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토마스 투헬이 A매치 기간 사이 네 달간의 공백을 앞두고 잉글랜드 선수단과 작별 인사를 준비했을 때, 그는 축구 감독보다 사랑에 빠진 10대처럼 보였다
투헬은 2024년 10월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계약을 체결했을 때, 그 누구도 심지어 본인조차 예상하지 못했을 만큼 잉글랜드 감독직과 사랑에 빠졌다.
당시 계약은 매우 실용적인 선택처럼 보였다. 계약은 2025년 1월 1일부터 시작해 2026년 월드컵 이후 종료되는 일정으로 짧고 명확한 임기를 전제로 한 것이었다.
이는 투헬 자신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오래 머물기보다는 ‘강렬하게’ 일하길 원했다. 감독과 선수들 모두가 “월드컵 우승”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함께한다는 사실이 긴장감과 명확성을 만들어내고, 집중력과 동기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변화가 생겼다. 티라나에서 투헬을 지켜본 기자들은 한창 커리어의 정점에 있는 52세 엘리트 지도자가 자신도 몰랐던 열정을 발견하고, 일과 삶의 균형 측면에서도 이전에는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완벽한 궁합’을 찾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
브뤼셀에서 열린 네이션스리그 조 추첨 이후 기자회견에서도 다시 한번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계약을 유로 2028까지 연장한 것은 “쉬운 결정”이었고, 그는 “매우 설레고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잉글랜드 감독직은 그의 “꿈의 직업”이라고 했다.
오랫동안 투헬을 지켜본 사람들조차 지금처럼 행복해 보인 적은 없다고 말한다. 클럽 감독직이 어느 때보다 불안정하고 압박이 심하며 위계적 간섭에 취약한 시대에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프로젝트의 진정한 책임자로 서 있다고 느낀다.
또한, 투헬은 이상적인 코치진을 꾸릴 수 있었다. 높은 평가를 받는 수석 코치 앤서니 배리 역시 2028년까지 계약을 연장했고, 엔히케 일라리우, 니코 마이어, 제임스 멜버른도 마찬가지다.
투헬은 상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FA로부터 받는 지원은 클럽 축구에서 누릴 수 있는 어떤 환경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다.
투헬은 잔류 의지가 매우 강해 이전 계약과 비슷한 조건(연봉 5~6m 파운드 수준)으로도 기꺼이 재계약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저는 항상 재계약을 원했고, FA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떤 딜레마도 없었고, 망설임도 없었다. 과정은 매우 순조로웠다.”
이는 맨유에 상당한 타격이다. 투헬은 차기 장기 감독 후보 명단에서 매우 높은 순위에 있었고, 구단은 그와 논의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임시로 팀을 맡는 캐릭은 시즌 종료까지만 지휘할 예정이며, 맨유는 2024년 여름 텐 하흐의 후임을 찾을 당시에도 투헬과 접촉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랫클리프 경을 포함한 구단 수뇌부와 여러 차례 만났으나, 결국 스스로 후보에서 물러났다.
투헬은 두 주요 리그에서 리그 타이틀을 거머쥔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다. 외부 후보 중 그의 업적을 능가할 인물은 없었다. 하지만 맨유의 관심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FA가 걱정할 이유는 없었다. 언젠가 클럽 축구로 돌아가고 싶은 유혹을 느낄 가능성은 있지만, 최소 향후 2년 반 동안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FA가 2010년 월드컵 직전 카펠로와 재계약했던 전례를 떠올릴 수 있다. 당시 잉글랜드가 남아공으로 출국하던 날 재계약이 발표됐고 전문가들은 이를 환영했다.
그러나 잉글랜드는 월드컵에서 참패했고, 선수들은 카펠로의 권위적인 지도 방식에 지쳐갔다. 결국 그는 다음 대회를 앞두고 2012년 초 사임했다.
하지만 카펠로가 잉글랜드 축구 전반이나 유망주 육성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과 달리, 투헬은 55~60명에 달하는 잠재적 대표팀 자원들과 꾸준히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25년 U-21 유로 우승 멤버를 적극적으로 발탁하려는 의지가 있으며, 그중 대표적인 선수가 엘리엇 앤더슨이다.
또한 알렉스 스콧, 모건 로저스, 애덤 워튼, 마일스 루이스-스켈리, 노니 마두에케, 티노 리브라멘토, 제임스 트래포드 등 여러 젊은 선수가 투헬 체제에서 잉글랜드 대표팀 경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FA는 투헬이 대표팀 감독이 져야 할 책임, 즉 유망주에게 길을 열어주고 대표팀의 미래를 육성해야 한다는 역할을 기대치 이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재계약의 가장 큰 이유는 단기적으로 잉글랜드가 우승할 최고의 기회를 제공하는 인물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의 미래가 지금 확정된 것은 월드컵을 앞둔 잉글랜드에 분명 도움이 될 전망이다.
투헬의 잉글랜드 감독 생활 초반은 그다지 순조롭지 않았다. 그는 가을 A매치 기간 선수들과 충분한 시간을 보내기 전까지는 잉글랜드 감독직과 진정으로 ‘연결됐다’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2025-26 시즌이 시작된 이후 투헬은 변화를 끌어냈다. 팀은 더 빠르고, 강렬하며, 유기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베오그라드에서 세르비아를 5대0으로 꺾은 승리를 시작으로 웨일스, 라트비아, 알바니아, 세르비아를 상대로 인상적인 승리를 이어갔다.
또한, 투헬과 앤서니 배리는 전술적으로도 고차원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잉글랜드가 더 높은 위치에서 공격을 전개할 수 있도록 패턴과 로테이션을 연구해 왔다. 이는 현대 축구에서 많은 강팀의 공격 흐름이 막히는 매우 혼잡하고 치열한 중원 지역을 우회하기 위한 전략이다.
투헬이 10월 대표팀 명단에서 벨링엄과 필 포든을 제외한 과감한 결정은 인상적이었다. 선수 개인의 기량과 기존 활약만 놓고 보면 발탁될 자격이 충분했지만, 최근 대표팀 경기를 부상으로 결장했기 때문에 승리한 기존 선수단을 유지하는 쪽을 택했다.
이는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자리를 얻거나 잃는 것은 결국 경기력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한 결정이었다. 동시에 비판을 감수하겠다는 의지도 보여줬다.
투헬과 앤서니 배리, FA CEO 마크 불링엄, 기술 디렉터 존 맥더멋, 축구 책임자 댄 애쉬워스 간의 긴밀한 협력 관계는 과거 카펠로가 고용주들과 다소 거리를 두었던 모습과는 크게 다르다.
그러나 결국 카펠로와 마찬가지로 이번 결정의 타당성은 월드컵 성적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투헬은 이번 여름을 “기다릴 수 없다”라고 말하며, 이번 대회를 “믿기 어려울 만큼 엄청난 기회”로 보고 있다.
결국, 한 독일인의 잉글랜드와 그 가능성에 대한 애정은 그를 앞으로 2년 반 더 이 자리에 머물게 했고, 맨유는 다시 후보 명단 속 다른 선택지를 검토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