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빨리 시작해요!"
"인하야, 이제부턴 엄마가 '선생님'으로 변신하는 거야, 선생님! 알았지?"
"엄마, 범이가 자꾸 내 공룡보고 엠버라고 그래요...으앙~~"
"이모...아니, 선생님. 언제 하는 거예요? 빨리하고 사탕 먹어요."
"엠버. 엠버. 으흐흐 엠버어~"
우는 아이를 봐야 할 지, 빨리 시작하자고 조르며 기대하는 아이를 봐야할 지...
진땀을 흘리다가 드디어 10시 50분!
찬양을 틀었습니다. 익숙한 노래가 나오자 관심을 보이더니
5살짜리 산이와 인하가 흥얼흥얼 노래를 따라합니다.
선생님으로 변신한 엄마이자 아줌마의 어설픈 율동도 열심히 따라합니다.
'으......다행이다. 잘 따라하는 구나. 고맙다. 얘들아.'
하지만 그 동안에도 범이는 여전히
"엠버, 엠버"를 속삭이고 그때마다 준하는
"으앙~~~~ 엠버 아니야. 안킬로사우르스야. 으앙~~"하면서 통곡을 합니다.
요한복음 15장 12절
내 계명은 이것이니 곧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하는 이것이니라.
암송을 손유희와 함께 배웠습니다.
산이 엄마가 귀뜸을 해주신 대로, 암송을 좋아한다던 산이 눈에서 번뜩~ 하고 섬광이 지나가더니
산이가 열심히 따라합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볼펜으로 쓱쓱 그려 만든 그림자료로 게임도 진행했습니다.
오....우리 아이들이 정말 열심히 배워주고 함께 합니다.
물론, 범이는 이 방 저 방을 왔다갔다 하면서 올 때마다 준하 귀에다가
"엠버!"하고 속삭이는 걸 계속 했구요...준하 얼굴은 눈물에 땟국물에 얼룩덜룩 해졌습니다.
기도를 하고 간식을 먹었습니다.
남은 시간은 종이접기 놀이를 했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너무도 평범한 예배시간 동안
아이들은 마치 가뭄에 갈라졌던 논바닥처럼
찬양 하고, 말씀 듣고, 말씀 적용 놀이를 하고, 성경구절을 암송을 열심히, 즐겁게 따라합니다.
감동에 앞서 슬쩍 미안해진 순간입니다.
어린이 예배를 시작하기로 한 후, 내내 고민하고 걱정했습니다.
한 번도 어린이 부서에서는 봉사해 본 적이 없는데, 내가 할 수 있을까?
일주일 동안 나한테 혼나고 잔소리 듣던 인하, 준하 앞에서 내가 설교할 수 있을까?
다행입니다.
민들레교회의 첫 어린이예배는
제 능력껏 준비되는 것이 아니었군요.
아이들 마음 하나 하나,
초침, 분침 움직이는 매 순간 마다
"성령님이 이곳에 계시는구나!"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기대가 됩니다.
얘들아.
힘차게 뛰어놀고 주일날 다시 만나자.
첫댓글 와우!좋겠다!
저도 엄마였다가 주일은 교사로 변할거 같아요.
나갈랜드 교회로 이적하여 아이들 예배는 엄마 몫. 많은 후기 부탁드려요ㅎ
와....나갈랜드 교회로 옮겼구나.^^ 은근 그러길 바랬는데. ㅋㅋ
잘 했어. 은혜 선교사님 계시는 곳, 은혜의 자리에서
우리 서영이, 혜성이가 특별한 축복을 누리길~
나갈랜드교회 주일학교 구선생님 화이팅!
ㅎㅎ 들꽃님 넘넘 고생하셨습니다. 범이가 지능적으로 준하를 놀리더라구요. 앰버를 넘 좋아하긴 하지만ㅎㅎㅎ
잠자리에 들기전에 예배하자고 하니, 산이 범이 성경책을 익숙하게 펼쳐들더니
읽는 시늉을 합니다. 고사리 손으로 성경책을 넘기는 포스가 절도 있어 보이기까지 합니다.
산이는 암송을 따라하고, 범이는 멋드러지게 두손을 포개서 아멘합니다.
산이의 기도로 마무리를 지었어요. 엄마의 욕심으로 기도는 이렇게 다시 하자하니, 산이가 토라져서
예배끝이라고 돌아섰습니다.
우리의 예배를 받으실 하나님 영광받으소서.
오호~~ 우리 민들레 아이들의 영성이 폭발적으로 부흥하나요?
산이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 범이에게 유머와 위트를 주신 우리 하나님 쵝오입니다. ^^
또, 한 걸음...딛습니다. 하나님께 감사, 고민하며 한 주 내내 기도하며 준비하신 이현애 집사님께 감사 ^*^