰다는 점까지 강조했다. 그러나 이제 그 말은 공허하기 짝이 없는 자기 미화로 보일 뿐이다.
토트넘의 스쿼드가 얇은 것은 사실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 스쿼드는 앞으로 한 달 동안 수비수 한 명을 더 잃었다. 이사진이 비판받을 여지는 있을지언정, 로메로의 행동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자격 또한 충분하다.
토트넘은 2026년에 들어서 아직 리그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팀은 경기에 뛰지도 못하는 주장을 떠안게 됐고, 그는 경기장에서 팀을 이끄는 것보다 구단을 공개적으로 헐뜯는 데 더 열중하는 듯 보인다.
맨유전에서 로메로의 행동은 팀을 저버렸고, 감독을 저버렸다. 그리고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닐 수도 있다. 로메로는 이미 경고가 너무 많이 쌓여 있어, 복귀 후 경고 두 장만 더 받으면 또다시 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게 된다.
로메로의 전력을 고려하면, 당연히 그럴 가능성이 크다. 이제 로메로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반성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강등권 인근의 다른 팀이 반등의 조짐을 보이는 동안 토트넘은 점점 더 아래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도 되새겨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프랑크에게 가장 필요 없는 존재는 선수로서 리더십보다 보여주기식 행동을 더 중시하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