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성씨의 유래보다, 서양의 성씨의 유래를 살펴보면 재미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즉, 원래의 성-Family name은 귀족들에게나 있던 것이였고 일반 민중에게는 성씨라는 것이 없었는데
워낙에 한 지방에 정착해서 가족 대대로 같은 일에 종사하던 것이 고착화하다보니 가족의 직업이 자신의 성씨로 되었다고 하는데요
Taylor는 옷을 만드던 사람, Smith는 대장장이 이런식이지요.
그에 비해서, 한국의 성씨들은 한반도에서 유래된 것보다는 중국에서 건너온 성씨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반도의 토종 성씨는 대표적으로 김알지를 시조로하는 김金씨나, 박혁거세를 시조로하는 박朴씨가 있겠네요.
게다가 한국의 대표적인 성씨로 불리는 김,이,박,최,정씨의 경우는 도합해서 한국의 50%의 성씨를 차지하고 있다고하니
대한민국의 성씨의 분포는 상당히 편파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외에 다수라고 알려진 많은 성씨들이 사실은 중국의 성씨라고 합니다.
아마도 수많은 한반도의 침략과 정복의 역사속에서 다른 민족이나 국가에게서 흡수되거나 가져온 성씨겠지요.
서양과 우리나라의 성씨 역사의 공통점이 있다면, 역시나 근대까지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성을 가지지 못했다는 점일 겁니다.
물론 양반들의 경우만 보면 100% 자신의 성씨와 족보를 가지는 것이지만, 인구의 90%를 차지하는 양인/천인들에게는
근대가 되어서야 개똥이, 돌쇠에서 벗어나게 되었으니 한국의 성씨의 대중화 역사도 역시나 꽤나 짧은 편입니다.
역사를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고려의 태조 왕건조차도 원래는 왕씨가 성씨가 아니라, 왕건이라는 이름일 뿐이였다고 합니다.
후에 통일과정에서 왕씨를 수많은 점령 호족들에게 하사해서 왕씨가 엄청나게 많았다고 합니다만
조선 건국후에 왕씨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으로 인해서, 수 많은 왕씨들이 王에 점을 찍어 옥玉씨로 위장해서 살았다고 하죠.
이런 고려건국이 성씨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고대부터 전해내려오던 성씨를 제외하고, 다른 많은 성씨들의 대다수가 고려건국과 동시에 시조를 두거나 생긴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본인을 살펴보아도 알 듯 합니다.
본인은 류柳씨입니다. 전두환 군사정권때 서류상의 편의를 두어 류씨와 유씨를 통합해버려 현재 서류상으로는 류柳씨는 존재하지는 않습니다만;;;
확실하게 유씨와 류씨는 애초에 다른 성씨라는 것을 일단 알려드리고 싶군요.
어찌되었든 제 성씨인 류柳씨의 선조는 류 차달 이라고 전해지며, 고려개국의 2등공신인던가 3등공신이던가 그렇습니다.
한마디로 크게 잘난 조상은 없는것입니다. 고려 개국공신이 된 것도 전투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 것이 아니라
전투의 식량 조달을 맡았는데 거기서 공을 세워서 공신의 칭호를 얻었다고 하니, 자랑할 일만은 아닌 듯 합니다.
그리고 류씨와 차씨는 시조가 류차달로 같은데, 추후에 갈라져 나왔다고 전해지니
류씨와 차씨가 이렇게 고려개국과 동시에 만들어 진 것입니다.
지금 집안 어른들에게 여쭈어 보세요. 자신의 시조가 누군지, 어떤 분이였는지. 대부분 고려개국과 연관이 있으신 분들일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성씨가 있을지인데
이상하게 앞서 말했듯이 김,이,박,최,정씨가 전 성씨의 50%라고 하고, 외국인들은 우리나라를 KIM의 나라라고 놀릴 정도이니
왜 한반도는 이렇게 지나치게 편중된 성씨를 가지고 있을까요?
이것은 조선시대 후기까지만 해도 성씨가 없는 민중들이, 조선의 붕괴와 함께 신분사회도 붕괴되어
많은 양반의 성씨를 쓰게되어 그렇다고 합니다.
특히나 후기 신분사회가 문란해지고, 인쇄술이 발달함에 따라서 족보를 위조하는 일도 허다했다고 합니다.
국사시간에 배우셨겠지만, 양반은 군적(군대)를 면할 수 있지요
이게 생각보다 엄청난 것이여서, 많은 돈많은 양인들이 호적을 위조했다고 합니다.
멀쩡한 족보에 자신의 이름을 슥 밀어넣는 위조부터 시작해서, 아예 새로운 족보를 만들어버리는 경우도 있었고
망해가는 양반집에 돈을 주고 양자로 들어가서 족보에 정당하게 이름을 집어넣는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족보를 위조하다보니, 김씨, 이씨, 박씨같은 원래 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성씨에 끼워넣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많은 성씨 사이에 은근슬쩍 끼워들면 적발도 쉽지 않을테니까요
그래서 우리나라엔 편중된 성씨 분포를 보인다고 합니다.
어쩌면 다행이랄까요?
외국의 드라마나, 일본의 드라마만 보아도 타인을 부르는데 있어서 이름보다는 성씨만을 부르는 경우가 많죠
그렇지만 한국에서 김씨! 이씨! 박씨! 이렇게 부르면 난리날겁니다. 길가는 사람의 절반이 김,이,박씨인데요 ^^;;;;
그래서 이름을 부르게되었으니 다른 나라보다는 조금 더 인간적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일까요?
어찌되었던 이렇게 많은 김,이,박,최,정씨가 있다보니 성이 겹치지 않는게 이상할 정도죠?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동성동본과는 혼인을 허락하지 않아서 문제가 있습니다만
지금와서는 8촌이상의 혈연관계만 아니라면 혼인을 허락하고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죠.
얼마나 같은 성씨, 본관이 많답니까?ㅎㅎ
그런데 저도 어려서 부터 이런 말을 많이 들어서 그런지 같은 성씨끼리 결혼 하는 모습을 보면 저도 모르게 가슴이 덜컹 내려앉고는 합니다.
이승엽-이송정 부부의 결혼만해도 저는 마음속 아주 작은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을 했었으니까 말입니다.
그래도 사실을 찬찬히 따지고보면 전혀 이상할게 없는 것이죠
뭐..그렇다는 겁니다.
여러분의 성씨는 특이한 성씨인가요?
저는 특이한 성씨가 되려는 부럽기까지도 하기도하고, 제가 김,이,박,최,정씨가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류柳씨도 절대로 흔한 성씨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희귀하지도 않고 발음하기도 굉장히 힘들죠
'유'씨는 굉장히 발음하기 편한데 말입니다.
그래도 자신의 뿌리인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 언제나 '류'로 표기하려고 하고 있고, 영어식 이름도 Yoo 가 아닌 Ryu로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